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화학, 업황 악화에 11분기 연속 적자최근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결렬효성티앤씨 인수 방안 등 검토
  • ▲ 특수가스 사업 매각 무산으로 조현준 회장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효성그룹
    ▲ 특수가스 사업 매각 무산으로 조현준 회장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효성그룹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이 무산되면서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인수 후보로 그룹 계열사인 효성티앤씨가 거론되는 가운데 조 회장의 해법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은 IMM프라이빗에쿼티(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과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협상을 벌였지만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효성화학은 이달 20일 공시를 통해 “당사는 특수가스 사업 매각 계약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지만 상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매각을 지속 추진하기 위해 다른 투자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7월 매각 협상을 본격 진행할 때만 해도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문의 인수 가격은 1조3000억원 수준에서 거론됐다. 

    하지만 IMM·스틱 컨소시엄은 부진한 업황을 이유로 들며 10월 1조1700억원으로 낮췄고 이달에는 1조원 미만의 금액을 제시했다. 일각에서는 IMM·스틱 컨소시엄의 제시 금액을 8000억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효성화학 특수가스 부문 매출의 상당 부분은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에 의존하고 있는데, 향후 전망이 불투명하면서 양측의 눈높이가 달랐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매각이 결렬되면서 조 회장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지난 7월 효성그룹이 두 개의 지주회사로 재편되고 HS효성이 출범하면서 조 회장은 동생 조현상 부회장을 지원하기 위해 ‘천덕꾸러기’ 효성화학을 직접 떠안는 결단을 내렸다. 

    효성화학은 2021년 136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2022년에는 3367억원의 영업손실로 전환됐으며, 2023년에도 1888억원의 적자를 냈다. 

    석유화학 업황 악화에 효성화학은 11개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올해 3분기 누적 적자 규모만 1117억원에 달한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효성티앤씨 카드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외부 매각이 힘든 만큼 우선 그룹 계열사에서 인수해 급한 불을 끈다는 복안이며, 조 회장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방안으로 꼽힌다. 

    효성티앤씨는 지난 22일 “효성화학으로부터 특수가스 사업부에 대한 인수의향질의서를 수령했다”면서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 ▲ 효성그룹 전경 모습. ⓒ김재홍 기자
    ▲ 효성그룹 전경 모습. ⓒ김재홍 기자
    효성티앤씨가 인수 후보로 등장한 이유로는 사업 시너지가 기대되서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케파(Capa)는 8000톤, 효성티앤씨의 특수가스 케파는 3500톤 규모”라면서 “효성티앤씨가 인수할 경우 생산능력은 1만1500톤으로 증가하면서 글로벌 2위 수준까지 올라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 이익 증가 효과 외에 생산 거점 다변화, 생산 안정성 확보 등 사업 시너지 효과가 발생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효성티앤씨가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를 인수하려면 인수금융, 유상증자 등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을 져야 한다. 실제로 효성티앤씨 일부 주주들은 이같은 점을 들어 반발하고 있다. 

    전유진 iM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나 영구채 발행, 계열사 간 합병 등 어떤 형태로든 효성화학에 대한 지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며, 효성티앤씨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를 효성티앤씨가 일단 인수한 뒤 가치를 올려 재매각하는 방안도 제시된다. 일각에서는 인수 후보로 효성티앤씨 외에 효성중공업, HS효성첨단소재를 거론하고 있다. 

    다만 효성중공업은 주력 분야가 전력기기와 건설사업이어서 화학이 주요 사업인 효성화학, 효성티앤씨와는 사업구조가 다르다. 

    또한 HS효성첨단소재는 조 부회장이 이끌고 있는 HS효성의 핵심 계열사다. 당초 조 회장이 조 부회장을 위해 효성화학을 안고 가기로 결정한 만큼 조 회장이 이 방안을 선택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효성화학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관련해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특수가스 사업의 수익성이 좋아지고 있으며, 2026년부터 국내는 물론 미국, 대만, 유럽 등 반도체 업체들의 증설이 예정되어 있어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