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매판매 1.9% 감소, 10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정부 내수 회복 기미… 전문가 내년도 어려워
  • ▲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한 시민이 온누리상품권을 들고 있다. ⓒ연합
    ▲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달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에서 한 시민이 온누리상품권을 들고 있다. ⓒ연합
    내수 경기를 가늠하는 대표적인 지표인 소매판매액지수가 올 3분기(7~9월)까지 역대 최장기간 감소세를 보였다. 정부의 설명과 달리 민간 소비 회복세는 여전히 더디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대선 등 대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앞으로 경기가 더욱 어두워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 3분기 소매판매액지수는 100.7(불변지수·2020년=100)로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했다. 소매판매액 지수는 2022년 2분기(-0.2%)부터 꺾이기 시작해 10개 분기째 줄어들고 있다. 1995년 관련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오랫동안 감소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품목별로 보면 승용차, 가전제품 등 고가 상품인 내구재는 지난해 2분기를 제외하고 2022년 1분기(1~3월·-2.4%)부터 올 3분기(-0.4%)까지 매 분기 감소했다. 승용차는 올 2분기(-13.2%)에 소비가 크게 줄어든 데 이어 3분기(-1.4%)에도 감소세가 지속됐다.

    엔데믹 이후 여행과 외식 수요가 증가하며 소비가 늘어났던 서비스 부문도 주춤했다. 올 3분기 서비스업 생산지수는 116.2로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했지만 이는 2021년 1분기(0.7%) 이후 14분기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내수 회복 조짐 진단을 고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경제 상황에 대해 "우리 경제는 수출·제조업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지속되고 있으며, 설비 투자·서비스업 중심의 완만한 내수 회복 조짐"이라며 올해 5월부터 6개월 연속 내수 회복 조짐이라는 판단을 유지해왔다.

    문제는 점점 짙어지는 대외 불확실성은 경기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코앞으로 다가온 미국 대선, 중동 사태 등으로 그간 버팀목이 되었던 수출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어 소비가 더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최근 발표한 미국 통상정책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보호무역주의 정책으로 우리나라 수출액이 최대 61조7000억원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기화하는 중국의 경기 불황 역시 수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에 악재가 될 수 있다. 중국의 수출 비중은 미국에 이어 2위로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일평균 수출이 26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0.3% 감소하며 13개월 만에 역성장했다. 7월 13.5%까지 올랐던 전년 동월 대비 수출액 증가폭은 8월 11%, 9월 7.5%, 10월 4.6%로 3개월 연속 둔화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내수나 소비가 회복세로 보기는 어려운 지표가 여전히 많다"면서 "전망에서도 상방 요인보다는 하방 요인이 많은 상황으로 내년 경제도 어려움이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