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VS 해리스, 초박빙 양상에 막판까지 '안갯속'증시도 높은 변동성…불확실성 해소에도 선과 결과까지 변동성 확대당선인 따른 우호업종 종목별 대응 필요… 상·하원 선거결과·FOMC도 예의주시
  •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2024년 미국 대선 개표가 시작됐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트 전 미국 대통령의 맞대결이 초박빙 양상을 보이는 만큼 결과를 섣불리 예측할 수 없어 시장의 불안감은 더욱 팽배하다. 대선 직후엔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정돼 있어 이후에도 증시 변동성이 완전히 해소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47대 대선, 초박빙 접전…증시도 요동

    5일(현지시각) 진행된 제47대 미국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가 이날 오후 7시(한국시간 6일 오전 9시) 조지아주(州)를 시작으로 개표가 시작됐다. 

    개표를 앞두고 주요 예측모델들은 일제히 대선 승자를 트럼프 전 대통령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으로 바꿨다.

    이날 기준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해리스의 승률을 56%, 트럼프는 43%로 집계했다. ABC 뉴스의 선거 분석 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도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 해리스의 승률을 50%, 트럼프에 대해서는 49%로 예상했다.

    '미국 대선 족집게'로 유명한 통계학자 네이트 실버도 트럼프가 최종 승자가 될 확률을 51.5%, 해리스에 대해서는 48.1%로 전망했 자신의 예상을 막판에 뒤집었다. 그는 가장 최신의 전망에서 "8만 번의 시뮬레이션을 거친 끝에 해리스가 50%의 확률로 선거인단 투표에서 트럼프(49.6%)를 누르고 당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후보 간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증시도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전일 하락 마감했던 뉴욕증시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2% 상승한 4만2221.88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23% 오른 5782.76을 기록했고, 나스닥지수는 1.43% 상승한 1만8439.17에 장을 마쳤다.

    뚜렷한 선거 베팅이 나오지 않았지만 투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대선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일단 해소된다는 점에 매수 심리가 살아난 것으로 보인다.  

    후보 관련주들은 요동쳤다. 대선일인 5일 트럼프 전 대통령 테마주로 꼽히는 트럼프미디어 주가는 두 차례에 걸쳐 일시적으로 거래가 중단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설립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의 모회사인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이하 트럼프미디어·DJT) 주가는 이날 18.64%까지 급등하고 8.42%까지 급락하는 등 높은 변동성을 보이며 두 차례에 걸쳐 거래가 정지됐다. 트럼프미디어 주가는 변동성 때문에 거래가 정지된 후 회복하기 시작했고, 이날 전장 대비 1.6% 하락한 33.9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8일부터 전날(4일)까지 6거래일 연속으로 내렸던 테슬라 주가는 전장보다 3.54% 오른 251.44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엔 5.12%까지 올랐다.

    대선 당일이라는 점에서 투자자들이 이번 선거 결과를 테슬라에 긍정적인 쪽으로 해석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간 일론 머스크는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을 지원하기 위해 슈퍼팩(super PAC·정치자금 모금 단체) 아메리카 팩을 직접 설립해 운영했으며, 공화당 상·하원의원 후보 지원을 포함해 최소 1억3200만달러를 쓴 것으로 전해진다.

    ◆선거 결과까지 국내 증시도 변동성 확대…"업종별 대응"

    국내 증시도 미 대선을 숨 죽이며 바라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은 해소됐지만 선거 결과까지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양 후보 간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개표가 진행되는 동안 트럼프 트레이드와 해리스 트레이드 간에 주도권이 수시로 이동하면서 국내 증시를 비롯해 글로벌 금융시장 가격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것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금일 장 초반부터 미국 대선 개표 및 출구조사 관련 뉴스플로우에 영향을 받으면서, 트럼프와 해리스 수혜 업종 및 종목 간 수급 로테이션이 장중 빈번하게 나타나는 변동성 장세를 보일 것"으로 판단했다.

    예측과 베팅의 영역에서 대응의 영역으로 옮겨간 만큼 당선인에 따른 우호 업종에 대한 종목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강대석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대선 투표 종료가 다가오면서 미국 대선 결과 투자전략은 예측과 베팅 영역에서 대응의 영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판단한다"며 "시장에서 두 후보가 각각 당선 가능성 우위를 점했던 시기가 존재. 당시 시장 반응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트럼프 수혜주'로는 방위산업과 원전이, '해리스 수혜주'로는 2차전지와 재생에너지 종목이 꼽힌다. 

    고율 관세 정책을 예고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기를 잡으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당분간 불확실성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다. 한국이나 대만처럼 대미 수출 비중이 큰 국가가 트럼프발 관세 전쟁의 직격탄을 맞을 것이란 우려 탓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에는 해리스 부통령 당선이 보다 낫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관세 영향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기술주보다는 미국 내수주, 중·소형주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악재를 너무 많이 우려하고 있어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지수의 추가 하락 폭은 제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후보별 테마주보다 누가 당선되든 수혜를 볼 수 있는 섹터에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인공지능(AI)산업의 발전으로 전력 수요가 증가하는 것은 필연적인 만큼 원전, 두 후보 모두 안보강화 공약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방산업종이 수혜주로 꼽힌다.

    대선 결과와 상관 없이 상·하원 교착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가 당선되더라도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한다면 트럼프의 대규모 감세 정책은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다. 

    대선 이틀 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도 이목이 집중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1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확률은 99%다.

    한지영 연구원은 "현재보다 더 높은 레벨의 거래대금 증가를 수반한 주가 회복은 대선과 FOMC 회의 이후에 나타날 듯하다"며 "그전까지는 단기적인 주가 되돌림 및 수급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