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이후 장기 프로젝트 전부 지연"전기차 부서 개점휴업… 캐즘 장기화에 속도조절 돌입13차종 개발일정 수정 유력… 28일 인베스터데이 대응책 주목
  • 현대자동차그룹이 장기 전기차 프로젝트 일정이 줄줄이 밀린 것으로 확인됐다. 35조8000억원에 달하는 전기차 로드맵에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에서부터 나온다.

    현대차그룹 소식에 정통한 핵심 관계자는 27일 "전기차가 안 팔리니까 선행 쪽에서 장기 프로젝트가 싹 다 밀렸다"며 "최소 2년 후 2026년부터 나올 전기차들부터 밀렸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부서는 요즘 일이 없어 하이브리드 등 타 부서로 일이 전부 몰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의 장기 전기차 프로젝트가 전면 지연된 게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35조8000억원을 투입해 2030년까지 전기차 20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로드맵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개최된 CEO인베스터데이에서 2023년부터 2032년까지 총 10년간 109조4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중 35조8000억원을 전동화에 투입될 예정이었다. 구체적으로 ▲전기차 공장 신설 ▲배터리 JV ▲소재 확보 등 전략적 투자와 ▲R&D ▲충전소 등 인프라 구축에 쓸 계획이었다.

    이번 지연으로 최소 13건의 장기 전기차 프로젝트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승용 전기차 13종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차 4종, 기아 4종, 제네시스 5종이다. E-GMP를 발전시킨 차세대 전용 전기차 플랫폼에 쓰일 예정이었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비중도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전기차 생산 비중을 2023년 8%, 2026년 18%, 2030년 34%로 목표하고 있다.

    이같은 현대차그룹의 전략 수정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궤를 같이한다. 미국의 GM과 포드, 그리고 유럽의 벤츠, 스텔란티스, 포르쉐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계획을 늦추고 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장기 전기차 프로젝트 일정은 외부에 공개된 적이 없기 때문에 밀렸다, 아니다를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개발하다보면 당겨질 수도 있고, 밀릴 수도 있고, 자유로운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8일 CEO인베스터데이를 개최한다. 장기 전기차 프로젝트 전면 지연에 따른 자구책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