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7일 배송·택배기사 주 5일 근무제' 내년 도입로테이션 체제 구축 또는 백업 기사 채용 필요일선 현장서 '대리점-기사', '기사-기사' 분쟁 발생주 5회 근무제 변화로 근무강도 강화·수입 감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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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대한통운이 주 7일제 시행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일선 현장에서 혼란이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뉴데일리DB
CJ대한통운이 내년부터 주 7일 배송시스템과 택배기사 주 5일 근무제도를 도입한다. CJ대한통운은 이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쿠팡에 맞선다는 방침이지만 택배기사들간 입장 차이가 달라 현장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9일 업계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은 이르면 내년 초 주 7일 배송서비스인 ‘매일 오네(O-NE)’를 시행할 예정이다. 동시에 택배기사 대상으로 ‘수입감소 없는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다.CJ대한통운은 대리점연합회,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노조) 등 이해관계자들과 추석 연휴 이후 본격적인 협의에 나서 내달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한다는 목표다.CJ대한통운은 ▲혁신적인 배송시스템을 통한 소비자 편익 증진 ▲고객사 경쟁력 강화 ▲택배기사 근무여건 향상 등을 명분으로 내세웠다.주 7일 배송시스템 하에서 주 5일 근무제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4인1조 등 배송 로테이션 체제를 구성하거나 백업 기사를 추가적으로 채용해야 한다. 그래야 택배기사들이 번갈아 가며 쉴 수 있기 때문이다.일부 택배기사들은 이 과정에서 현장 혼란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로테이션 구성 단계에서 ‘대리점-기사’ 또는 ‘기사-기사’ 간 분쟁이 발생하고 있으며, 백업 기사 채용도 쉽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아울러 근무강도 증가는 물론 주 6일제에서 주 5일제로 변경되면서 수입 감소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예를 들어 4인1조로 돌리면 1주에 이틀을 쉴 수 있지만 일하는 날에는 다른 동료의 권역까지 담당하면서 업무량이 늘어나게 된다. -
- ▲ CJ대한통운은 내달 주 7일 배송시스템 관련 협의안 윤곽을 발표한다는 목표다. ⓒ뉴데일리DB
최근 쿠팡에서 발생한 택배기사 과로사 문제가 사회적 화두로 떠오른 점도 근무강도 강화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는 요인이다.CJ대한통운 물량을 배송하고 있는 택배기사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현장에서는 이미 혼선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조를 짜려고 해도 각자 가치관, 라이프 스타일 등이 달라 다툼이 일어나고 있고, 실제로 일을 그만두는 기사들도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이어 “주 5일제 도입으로 명절, 공휴일에도 일을 해야 하면서 휴일에 가족과의 시간을 갖기 어려질 것”이라면서 “주 5일제가 시행되면 워라밸이 좋아져야 하는데, 현실적으로는 수입은 감소하면서 업무량만 많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일각에서는 주말·휴일 배송을 위한 집화 업무, 택배물량이 적은 지역에서의 휴일 배송 문제 등도 향후 쟁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택배 관련 커뮤니티 중심으로 CJ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 주 5일 근무’라는 명제만 제시하고, 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은 일선 대리점이나 기사들에 떠넘길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한편, CJ대한통운은 택배기사들에게 이틀 휴무를 보장하는 형태의 주 5일 근무제로 단계적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사회적 합의에 따른 가이드라인인 주당 60시간 근무를 준수하면서 제도가 안착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CJ대한통운 관계자는 “대리점연합회, 택배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