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차 한미재계회의… 역대급 민간사절단반도체·배터리부터 SMR까지… 첨단기술동맹 강화삼성 외교부 출신 윤영조 부사장, 현대차 해외정책 핵심 김동욱 부사장 파견LG 신학철 부회장으로 중량감 실어, SK 글로벌통 참석정재계 주요인사 접촉하며 위기극복 총력
  • ▲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미국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서 류진 한경협 회장-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한국경제인협회
    ▲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미국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에서 류진 한경협 회장-한미재계회의 위원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한국경제인협회
    재계 주요 인사들이 미국 정재계에 불거진 '코리아 리스크' 진화를 위해 총출동했다. 비상계엄부터 대통령 탄핵까지 혼란스러운 정국을 불식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다.

    한국경제인협회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35차 한미재계회의' 총회를 열고 양국간 경제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팬데믹 등으로 5년 만에 미국에서 열린 이번 회의를 위해 우리 기업들은 역대 최대 규모의 민간사절단을 꾸렸다. 트럼프 2기 정부 출범을 앞두고 주목받은 행사인데다 우리 정국 혼란으로 컨트롤타워 부재 우려가 나오면서 우리 기업들의 관심이 집중된 것으로 전해진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글로벌 기술 패권을 좌우하는 반도체 및 배터리 등 첨단산업에서 한미 양국의 변함없는 공급망 협력 강화가 필요하다"며 "트럼프 당선인이 강조하는 소형모듈원자로(SMR)와 조선 방위산업 등은 한국 기업이 세계적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재계 측에서도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처브 그룹 회장)을 비롯해 미국 상원 최초로 '코리아 코커스'를 결성한 댄 설리번 공화당 상원의원이 참석해 힘을 실었다. 특히 설리번 의원은 회의에 참석한 우리 기업인들과 대담을 통해 양국 경제협력과 미래 지향적 관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대미 수출 사업이 주력인 주요 기업들은 에이스급 '미국통'을 총출동시켰다.

    삼성전자는 외교관 출신인 윤영조 부사장이 참석했다. 윤 부사장은 외교부에서 주OECD 한국 대표부 참사관으로 근무한 인사다. 현대차그룹은 해외정책을 총괄하며 '해결사' 역할을 도맡아 온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급파했다.

    LG그룹에서는 2인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참석해 중량감을 더했다. 신 부회장은 이번 방미에서 트럼프 1기 정부 인수위 부위원장을 지낸 마샤 블랙번 공화당 상원의원을 만나 협력 관계를 확인했다. SK그룹은 북미통 손상수 SK아메리카 부사장을, 한화그룹은 마이클 스미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미국법인 대표를 참석시켰다.

    주요 기업 방미사절단은 이번 한미재계회의 기간 동안 미국 주요 인사를 일일이 찾아 한미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당부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 토드 영 상원의원, 아미 베라 하원의원, 마이크 켈리 하원의원 등 코리아 코커스 의원들과의 면담 일정이 잡혀있다. 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및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등 싱크탱크와의 대화, 라인스 프리버스 트럼프 1기 초대비서실장, 켈리앤 콘웨이 트럼프 1기 백악관 수석고문 등 정부 측 인사들과의 간담회도 예정돼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비상계엄사태를 미국 정재계는 상당히 엄중하게 보는 시각"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패싱 코리아' 분위기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주요 경제단체들도 정국 혼란으로 차질을 빚었던 양국 경제행사 일정을 재조정하고, 민간 차원의 교류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김봉만 한경협 국제본부장은 "미국 경제에서 한국기업들의 기여도를 이해시키는데는 미국 오피니언 리더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필수적"이라며 "우리 기업과 한국경제의 불이익을 최소화하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