금통위 기준금리 3.5% 동결…역대 최장"서울외곽 중저가단지 수요 주춤해질듯"
  •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리가 과도하게 빚을 내 집을 구매하는 '부동산 영끌족'을 향해 경고장을 날렸다. 

    최근 주택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자 이 총재가 직접 나서 "금리 조기인하는 없다"며 진화에 나선 것이다. 이에 시장에선 영끌족 소요가 몰리는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을 비롯한 서울 외곽지역 회복세가 꺽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22일 오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13차례 금리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한은 설립 이래 가장 긴 연속동결이다. 

    이창용 총재는 "금통위원들은 한은이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해 부동산 가격상승 심리를 부추길 정도로 통화정책 운용을 하지 않겠다는 점을 명확하게 하고있다"며 "금리가 예전처럼 0.5% 수준으로 빠르게 내려가 영끌에 대한 부담이 적을 거라 생각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이날 금융통화위원 6명 가운데 4명은 향후 3개월내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나머지 2명은 3개월 후에도 3.5%를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냈다. 

    더불어 이 총재는 시장에 과도한 유동성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강조하며 "(영끌족이) 2018~2021년처럼 부동산가격이 빠르게 오를 거로 생각한다면 이번 정부 주택공급 대책이 현실적으로 과감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스트레스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강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예전처럼 연 0.5% 수준 금리로 내려갈 일이 없다"며 "부동산가격이 계속 올라가는데 대한 제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발언은 최근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노도강 일대 부동산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중저가 단지가 몰린 노도강지역은 최근 영끌족 수요가 몰리면서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8월 셋째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서울 집값은 전주대비 0.28% 상승해 22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했다.

    노원(0.12%)‧도봉(0.10%)‧강북(0.19%) 등도 전주대비 집값이 오르면서 신고가 거래가 속출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2005년 준공된 노원구 상계동 '한일유앤아이' 전용면적 114㎡는 이달 10일 10억4000만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거래인 2021년 1월 8억9800만원대비 1억4200만원 상승한 금액이다.

    도봉구 창동 '창동신도브래뉴1차' 전용 121㎡도 지난 12일 10억1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직전거래인 2020년 7월 8억9900만원과 비교해 1억1000만원이 올랐다. 

    같은날 강북구 미아동 '삼성래미안트리베라2단지' 전용 59㎡도 7억4900만원에 매매되며 신고가 기록을 다시썼다. 두달 전인 지난 6월 거래가격인 7억2500만원보다 약 2000만원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기준금리 동결과 함께 영끌족들에 대한 엄중경고에 나서자 시장에선 이들 지역 매수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노도강 등 서울 외곽지역 주택매수를 고려중인 영끌족 입장에선 대출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매수대기자들이 관망세를 유지할 경우 회복세도 주춤해질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