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계장관회의서 범부처 합동TF 구성 문화있는 산단 조성… 민생토론회 후속작내년 3개단지 시작… 2027년까지 10개 선정
  • ▲ 대전산업단지 전경 ⓒ연합뉴스
    ▲ 대전산업단지 전경 ⓒ연합뉴스
    정부가 노후화한 산업단지 10곳을 청년들에게 매력적인 공간이 되도록 2027년까지 집중 지원한다. 그간 인프라가 부족했던 산단 내 스타벅스 같은 카페와 식당을 두고 도서관, 박물관 등이 한데 모인 복합문화공간도 조성하기로 했다. 

    정부는 12일 오전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문화를 담은 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경상남도 민생토론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문화체육관광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에 '청년이 살고 싶은, 문화가 풍부한 산업단지 조성'을 지시한 바 있다.

    ◇복합문화공간 구성해 브랜드 개발… 산리단길 조성

    정부는 각 산단을 역사와 이야기가 담긴 공간으로 새롭게 탈바꿈할 계획이다. 

    우선 도서관과 기록관, 박물관 기능의 산업 라키비움(Larchiveum) 등 복합문화공간을 구성하며 주력업종과 역사성 등 특성을 반영해 브랜드를 개발하는데 집중한다. 기업 체험관 등 상징물도 건립한다. 이와 함께 광장과 공원 등 특화 브랜드 공간도 개발할 방침이다. 제품 전시와 체험관도 운영해 지역의 인기명소로 육성할 계획이다.

    정부는 공원과 포토존, 둘레길, 조형물 등을 연결하고 주요 가로를 정비해 걷고 싶은 거리 '산리단길'도 확대 조성할 예정이다. 야간과 경관을 개선해 밤이 빛나는 산단도 조성한다.

    ◇카페·편의점 확충… 최대 90% 저렴한 임대주택 제공

    정부는 산단 내 문화편의시설도 확충할 예정이다. 공장에서 종업원 대상으로 일정 규모 미만의 카페와 편의점 등을 용도를 변경하지 않아도 설치 가능하도록 제도가 개선된다. 산단 내 가로 정비 사업을 추진하면 무인카페와 편의점 등도 구축한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인접한 중소기업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발굴해 직장 공동 어린이집도 지원한다.

    매년 전국 산단의 아름다운 공장을 선정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경관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촉진할 방침이다. 

    '밤이 빛나는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지원도 추진한다. 산단 기반시설과 조형물, 미디어아트 등을 접목하는 공공미술과 공공디자인 등도 도입할 예정이며, 청년문화센터 건축 확대도 추진한다.

    특히 산단 근로자에게는 시세보다 35~90% 저렴한 임대주택을 제공할 예정이다. 산단 내 카풀이나 동승 택시를 지원하는 등 교통 플랫폼도 시범적으로 도입한다.
  • ▲ 산업단지 변화 모습 ⓒ국토교통부 제공
    ▲ 산업단지 변화 모습 ⓒ국토교통부 제공
    ◇저렴한 문화관람 추진… 지역축제와 연계도

    산단 내 중소 입주기업 근로자가 일상에서 저렴하게 영화나 연극, 스포츠 등을 관람할 수 있도록 문화 관람티켓을 제공할 예정이다. 산단 내 외국인 근로자의 한국어와 한국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외국인 근로 비중이 높은 산단에서는 근로자 한마당 행사 등도 추진한다.

    지역의 특화 산업과 미디어 등 콘텐츠를 연계한 산단 특화 콘텐츠 향유 프로그램도 제작한다. 그러면서 지역축제와 연계한 문화 프로그램 내실화에도 힘쓴다. 예컨대 구미산단은 '구미 라면 축제'와 연계한 라면공장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이다.

    매년 10월을 '문화의 달', '문화가 있는 날' 등과 연계해 전국 산업단지 문화 주간으로 개최한다. 민간과 지역 주도로 산업단지별 '문화 주간'을 지정해 근로자와 시민이 가족과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산단형 문화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구석구석 문화배달 사업'도 추진한다. 산단별 총감독을 선임해 근로자 문화체험과 야외 벼룩시장, 지역예술가 전시회 등 특화 콘텐츠를 기획할 수 있도록 한다.

    ◇부처별 담당 업무 분할… 13개 사업 집중 지원

    정부는 문화를 담은 산업단지 성공모델을 조기에 가시화하기 위해 내년 3개 단지를 시작으로 2027년까지 10개를 선정할 예정이다. 선도 산단으로 선정되면 13개 사업을 집중 지원한다.

    산업부는 산업단지 브랜드 개발과 상징물 조성을 맡고, 문체부는 산단별 특화 문화 프로그램 기획과 운영을, 국토부는 산단 재생사업 등을 맡을 예정이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60년대 경공업 수출기지로 시작한 산단은 70~80년대 중화학 공업, 90~2000년대 첨단산업 중심지로 변모해 우리 제조업의 심장 역할을 수행했지만 회색빛 낡은 이미지가 되면서 청년들이 기피하고 있다"며 "청년 인력 확보는 우리 제조업의 미래를 위한 핵심과제"라고 강조했다.

    유인촌 문체부 장관은 "청년이 일하고 싶은 산단을 만드려면 문화여건 조성이 필수적"이라며 "공간에 문화를 접목하고 색깔을 입힌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지역의 새로운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 성장 엔진으로서 지속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계획 수립 단계부터 다각도로 지원하겠다"며 "이를 지역발전의 핵심 요람으로 키우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