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5대 은행 기업대출 4.6조 증가… 전달대비 2.2조↓상반기에는 월 평균 7.3조 증가… 하반기 들어 '주춤'기업 무수익여신 1년새 4000억 증가… 리스크 관리 필요성↑가계대출 급증, 위험가중치 큰 기업대출 확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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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DB.
    가계대출 관리에 여념이 없는 시중은행들이 하반기들어 기업대출에 대해서도 보수적인 접근을 하고 있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 지속으로 기업대출의 부실 규모가 증가한 데다 가계대출이 연초 계획대비 큰 폭으로 증가하면서 위험가중자산 관리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기업대출 잔액은 822조8715억원으로 전달(818조2285억원)대비 4조6430억원 증가했다. 지난달 증가폭은 한달 전(6조8803억)과 비교해 2조원 넘게 줄어든 것이다.

    5대 은행의 기업대출은 하반기 들어 증가속도 둔화가 눈에 띄고 있다. 

    올해 상반기까지 5대 은행은 기업대출을 많게는 월 10조원씩 불리며 공격적인 영업을 전개했다. 상반기 기업대출 증가규모는 총 44조342억원으로 월평균 7조3390억원씩 불어났다. 월별로는 지난 4월과 6월 증가폭이 10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5대 은행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21조616억원의 이자이익을 거둬들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0조4912억원)대비 2.8% 늘어난 것이다.

    문제는 기업대출이 늘어나면서 부실 채권 규모도 함께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5대 은행의 올 상반기 기업 무수익여신 잔액은 2조5807억원으로, 1년 전(2조1893억원)보다 3914억원(17.9%) 증가했다. 무수익여신은 이자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은행 입장에서 수익이 없는 대출을 말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서 "연체율 상승과 부실채권 증가 등을 감안해서 리스크 관리를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상보다 크게 불어난 가계대출도 기업대출 확대에 부담을 주고 있다. 

    가계대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은 위험가중치가 기업대출의 절반 수준이지만, 증가폭이 벌써 연간 목표치를 넘어서고 있어 기업대출 증가속도를 조절하지 않으면 위험가중자산 규모 역시 예상을 크게 웃돌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가중자산이 급증하면 건전성 관리의 대표 지표인 보통주자본지율(CET1)이 낮아져 이를 기준으로 설정한 배당 결정에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주담대 위험가중치가 상향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은 최근 가계대출 관리 기조를 재확인하면서 증가세가 계속 이어질 경우 추가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당국이 내놓을 추가조치 중에는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이 거론되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가계대출 추가 대책과 관련해 "모든 옵션을 다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있다”면서 “대출도 어느 부분이 집중적으로 늘어나는 부분이 있을테니까 필요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