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첫 선 보인지 8년만에 재단장8층 사후면세·9층 듀티프리로 이원화무신사 해외 첫 매장도 입점… B2B '카츠' 통한 가교 역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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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한류가 진화하고 있다. 그간 일본은 K-컬처 콘텐츠를 한국을 이해해가는 문화수용 수준으로만 받아들여왔지만, 이제는 한류를 일본 사회 속의 하나의 문화로 인식하는 문화융합의 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한일 수교 60주년을 불과 한 해 앞둔 현재, 일본의 수도 도쿄에서 K-컬처는 어떤 모습으로 일본 국민들의 삶에 스며들었을까. 이에 뉴데일리는 일본의 수도이자 문화·관광의 중심인 도쿄를 직접 살펴봤다. [편집자주]긴자역에서 도보 3분, 두 개의 횡단보도를 건너자 지하2층, 지상 12층의 도큐플라자 건물이 눈에 든다.고층 빌딩이 즐비한 긴자에서 사실 12층 규모의 쇼핑몰은 큰 건물 축에 끼지도 못하지만, 한국인인 기자에게 특별하게 다가온 것은 건물 명판 아래 위치한 ‘LOTTE DUTY FREE’라는 글자 때문이다.10월 18일 방문한 롯데면세점 도쿄긴자점은 불과 이틀 전인 16일 리뉴얼을 마치고 새 옷을 입은 곳이다. 지난 7월 1차 리뉴얼을 마친 뒤 3개월간의 재단장을 거쳐 새롭게 문을 열었다.롯데면세점 도쿄긴자점이 위치한 도큐플라자 긴자는 100여개의 어패럴 매장과 액세서리 매장, 레스토랑 등이 모여있는 쇼핑센터다. 세계에서 명품 매장이 가장 많이 밀집된 곳 중 하나인 긴자에 위치해있는 유일한 쇼핑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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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에 들어서자 3개의 엘리베이터가 눈에 든다. 오른쪽의 두 개는 쇼핑몰 방문객용, 왼쪽 하나는 면세 전용이다. 면세점 전용 엘리베이터는 1층과 텍스프리를 받을 수 있는 3층, 롯데면세점이 위치한 8·9층을 운행한다.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낯익은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검은색 배경에 흰 글귀에 적힌 ‘MUSINSA’다. 면세전용 엘리베이터 내부를 랩핑해 방문 고객들이 직관적으로 알아볼 수 있게 꾸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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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리뉴얼 오픈’을 알리는 입간판과 무신사 오픈 기념 이벤트를 알리는 안내판, 그 뒤로 만화 원피스의 캐릭터 루피와 롯데홈쇼핑의 간판 캐릭터 ‘벨리곰’이 진열된 매대가 눈에 들어왔다.리뉴얼을 통해 롯데면세점은 8층을 크게 ‘긴자로드’와 ‘긴자프렌즈’로 나눴다. 긴자로드는 드럭스토어부터 K-패션, K-팝 등 한국 관련 컨텐츠와 카테고리로 채운 것이 특징이다. 긴자로드 중앙이자 상부 에스컬레이터 옆에는 무신사 매장이 자리하고 있다. 커버낫과 스탠드오일, 글로니 등 일본 현지 2030세대가 선호하는 K-패션 브랜드들을 선보인다.긴자프렌즈는 캐릭터 전문 매장으로 벨리곰, 잔망루피, 원피스 등 3000여개의 인기 캐릭터 상품을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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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층은 전체가 사후면세점(TAX FREE) 공간으로, 물건 구입 후에 세금을 환급받는 방식이라 외국인 관광객 뿐만 아니라 일본 현지인들도 현장에서 바로 구매가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출국 계획이 없는 일본인과, 도쿄로 출국하지 않는 중국 패키지 고객들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사전면세점의 경우 관세 면세가 주 목적이지만, 사후면세는 소비세(부가가치세) 면세가 목적이다. 관세율보다 소비세율이 높은 일본의 국가적 특성상 사후면세가 주류로 자리잡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담배(40%), 꿀(20%), 의류·신발·우산(13%)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의 관세율은 8%로, 10%인 소비세보다 낮다.무신사는 이곳 8층에 입점했다. 주요 타깃은 2030세대 여성 소비자들에 맞춰 그로브·글로니·커버낫·스탠드오일·파르티멘토우먼 등 현지 고객들이 선호하는 각종 브랜드를 선보인다. -
담배판매구역을 지나자 관동지역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하우스 오브 산토리’가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히비키 21년, 히비미 마스터스 셀렉션, 야마자키 18년 등과 다양한 주류를 선보이고 있다.
롯데면세점 동경긴자점은 하우스 오브 산토리를 포함해 닷사이, 하쿠슈 등 프리미엄 샤케와 싱글몰트, 블렌디드 위스키까지 총 76개 브랜드 300여개 상품을 갖췄다. -
반대편에는 롯데면세점이 지난 8월 29일 선보인 ‘카츠(KATZ)’ 오프라인 쇼룸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 도쿄에 해외 바이어와 국내 패션 공급자를 연결해 주는 B2B(기업간 거래) 사업이다.카츠 오프라인 쇼룸은 한국에 관심을 갖고 면세점을 방문하는 고객과 바이어에게 경쟁력있는 브랜드를 소개하는 공간이다. 롯데면세점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루키 브랜드를 알릴 수 있고, 현지 바이어들은 이러한 브랜드 제품을 미리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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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만난 하영환 롯데면세점 신성장사업추진팀 책임은 “일본 패션 시장이 한국과 비교해 두 배 이상 크고, 인구가 많은 만큼 다양한 취향과 이에 관련된 수요가 많다”면서 “일본은 국가 특성상 새로운 브랜드가 많이 생기는 편이 아닌데, 한국의 신규 브랜드들로 이러한 갈증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바이어들이 직접 눈으로 본 상품들을 계약하면, 브랜드 제품들은 일본 내에 위치한 수천개 편집샵과 쇼핑몰에 속속 들어가게 된다.
카츠 오프라인 쇼룸이 한국 패션과 일본 시장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 중 성과를 올린 브랜드를 추려 향후 롯데면세점에도 입점시킬 계획이다.롯데면세점은 일본 오프라인 쇼룸을 시작으로 미국과 호주, 베트남 등 법인이 있는 국가에 점진적으로 카츠 사업을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김주남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는 10월 16일 열린 리오프닝 기념식에서 “8년 만에 재단장한 동경긴자점은 일본 현지인과 외국인 관광객을 모두 만족시키는 하이브리드 전략을 통해 재도약에 나설 것”이라며 “롯데면세점은 앞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동력을 확보해 지속 가능한 플랫폼으로 나아가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