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주담대 금리인상·DSR 규제강화에 '화들짝'30~40대 실수요자 이자부담↑…매수세 위축 가능성
  • ▲ 서울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이제 와서 금리를 올린다니 '하우스푸어'가 남일이 아니네요."

    시중은행의 잇단 주택담보대출 금리인상에 부동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이 혼란에 빠졌다. 정부 규제완화 시그널 속에 너도나도 주택매수에 나섰다가 막대한 대출이자부담을 떠안을 위기에 직면해서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주담대 금리인상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강화는 회복세를 보이던 부동산시장에 적잖은 충격파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1분기만해도 서울 강남권 고가단지에 국한됐던 집값 상승세는 최근 3040대 실수요자들이 매수행렬에 적극 참여하면서 서울외곽과 수도권을 넘어 전국단위로 확산됐다.

    실제로 이날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을 보면 7월2째주 서울아파트 매매가격은 0.24% 오르면서 전주 0.20%대비 상승폭을 키웠다.

    이는 2018년 9월3째주 0.26%이후 5년10개월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다.

    가격이 뛰면서 거래량도 급증했다.

    부동산플래닛이 발표한 '5월 전국 부동산 유형별 매매시장 동향보고서'를 보면 서울아파트 거래량은 직전월보다 13.6% 오른 4843건, 거래금액은 18.5% 오른 5조7943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전년동기와 비교하면 거래량은 43.9%, 거래금액은 61.1% 폭증했다.

    그외 △광주 10.6% △경기 9% △전북 8.5% △전남 7.6% 등 11개지역 거래량이 전월대비 상승했다.

    40대이하 실수요자들이 내집 마련 수요가 이같은 상승세를 이끌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 지난 5월 기준 법원등기정보에 공개된 집합건물 매수자를 분석한 결과 전체 매매중 생애최초매수자 비율이 42.8%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수치가 40%를 넘은 것은 2021년 10월 41.2%이후 2년7개월만이다.

    하지만 정부와 금융권이 가계부채 관리라는 명목 아래 금리인상과 대출규제 강화에 나서면서 이같은 시장 회복세도 한풀 꺾일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나은행은 지난 1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2%p 인상했고, KB국민은행은 지난 3일부터 가계부동산담보대출 금리를 0.13%p 올렸다.

    우리은행도 오는 12일부터 5년주기형 주담대와 2년 고정금리 전세대출 금리를 0.1%p 인상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DSR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등 DSR 규제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적극적인 영끌매수로 시장회복세를 이끌어온 3040대 실수요자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근 서울 관악구 구축아파트를 매수한 최모씨는 "아파트값은 계속 오르고 신생아특례대출 같은 저리 대출상품도 나오니 지금 집을 안사면 늦는다는 주변 반응이 많았다"며 "없는 살림에 겨우 장만한 집인데 여기에 대출이자가 더 오르면 감당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업계 한 관계자는 "신생아특공 등 정책대출 지원을 본격적인 규제완화 시그널로 오인, 선제적으로 집을 사들인 수요층이 적잖을 것"이라며 "한쪽에선 주택매수 진입장벽을 낮추고 반대로 대출규제는 강화하는 엇박자 정책이 지속될 경우 하우스푸어가 대규모 양산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