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5병원도 10명 남짓 … 수련·입영 특례도 통하지 않아3월부터 지방대병원서 '항암 불가' 우려중증·응급 소아 대처 여력도 위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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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전공의는 정부가 꺼낸 수련, 입영 특례에도 수련병원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이대로면 지방의료, 기피과가 타격을 입는다. 현재 소아 응급문제는 전국적으로 빨간불이 커졌고 3월이 되면 지방대병원에서 항암치료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다.20일 주요 수련병원에 따르면 오는 3월 사직 전공의 복귀 등을 목적으로 하는 레지던트 1년차 및 상급연차(2~4년차) 모집이 실패로 돌아갔다.정부는 비판을 각오하고 수련과 입영 특례를 꺼냈고 당초 17일에서 19일로 마감일을 이틀이나 늦췄지만, 미비한 지원율로 마감됐다. 빅5병원 전체를 통합해 추산해도 10명 안팎이라는 분석이 나올 정도로 상황은 열악하다.지난해 2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해 사직한 전공의는 인턴 2967명, 레지던트 9220명 등 총 1만2187명으로 추산된다. 상당수는 일반의(GP)로 남아 의업을 이어가고 있다.전공의 없는 수련병원 가동이 2년째 이어지면 지방의대는 견디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한다.지방의대 혈액종양내과 A교수는 "3월부터 지방에서 항암을 못 하는 것은 실제 시나리오다. 전공의, 전임의가 투입되지 않는 현장에서 더는 일정 소화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라며 "마땅한 플랜B가 없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했다.소아청소년과 B교수 역시 "병원에서 숙식하며 버티고 있지만 더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소아응급은 전국으로 범위를 넓혀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한다"며 "의정 갈등이 풀린다고 해도 이제 소아과 전공의는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특히 기피과인 내외산소(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전공의 복귀 비율은 피안성정재영(피부과·안과·성형외과·정형외과·재활의학과·영상의학과) 대비 현격히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결국 '지방의대 기피과' 전공의가 복귀하는 의료 정상화를 위한 시급한 과제인데, 번 아웃으로 인한 교수진 줄사직이 이어지고 있다.정부가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제시한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시범사업'은 과도한 전공의 업무를 줄이고 수련환경을 개선한다는 목표가 내포된 것인데, 교수들도 떠나고 전공의 복귀는 안갯속이다.여기에 비급여-실손 개혁 초안이 발표된 이후 사직 전공의 복귀나 의대생 복학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는 의견도 나온다.사직 전공의 C씨는 "비급여 실손 개혁 등 의료계 입장과 정반대 노선에 있는 정책을 공개한 후 정부가 사과하는 모양새였다. 진정성 없기에 더 큰 거부감이 들기 시작했다"며 "이는 전공의 모집이 실패한 이유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그럼에도 마지막 카드는 남아있다. 내달 예정된 추가모집이다. 복지부는 2월 10~11일 상급년차 전공의, 13~14일 인턴 추가모집 원서 접수를 받는다. 이때 상당수가 복귀해야 의료대란을 막을 수 있는 기회가 열린다.김택우 회장 체제로 바뀐 대한의사협회(의협)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부회장으로 임명하면서 젊은 의사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기로 했다. 내달 추가모집 이전 정부와의 대화를 통해 복귀율을 올리는 대책이 나올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