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계·모계 반수체별 소나무 표준 유전체 해독"소나무 등 주요 수목의 육종 연구에 중요한 기반 마련"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에 게재
  • ▲ 왼쪽부터 서울시립대 김승일 교수, 장민정 박사, 조혜정 박사.ⓒ서울시립대
    ▲ 왼쪽부터 서울시립대 김승일 교수, 장민정 박사, 조혜정 박사.ⓒ서울시립대
    서울시립대학교는 환경원예학과 김승일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반수체(정자, 난자처럼 감수분열의 결과 반수의 염색체를 지닌 세포나 개체) 단위의 유전형 정보를 반영한 소나무의 표준 유전체를 구축했다고 21일 밝혔다.

    한국의 상징적인 소나무인 천연기념물 '정이품송'의, 인간 유전체의 7배가 넘는 유전체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는 겉씨식물 중 최초로 소나무의 반수체 단위 표준 유전체를 구축하고 반수체 기반 야생 개체의 유전 변이 탐색을 시도한 첫 사례다.

    대부분 식물은 두 쌍의 반수체로 구성된 이배체로 존재한다. 한 쌍은 어머니로부터, 다른 한 쌍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는다. 기존에는 두 반수체 간 차이가 크지 않다고 여겨져 하나의 유전체 정보로 통합해 연구해 왔다. 이번 연구는 반수체 간 유전적 차이가 매우 크다는 점에 착안해 두 반수체를 각각 분석한 것이 특징이다.
  • ▲ 정이품송과 유전체 정보.ⓒ서울시립대
    ▲ 정이품송과 유전체 정보.ⓒ서울시립대
    연구팀은 '정이품송'을 대상으로 최신 유전체 조립 방식인 페이징(Phasing) 기법을 활용해 총 21.7Gb(인간 유전체의 7배 이상)에 달하는 고품질 반수체 유전체 2세트를 구축했다. 이는 현재까지 공개된 겉씨식물 유전체 중 가장 높은 품질로 평가된다. 소나무 속 종 분화 과정에서 유전체 재배열과 중요 기능성 전사인자의 진화 기작을 규명하는 데 기여했다.

    연구팀은 소나무 속 유전자 다양성에 대한 연구로 국내 소나무 야생종 30개체를 대상으로 반수체 정보를 반영한 서열 변이 분석을 최초로 시도했다. 이를 통해 개체별 유전적 변이가 소나무 유전자 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밝혀내며, 다수 개체의 유전체 정보를 반영한 데이터 구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로 소나무와 주요 수목에 대한 육종 연구의 중요한 기반이 마련됐다"며 "소나무재선충 저항성, 송이 육종, 탄소 절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후속 연구가 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유전학 분야의 최고 권위 학술지 '네이처 제네틱스'에 지난 20일 온라인 게재됐다. 김 교수가 교신저자, 국립산림과학원 박응준 박사가 공동 교신저자, 장민정·조혜정 박사가 제1저자로 각각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지원사업, 농림축산식품부 디지털육종전환기술개발사업, 산림청 산림과학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 서울시립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원용걸 총장.ⓒ서울시립대
    ▲ 서울시립대학교 전경. 우측 하단은 원용걸 총장.ⓒ서울시립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