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밍+인플레이션' 신조어 부상넷플릭스·디즈니·아마존 등 요금 인상 바람 빗댄 말티빙·웨이브, '요금 할인' 전략... "구독자 확보에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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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림플레이션(streamflation).'

    스트리밍(streaming)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의 합성어로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요금 인상을 빗댄 것이다. 글로벌 OTT 공룡들이 수익성 개선을 위해 구독료를 인상하는 '스트림플레이션' 시대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해 1년간 OTT 구독료가 평균 25% 가량 급등했다며 스트림플레이션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실제 넷플릭스를 필두로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등 OTT 서비스들이 줄줄이 요금을 인상하거나 계획중이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월 구독료(기본 요금제 월 8.99달러→9.99달러, 표준 요금제 월 13.99달러→15.49달러, 프리미엄 요금제 월 17.99달러→19.99달러)를 일제히 인상했다. 이후 11월에는 광고가 포함된 월 6.99달러 요금제를 신설한 바 있다. 최근에는 할리우드 작가·배우 파업 종료시 요금제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디즈니플러스도 12일부터 요금제를 7.99달러에서 13.99달러로, 디즈니 자회사인 훌류도 17.99달러로 올렸다. 파라마운트플러스는 9.99달러에서 11.99달러로, HBO맥스는 14.99달러에서 15.99달러로 요금 인상에 들어간다. 아마존 프라임도 내년부터 광고 없는 요금제에 월 2.99달러를 추가로 부과할 방침이다.

    OTT업계의 전방위적인 구독료 인상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비대면 수혜 효과가 사라진 것에 기인했다는 분석이다. 야외 활동 인구가 늘어나면서 비대면 콘텐츠의 이용률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특수를 활용한 OTT들의 출혈경쟁 등으로 성장성이 저해된 탓이다.

    티빙, 웨이브, 왓챠 등 국내 토종 OTT 업체들도 스트림플레이션 움직임에 동참할지 고심하는 형국이다. 이들은 최근 3년간 콘텐츠 투자 위축, 불법 스트리밍 등의 요인으로 적자폭이 확대되며 경영난이 심화되고 있다.

    토종 OTT 1위인 티빙은 2020년 61억원, 2021년 762억원, 2022년 119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웨이브도 169억원, 558억원, 1213억원의 적자를 냈다. 왓챠 역시 155억원, 248억원, 555억원으로 침체의 늪에 빠졌다.

    하지만 고물가 시대에 요금 인상 카드를 섣불리 꺼내 들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높다.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들과 콘텐츠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에서 요금 인상이 되레 가입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할인 프로포션을 통해 구독자를 확보하는 상반된 전략을 펼치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소비자 데이터 플랫폼 오픈서베이가 지난 5월에 발표한 'OTT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에 구독료 할인을 이유로 티빙과 웨이브 이용 의향을 답한 비율은 각각 13.9%, 19.9%로 파악됐다. 이에 티빙과 웨이브는 연말까지 30%가 넘는 할인 이벤트를 각각 진행할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토종 OTT의 구독료 인상은 최근 3년간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도 "당장은 요금 인상보다는 요금 할인이라는 상반된 전략으로 구독자 확보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