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하락기 '변동'이 유리하나 상환기간 길면 '고정'이 유리고정→변동 갈아타기도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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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장만을 고려 중인 30대 A씨는 3억원대 주택담보대출을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중 어떤 걸로 받을지 고민에 빠졌다. 현재는 고정금리(혼합형)가 변동금리보다 0.3~0.7%포인트 정도 저렴하지만 한국은행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했고, 연내 추가 가능성을 감안하면 변동금리가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기준금리 인하에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4개월 연속 내려가며 시중은행의 금리 인하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금융당국은 가계대출의 변동성 관리 차원에서 고정금리를 권장하고 있지만 지난달 25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춘 한국은행이 연내 금리를 1~2차례 추가 인하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때문에 금리인하기 주담대를 받으려는 대출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통상적으로는 금리하락 시 변동금리 대출을 선택하는 게 차주에게 유리하고 반대라면 고정금리 대출을 받은 게 더 유리하다.그러나 금리 변동의 중장기 리스크를 고려하면 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이더라도 장기 대출을 받는 차주에게는 고정금리 대출이 유리할 수 있다.국내 장기 시장금리는 경기 상황, 물가 등 국내 요인뿐 아니라 국제 금융시장 금리 등 대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일반 소비자가 예상하기 어렵고, 차주 입장에서는 장기고정금리 주담대를 선택해 중장기 금리 경로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을 완화할 유인이 있기 때문이다.한국금융연구원 김석기 선임연구위원·김현열 연구위원은 지난 2일 '장기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활성의 필요성과 전제조건'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김석기 선임연구위원은 “추가로 대출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 차주들은 변동금리 대출이 있는 상황에서 금리가 오르면 소비를 줄여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다”면서 “금리가 1%포인트(p) 하락 시 변동금리 차주의 추가 소비 증가는 0.1% 정도였으나, 금리 1%p 상승 시 이들의 소비 감소는 2.2%로 훨씬 컸다”고 진단했다.그러면서 “금리 상승기 중 소비감소가 비대칭적으로 크게 나타났다는 점은, 차입 제약에 처한 변동금리 차주 비중이 클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영끌족'은 변동금리 상품을 이용했다면, 금리 상승 시 가계 소비에 대한 충격이 컸을 것"이라고 예상했다.즉 가계부채 수준이 높고 통화정책의 대외변수 고려가 필수적인 우리나라 상황에서는 장기고정금리 대출의 장점이 단점보다 더욱 클 수 있다는 것이다.다만 상환기간이 짧고 금리리스크 감당이 가능한 고소득자의 경우 변동금리를 고려해볼만 하다.김지영 하나은행 서압구정골드클럽 PB부장은 “주담대를 받는 고객들이 최근 들어 금리 선택에 고민을 많이 하는 편”이라며 “은행에서도 고정금리, 변동금리, 혼합형 등 3가지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는데 3가지 모두 금리 편차가 심하지 않는 상황이며, 금리인하 기대감을 가진분들은 변동금리를 선택하는 편”이라고 했다.심혜진 하나은행 서압구정골드클럽 센터장은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조달금리, 가산금리 등 영향으로 고객들이 체감하는 실제 시중금리는 많이 인하되지는 않았다”면서 “상환기간이 길지 않다면 편이라 고정금리 추천을 하는 편”이라고 했다.이어 “고정금리로 대출을 받더라도 중도상환수수료가 인하되고 있는 점을 이용해 중간에 변동금리로 갈아타는 것도 방법”이라고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