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P, 인삼공사 인수 제안에 KT&G 응할 가능성 낮아주총 표대결 2회 모두 FCP 완패… 내년 표대결 유력거부 빌미로 내년 KT&G 주총서 다시 주주 설득 나설듯
  • ▲ KT&G 대전 본사.ⓒ강필성 기자
    ▲ KT&G 대전 본사.ⓒ강필성 기자
    사모펀드 프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KT&G에 한국인삼공사의 인수안을 제안하면서 KT&G와 FCP의 갈등이 다시 재점화될 조짐이다. 무엇보다 KT&G가 FCP의 제안을 받아드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내년 또 정기 주주총회에서 또 다시 표대결이 펼쳐지리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18일 담배업계에 따르면 KT&G는 FCP가 제안한 인삼공사 지분 100% 인수안에 대한 검토 후 답변서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직 시기나 내용이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KT&G의 거부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FCP는 인삼공사의 인수가액으로 1조9000억원을 제시했는데 이 근거가 지난 2023년 KT&G 인베스터데이에서 방경만 대표(당시 수석부사장)이 인삼공사의 적정 몸닶으로 ‘EV/EBITDA(기업가치/세전이익) 7~8배’의 가치를 적정가로 제공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계산하면 약 1조2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이니 FCP가 제시한 가격이 150%에 달하는 금액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 논리를 KT&G가 수긍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그도 그럴 것이 당시 방 사장의 언급은 “일부 주주가 인삼공사가 담배 사업과 함께 있어 저평가 됐다고 하는데, 리서치 애널리스트들이 적용하는 인삼공사의 EV/EBITDA 멀티플은 7~8배로 경쟁사그룹 보다 높다”는 것이었다. 적정가격이라는 설명이 아닌 애널리스트가 기업가치 평가 과정에 적용하는 가치에 대한 설명이었던 것. M&A 과정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더해진 기업가치와 별개인 셈이다.

    실제 KT&G 측도 FCP의 제안을 충분히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냈지만 “KT&G는 KGC인삼공사가 영위하는 건강기능식품 사업을 NGP, 글로벌CC(해외궐련)와 함께 3대 핵심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중장기 미래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으며, 목표달성에 최선을 다하여 노력하겠다”고 사업 지속 의지를 표현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FCP의 이번 인수의향서가 내년 주총을 고려한 포석으로 보는 중이다. FCP는 지난 2022년 KT&G의 주식을 매수한 이후 매년 주총 표대결을 주도한 세력이었다. 다만 성적은 좋지 못하다. 이듬해인 2023년 주총에서 ▲주당 1만원 배당안 ▲자사주 소각 정관변경안 ▲자사주 취득안 ▲이사회 후보 추천 등이 전부 부결되며 완패했다. 유일하게 KT&G 이사회가 찬성한 분기배당 신성안만이 통과했다.

    올해 주총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지난 3월 주총에서 KT&G는 FCP의 의견을 수용해 이사 2명 집퉁투표제를 표결을 실시했음에도 FCP가 부결을 주장해온 방 사장의 선임을 막지 못했다. FCP가 이상현 FCP 대표의 사외이사 선임 안건은 자진 철회하는 대신 중소기업은행의 손동환 사외아사 선임건을 지지해 가결시켰지만 이사회 직접 참여한다는 목적은 무산됐다.

    결국 FCP가 다시 인삼공사 인수를 들고 나선 것도 내년 주총에서 소액주주의 표를 얻기 위한 명분 쌓기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매년 FCP는 10월 쯤 KT&G에 서신을 보내거나 법원 가처분 등을 제출하면서 명분을 쌓고 이듬해 주총에 대응하는 전략으로 일관해왔다.

    업계 관계자는 “FCP가 보유한 KT&G 지분이 1% 안팎으로 알려져 있는만큼 단독 표대결로는 승산이 없어 외국인 주주와 소액주주를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KT&G가 인삼공사를 매각할 가능성이 낮은 만큼 이를 통해 FCP가 내년 주총을 준비한다 봐야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FCP 측은 향후 계획에 대해 “KT&G의 공식 답변이 온 뒤에 검토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