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2월까지 총 12개 K 패션 브랜드 선봬1차 행사 기간 매출 30억원 달성… '파르코 백화점 팝업 역대 1위'내년 하반기 더현대 글로벌 정규화 검토
  • ▲ 12월 15일까지 제2차 더현대 글로벌 팝업이 열리는 도쿄 시부야 파르코 백화점 전경ⓒ조현우 기자
    ▲ 12월 15일까지 제2차 더현대 글로벌 팝업이 열리는 도쿄 시부야 파르코 백화점 전경ⓒ조현우 기자
    일본에서의 한류가 진화하고 있다. 그간 일본은 K-컬처 콘텐츠를 한국을 이해해가는 문화수용 수준으로만 받아들여왔지만, 이제는 한류를 일본 사회 속의 하나의 문화로 인식하는 문화융합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한일 수교 60주년을 불과 한 해 앞둔 현재,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K-컬처는 어떤 모습으로 일본 국민들의 삶에 스며들었을까. 이에 뉴데일리는 일본의 수도이자 문화·관광의 중심인 도쿄를 직접 살펴봤다. [편집자주]

    일본 도쿄를 대표하는 번화가 시부야역에 내리자 수많은 사람들과 고층 건물, 화려한 패션의 사람들이 물밀듯이 지나다닌다. 가까스로 밖으로 나와 도보로 10여분을 걷자 ‘파르코(パルコ) 백화점’이다.

    관광객과 쇼핑객, 유동인구가 지나는 파르코 백화점 중앙 아케이드 바로 옆,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이 전개하는 시스템(SYSTEM)의 일본 첫 오프라인 팝업이 눈에 든다. 현대백화점이 12월 15일까지 총 12개 K-패션 브랜드를 소개하는 제2차 ‘더현대 글로벌 팝업스토어’다.

    지난 10월 17일 찾은 일본 시부야 더현대글로벌 팝업은 현대백화점그룹 한섬에서 전개하는 ‘시스템’ 팝업스토어로 꾸며졌다. 시스템이 일본에 단독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 10월 17일 방문 당시에는 한섬의 시스템 팝업 스토어가 운영되고 있었다.ⓒ조현우 기자
    ▲ 10월 17일 방문 당시에는 한섬의 시스템 팝업 스토어가 운영되고 있었다.ⓒ조현우 기자
    더현대 글로벌은 현대백화점이 경쟁력 있는 한국 토종 브랜드를 소싱해 해외 유명 리테일에서 매장을 운영하는 K콘텐츠 수출 플랫폼이다. 현대백화점이 통관을 포함한 수출에 관련된 제반 사항과 직접 매장 운영관련 협상을 진행해 브랜드 입장에서는 손쉽게 해외 시장의 문을 열 수 있다.

    지난 5월부터 7월 말까지 진행된 1차 팝업 스토어에서는 이미스, 마뗑킴 등 11개 한국 패션 브랜드와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소개했다. 두 달간의 운영 기간 동안 3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목표의 150%를 달성하기도 했다. 이는 역대 파르코백화점 팝업스토어 중 매출 1위다.

    시부야는 오모테산도, 하라주쿠 등과 함께 일본의 주요 번화가 중 한 곳으로 꼽힌다. 많은 관광객과 2030세대가 밀집하는 곳으로 그만큼 다양한 패션브랜드와 편집숍, 문화 콘텐츠가 자리한다. 브랜드를 알리고 일본 2030세대에 검증 받기 가장 알맞은 곳이다.

    더현대글로벌 팝업은 일본 온라인 패션 플랫폼 누구(NUGU)를 운영하는 메디케어랩스가 현지 마케팅과 운영 지원을 맡는다. 현대백화점·파르코·누구의 3자 협업 형태다.
  • ▲ 1차 더현대 글로벌 팝업에 고객들이 몰려있다. 1차 팝업은 3층에서 진행됐었다.ⓒ현대백화점
    ▲ 1차 더현대 글로벌 팝업에 고객들이 몰려있다. 1차 팝업은 3층에서 진행됐었다.ⓒ현대백화점
    현장에서 만난 만난 메디케어랩스 관계자는 “1차 팝업 스토어에서 마뗑킴, 미스치프 등 유명한 MZ세대 패션 브랜드로 구성하면서 굉장한 호응을 목격했다”면서 “2차 역시 순차적으로 브랜드를 소개하는 형태”라고 말했다.

