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측 과장 의혹 제기"환경개선 사업비 7000억 어디에 쓰는지 밝혀야"MBK-영풍측 "고려아연 유증 경영권 방어용… 자본시장법 위반" 주총 표대결 전까지 신경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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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에 휩싸인 고려아연과 영풍이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다.고려아연측은 영풍이 매년 1000억원을 환경을 위해 써야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영풍측은 고려아연의 유상증자 시도가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용으로 계획됐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20일 영풍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21년부터 약 7000억원 규모의 환경개선 혁신 계획을 수립하고 매년 1000억원 이상의 환경개선 사업에 투자하고 있다.하지만 고려아연측은 영풍의 사업보고서에서 회사가 매년 1000억원을 환경을 위해 지출했다는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입장이다.영풍 사업보고서를 보면 환경 개선 투자와 관련해 충당부채로 비용 처리한 규모는 667억 원으로 영풍이 밝힌 규모와 큰 차이를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영풍은 2020년에 처음으로 토지 정화와 석포제련소 주변의 하천 복구를 위해 총 608억 원의 충당부채를 설정했다.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따지면 최근에 밝힌 시점(2021년)보다 한 해 앞서 환경 개선 사업에 투자금을 책정했다는 지적이다.이후 환경오염물질 처리와 지하수 정화·복구 비용이 추가되면서 2021년에 806억 원, 2022년에 1036억 원, 2023년에 853억 원, 2024년에 1억 원의 충당부채를 추가로 설정했다.이렇게 2020년부터 설정한 환경 개선 분야 충당부채는 총 3305억 원으로, 연평균 661억 원 규모다. 과거와 비교해 환경 개선을 위한 충당부채를 지속해서 설정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최근 영풍이 밝힌 ‘매년 1000억 원 이상’에는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는 것이다.또한 올해 설정한 충당부채는 1억원에 불과해, 환경 개선 사업에 대한 투자 때문에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다고 설명하기에는 새롭게 비용으로 반영된 환경 개선 충당부채 규모가 너무 작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반면 영풍측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유상증자가 경영권 방어 목적이었음이 확인됐다며 역공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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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측은 유상증자 증권신고서 및 철회신고서에 관리종목 지정에 따른 투자자 피해 방지, 재무구조 안정화 등을 유상증자의 목적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하지만 영풍측은 고려아연의 이같은 주장이 거짓이라는 입장이다. 영풍측은 최 회장이 수차례의 인터뷰에서 유상증자를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시도했다고 스스로 인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최 회장은 20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유상증자에 대해 “우리는 이러한 적대적 인수 시도를 막아야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We were so driven by our need to fend off this hostile takeover attempt)”라고 발언했다.지난 17일 경제매체와의 인터뷰에서도 “유상증자 전에도 이길 확률이 60% 정도 된다고 생각했지만, 쐐기를 박아야 한다는 생각에 무리하게 유상증자를 시도한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지난 13일 기자간담회 질의응답 과정에서도 ‘사실상 지분대결은 끝났다는 시장의 반응에 대한 대처’를 묻는 질문에 최 회장은 “저희가 만약에 이러한 유상증자 철회를 통해서 필패가 예상됐다면, 조금 무리가 되더라도 이거를 더 추진해 볼 생각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답변을 했다.영풍은 "이와 같이 중요한 사항에 관해 거짓의 기재를 하는 허위 공시 행위는 자본시장법 제178조를 위반하는 행위"라며 "대법원은 최근 일련의 판결을 통해 공시가 단순한 행정 절차를 넘어, 자본시장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유지하는데 필수적인 요소이며, 허위 공시나 중요 정보의 누락은 자본시장의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로 간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