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이사회, 임시주총안 심의 "후보자 추가 심의 후 주총일 확정"영풍·MBK "임시주총 지연술책에 불과"고려아연 우호 지분 이탈說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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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주주총회 표대결을 향해 가는 가운데서도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고려아연 이사회가 임시주총 심의에서 영풍 측이 추천한 신규이사의 결격사유를 지적하고 나선 가운데 고려아연 우호세력의 지분 이탈이 지속돼 표대결 결과도 안갯속으로 치닫고 있다.25일 업계에 따르면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 중인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MBK 연합이 지난달 28일 청구한 임시주총 소집건에 대한 심의를 진행했다. MBK연합은 14명의 신규이사 선임과 집행임원제 도입을 위해 임시주총 소집을 청구한 바 있다.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회 종료 후 보도자료를 통해 “영풍·MBK 측이 요구한 14명의 이사 후보자 가운데 법적으로 결격 사유가 있는 일부 후보에 대해 심의를 진행했다”며 “향후 나머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추가 심의를 거쳐 임시주총 개최 시기 등을 최종적으로 확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영풍·MBK 측은 강성두 영풍 사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등 2명을 기타비상무이사 후보자로, 권광석·김명준·김수진·김용진·김재섭·변현철·손호상·윤석헌·이득홍·정창화·천준범·홍익태 등 12명을 사외이사 후보자로 제시하는 등 총 14명의 신규이사 후보를 제안했다.고려아연 이사회는 MBK 연합이 제안한 집행임원제도에 대해서도 “지난 6월 기준 유가증권 시장 내 집행임원제도를 두고 있는 회사는 극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정적 의견을 냈다.고려아연은 “집행임원제를 적용할 경우 경영 효율성 저하와 해당 집행임원의 책임과 역할이 다소 모호해는 점, 나아가 책임 회피 가능성 등 단점이 지적되기도 한다”고 부연했다.고려아연 이사회는 MBK 연합에 신규 이사 선임에 관한 결격 사유를 해소할 방안 등을 요청할 방침이다. 이후 MBK 연합의 회신이 오면, 후속 이사회를 열고 관련 내용을 검토하는 한편 임시주총 개최 여부 및 시기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한다는 계획이다.영풍·MBK가 서울중앙지법에 신청한 고려아연 임시주총 소집 허가의 심문기일은 오는 27일 오후로 예정돼 있다. 만약 법원이 이 신청을 인용한다면 고려아연 이사회 결정과 별개로 이르면 내달 초 임시주총이 열릴 수 있다.경영권 분쟁의 주총 표대결이 임박한 가운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와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가 고려아연 보유주식을 처분한 소식이 전해지며 최 회장 측에 불리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타이어는 보유했던 고려아연 주식 15만5000여주(지분율 0.7%)를 전량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옛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도 자신의 고려아연 지분 0.1%를 판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윤 BRV 대표도 BRV캐피털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0.5%와 투자전문회사를 통해 갖고 있던 지분 0.2%를 매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윤 대표의 부인인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도 고려아연 지분 8000주를 처분했다. 앞서 최 회장의 우군으로 꼽힌 한국투자증권도 이번 달 초 고려아연 지분 0.8%를 전량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들의 고려아연 지분 이탈이 사실일 경우 최 회장 측과 MBK 측 지분 격차는 6%p 이상 벌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현재 영풍·MBK 지분은 공개매수 이후 39.38% 수준까지 확대됐다. 최 회장 측과 우호 세력의 현 지분율이 33.93%인 점에 비춰 MBK 측이 6%p 이상 우위를 보이게 됐다.한편 강성두 영풍 사장이 MBK와 협약으로 10년 동안 고려아연 지분을 보유할 것이라고 밝힌 것을 두고도 잡음이 일고 있다. 강 사장은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고려아연의 중국 매각설에 대해 “MBK와 설립 중인 펀드가 10년(운영)을 확약했다. 단기에 엑시트(투자금 회수)할 수 없다”고 했다.이에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내고 “영풍이 공시한 경영협력계약에는 MBK가 고려아연 지분을 10년간 보유해야 한다는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면서 “(강 사장의)해당 발언이 사실일 경우 MBK와 영풍의 경영협력계약 공시가 해당 내용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문제를 제기했다.고려아연 관계자는 “배임 의혹 소송이 진행 중인 MBK와 영풍의 경영협력계약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혼란이 지속하고 있다”며 “과연 MBK와 영풍이 향후 고려아연 지분을 어떤 식으로 처리하는 계약을 맺었는지, 또 양측이 맺은 콜옵션 가격은 어떤 식으로 책정됐는지 등 구체적인 계약 내용을 영풍 주주와 시장에 투명하게 공개해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