    이날 시스템 팝업 스토어는 시선을 잡아끄는 강렬한 레드 컬러와 시스템의 올해 F/W 컬렉션의 메인 소재인 ‘퍼’로 꾸며졌다. 글로벌 컬렉션인 ‘불확실성의 초상(Portrait of Uncertainty)’을 비롯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아이템을 갖췄다.

    시스템 팝업의 다른 점은 1차 팝업 스토어가 열렸던 3층이 아닌 1층에 자리했다는 점이다. 
  • ▲ 외관은 강렬한 붉은 컬러를, 내부는 따듯한 퍼를 중심으로 꾸몄다.ⓒ조현우 기자
    ▲ 외관은 강렬한 붉은 컬러를, 내부는 따듯한 퍼를 중심으로 꾸몄다.ⓒ조현우 기자
    메디케어랩스 관계자는 “중앙 스트리트에 위치한 곳으로 수많은 유동인구가 있어 3층보다 더 많은 고객들이 만나볼 수 있는 핵심 위치”라면서 “1차 팝업 당시 성과가 좋아 파르코 백화점에서 업그레이드 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VMH그룹의 패션 브랜드 ‘겐조’와 협업했던 스트리트 브랜드 ‘베르디’의 팝업 스토어가 열렸던 장소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2차 더현대 글로벌 운영 기간 동안 선보이는 총 12개 브랜드 중, 1층 메인 장소에서 진행되는 브랜드는 직전(10월 11~15일)에 진행했던 ‘엔더스벨×리바이스’ 팝업과 시스템 단 두곳 뿐이다. 이후 브랜드부터는 기존의 3층으로 자리를 옮기게 된다.
  • ▲ 붉게 표시한 곳이 시스템 팝업 스토어 위치. 화살표로 표시한 곳이 외부에서 직접 진입할 수 있는 출입구다.ⓒPARCO
    ▲ 붉게 표시한 곳이 시스템 팝업 스토어 위치. 화살표로 표시한 곳이 외부에서 직접 진입할 수 있는 출입구다.ⓒPARCO
    파르코 백화점 1층은 독특한 형태를 띄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백화점 내부로 들어가 각 매장에 진입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라, 외부에서 곧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출입문을 외부로 낸 형태다. 많은 고객들에게 브랜드를 알려야하는 팝업 스토어의 경우 이러한 매장에 자리를 잡음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시스템 팝업스토어 맞은편에 위치한 니치 향수 브랜드인 ‘르 라보’ 매장의 경우 시스템 팝업과 비슷한 규모임에도 글로벌 매출 상위 5위 안에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로 옆에는 ‘에르메스 뷰티’와 일본 스트리트 브랜드인 ‘휴먼 메이드’가 자리잡고 있었다.

    1차 팝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자 더현대 글로벌에 대한 브랜드들이 관심이 쏟아졌다. 일본 진출을 원하는 브랜드들이 더현대 글로벌에 대한 진출 의사를 밝힌 것.
  • ▲ 팝업 스토어 옆의 중심 스트리트 전경. 많은 유동인구로 인해 브랜드 노출이 용이하다.ⓒ조현우 기자
    ▲ 팝업 스토어 옆의 중심 스트리트 전경. 많은 유동인구로 인해 브랜드 노출이 용이하다.ⓒ조현우 기자
    오히려 2차 팝업에서는 해당 브랜드들을 소개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지 못해 일부를 조정해야 했을 정도였다. 더현대 글로벌은 더 많은 브랜드를 소개하고 알리는 크로스보더로의 역할을 강화하기 위해 내년 하반기에는 더현대 글로벌 팝업을 정규화하기 위한 준비도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이 더현대글로벌의 시작을 일본으로 낙점한 것은 세계적으로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차별화된 바잉파워를 갖췄기 때문이다. 일본 현지에서 인기있는 한국의 메이저 브랜드와 루키 브랜드를 크로스보더 형태로 실어나르기에 최적화돼있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또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 태국, 홍콩 등 아시아 전역으로 확장하는 기틀을 다질 수 있다. 이미 현대백화점은 올해 2월 태국의 대표 리테일 그룹인 ‘시암 피왓’과 K-콘텐츠 운영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아이콘 시암 등 피왓 그룹의 주요 쇼핑몰에 더현대 글로벌 모델을 적용할 계획이다.
  • ▲ 시스템 팝업 스토어 인근에는 에르메스 뷰티와 겐조 매장이 자리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시스템 팝업 스토어 인근에는 에르메스 뷰티와 겐조 매장이 자리하고 있다.ⓒ조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