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합병 지상파 3사 동의… 주요 주주 KT 찬성만 남아합병 9개월째 늘어져… 웨이브 가입자 이탈 밎 재무 부담 직면티빙·웨이브 합병시 1100만명 이용자 확보 공룡 OTT 탄생넷플릭스와 네이버 전략적 동맹… 늦은감이 있다는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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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대표주자인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안에 주요 주주인 KT의 결정만 남았다. 지상파 3사의 합의안이 도출된 만큼, 토종 OTT 공룡의 탄생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웨이브와 티빙의 합병안이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웨이브 측 주요 주주는 티빙과 합병에 대한 합의안을 도출했지만, 티빙 측 주요 주주인 KT는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현재 웨이브는 SK스퀘어(40.5%)가 최대주주이며, KBS·MBC·SBS(각각 19.8%) 등 지상파 3사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티빙의 주주는 CJ ENM(48.9%), KT스튜디오지니(13.5%), 젠파트너스앤컴퍼니(13.5%), 에스엘엘줄앙(12.7%), 네이버(10.7%) 등으로 구성됐다.

    KT가 합병안을 고심하는 배경으로는 IPTV 가입자 이탈이 원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T의 올 2분기 IPTV 가입자 수는 942만 3000명으로 전년 대비 5만명 가량 줄었으며,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여기에 OTT 성장에 따른 코드커팅 현상이 심화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티빙과 웨이브 합병이 9개월이 넘게 늘어지면서 내부적으로도 서둘러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웨이브의 재무적 상황 부담과 맞물려 최근 월 이용자 수가 감소하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것.

    업계에서는 이를 감안했을 때 KT도 조속히 입장을 내놓을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찬성에 의사를 표시할 경우 양측 주주들은 본계약을 체결하는 구조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 절차를 감안했을 때 늦어도 내년 상반기 내 합병 법인이 출범할 전망이다.

    양사 합병이 성사될 경우 1100만명이 넘는 이용자를 확보하게 된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9월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티빙(787만명), 웨이브(427만명)으로 1214명에 육박한다. 넷플릭스 MAU 1167만명을 넘어서는 공룡 OTT가 탄생하는 것.

    다만, 일각에서는 티빙·웨이브 연합군 출범이 1년 넘게 늦어지면서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해석도 있다. 넷플릭스는 최근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이용권을 제공하면서 동맹 관계를 형성했다. 경쟁사의 합종연횡이 가속화되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양사의 시너지 효과가 늦은감이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티빙과 웨이브는 합병을 통해 규모의 경제 달성과 글로벌 사업자들과 나란히 어깨를 견줄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OTT 환경을 감안했을 때 늦은 합병은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