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금감원, 은행권 대출금리 인상 '뒷북' 비판 이복현 "은행들, 가계대출 증가에 손 쉬운 대응"권대영 "가계대출에 금리 위주 대응 말라"금리 올린 2개월 사이 4대 금융 순익 전망 500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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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두 달 가까이 이어진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에 대해 뒤늦게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이로써 시장흐름에 역행한 은행권의 금리인상 행렬은 ‘관치금리’ ‘이자장사’ 논란을 남긴 채 일단락되는 모양새다.그러나 최근 가계대출이 크게 불어나는 사이 당국의 용인 하에 자행된 금리인상으로 은행권은 올해 역대급 이자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이복현 “금리인상 잘못된 것”… 이자장사 두 달 만에 제동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25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연초 은행들이 설정한 스케줄보다 상반기 가계대출이 늘어나자 금리인상 등 손쉬운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면서 “은행이 물량 관리나 적절한 미시 관리를 하는 대신 금액(금리)를 올리는 건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최근의 은행 가계대출 금리 상승은 당국이 바란 게 아니다"라며 "감독당국 바람은 그런 방식보다는 가계대출 포트폴리오를 체계적으로 미리미리 관리했으면 좋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가계대출 속도조절을 핑계 삼은 은행들의 이자이익 욕심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한 셈이다.금융위원회 역시 은행들의 금리 인상 행렬에 제동을 걸고 있다.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 21일 은행권을 소집한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가계부채 관리를 위해 대출금리 중심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엄정한 상환능력 심사를 통해 대출 실행 여부나 한도를 보다 꼼꼼히 살펴보는 방식으로 대응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은행권의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당국의 공식 입장은 “개별은행의 경영상황, 영업전략 등에 따라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으로 금리결정에 간여하거나 유도한 바 없다”는 것이다.그러나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이 지난달부터 시작된 은행들의 금리 인상을 촉발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금감원은 지난달 초 은행권 가계대출 담당 부행장을 소집해 “관리실태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며 엄포를 놨고 은행들은 이때부터 20차례 넘게 대출금리를 인상했다.당국이 ‘이자장사’ 판을 깔아주고 은행들 배만 불려주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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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국 방패삼아 ‘이자장사’… 4대 금융 실적 전망↑은행들 역시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방패삼아 ‘이자장사’를 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지난달 7조5975억원 증가했고 이달 들어 22일까지 6조1456억원 늘었다.가계대출 억제를 명분으로 연거푸 금리를 올리면서 효과가 없다는 게 확인된 것이다.더욱이 은행권 자체적으로 가계대출 속도조절 효과가 없다는 판단도 있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집값이 오른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라 대출 조건이 수요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대출상품의 원가가 되는 시장금리가 떨어지는 사이 가산금리를 올려 받은 덕에 은행들에 대한 실적 전망치는 대폭 높아졌다.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증권가에서 바라본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3분기 순이익 전망치는 4조773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 전망치(4조7233억원) 대비 500억원 이상 증가한 것이다.‘관치 금리’의 수혜를 받은 은행 이익에는 또다시 상생금융 등 사회환원 논리가 작용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0일 은행장들과의 회동에서 "최근 은행 고수익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은행권에 충분한 경쟁이 있는지, 은행이 일반 기업과 같이 치열하게 혁신을 해왔는지, 민생이 어려울 때 은행이 상생의지를 충분히 전달했는지 등 비판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은행권은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이자장사를 강력하게 비판함에 따라 당기순이익의 10%가량인 2조1000억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 방안을 마련해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