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트럼프 2기 출범…'고환율→자재값 인상' 현실화시멘트원료 유연탄 전량수입…원가상승·손실 '불가피'자재수급 전망 한달새 급락…"기존 사업장 증액 한계"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집회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집회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우선주의'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가 공식출범하면서 건설업계도 초긴장 모드에 돌입했다. 강화된 '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주의)' 아래 건설사들은 달러 강세와 고환율, 그에 따른 자재값 상승으로 더 센 '공사비 쇼크'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공사비 상승 여파로 수익·유동성 악화, 신규수주 위축이 현실화될 경우 건설사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취임 예정인 트럼프 당선인은 임기 첫날부터 통상·이민·에너지·대외정책 관련 100여개 무더기 행정명령을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사들도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몰고올 시장 불확실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고환율과 원자재가격 상승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는 출범후 중국 등에 대한 즉각적인 고율 관세 부과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트럼프 당선인은 모든 국가 수입품에 10~20%, 중국에 60%이상 추가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미국 관세장벽이 높아질수록 원·달러 환율은 추가상승이 불가피하다는게 업계 전망이다.

    여기에 탄핵정국으로 인한 정치불안 등 요인이 겹쳐 환율이 단기적으로 1500원대를 뚫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상 고환율은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직결된다.

    특히 핵심 건설자재인 철근과 시멘트 경우 원재료인 철광석·유연탄 등의 수입의존도가 높아 추가 가격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공사비 상승 핵심원인으로 꼽히는 시멘트는 유연탄을 100%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폭등했던 유연탄 가격은 지난해부터 중국 경기침체 등 영향으로 하락세를 유지했지만 최근 고환율로 가격인하 효과가 상쇄됐다.

    시멘트업계는 고환율 여파로 유연탄 수입에 300억원이 추가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 ▲ 아파트 재건축 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재건축 현장. ⓒ뉴데일리DB
    철근 수급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철근 내수 판매량은 702만5000t으로 전년동기 848만8000t대비 17.2% 감소했다.

    건설경기 침체 및 중국산 저가공세 여파로 판매가 부진해진 까닭이다. 여기에 고환율로 인한 철광석 수입비용 상승이라는 악재가 겹칠 경우 철근 수급도 불안정해질 것이라는게 업계 전망이다.

    대형건설 A사 관계자는 "보통 건설사들은 자재수급을 연단위로 계약하기 때문에 환율 상승이 즉각적인 공사비 상승으로는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트럼프 2기 영향으로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점직적인 손실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대형건설 B사 관계자는 "자재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현 수준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건설업계에 부담"이라며 "기존 사업장 공사비를 증액하거나 원가율을 보수적으로 관리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자재값 상승 우려는 지표로도 나타난다. 최근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이 발표한 '1월 자재수급지수'는 전월대비 6.0p 하락한 87.8을 기록했다.

    최덕철 주산연 부연구위원은 "내수경기 악화와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자재수급에 어려움이 예상되면서 주택사업자 전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환율 지속시 철근과 석제품, 합판 등 비용 상승이 예상된다"며 "건설산업의 원자재 수입의존도는 3.4%로 타 산업보다 낮은 편이나 고환율이 장기화될수록 비용압력도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