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페이 실적 부진 여전 … 현대카드 총 결제액 중 1%저조한 단말기 보급률·소액 결제·교통카드 비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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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페이가 국내 시장에서 좀처럼 부진의 늪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러 장벽에 가로막혀 국내 간편결제 시장을 휘어잡고 있는 삼성페이의 아성을 뛰어넘기 어렵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런 가운데 역설적으로 저조한 결제 단말기 보급률, 소액 위주 결제 규모, 교통카드 기능 부재 등 문제를 해결하면 애플페이 서비스도 대중화에 속도를 붙일 수 있을 거란 견해도 나온다. 

    ◇애플페이 결제 비중, 현대카드 총 결제액 중 1% 불과

    13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현대카드를 통해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애플페이는 도입한 지 2년째에도 여전히 괄목할 만한 사업성을 보이지 못하는 모습이다.

    현대카드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애플페이를 이용한 현대카드 결제승인금액은 2조9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기간 현대카드 총 결제액 185조5664억원 중 1.1%에 불과한 수준이다. 애플페이 결제 1건당 평균 결제금액도 1만5000원 수준에 머무른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페이의 경우 2022년 누적 결제액이 60조8599억원, 2023년에는 73조179억원을 기록하는 등 1년 만에 12조원 이상 뛰었다. 

    전 세계 간편결제 시장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자랑하는 애플페이가 국내에선 체면을 구기고 있는 것이다. 

    애플페이 서비스가 현재 국내 유일 통로인 현대카드만을 통해 제공되기 때문에 삼성·KB국민·롯데·NH농협·현대·하나·BC카드 등 다양한 카드사가 지원하는 삼성페이 결제 규모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애플페이의 국내 결제 비중이 미미한 것은 애플사와 아이폰 사용의 특수성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용 단말기 보급 더디고 교통카드 서비스 비연동

    무엇보다 저조한 결제 단말기 보급률과 교통카드 비연동 등 주요 문제가 해소되지 못하고 있다.

    애플페이 서비스를 지원하는 NFC(근거리무선통신) 단말기의 보급률은 전체 가맹점의 1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애플페이 결제 사용처가 제한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페이가 국내 시장에서 아직까지 지지부진한 것은 전용 결제 단말기의 보급 확산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단말기 보급률이 높아지면 애플페이 결제액은 눈에 띄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티머니 교통카드 도입이 더딘 것도 애플페이 대중화의 걸림돌이 됐다는 것이 전문가의 시각이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교통카드 기능이 해결되지 못한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며 "대체적으로 아이폰 사용자의 연령대가 낮기 때문에 애플페이는 편의점, 카페 등 소규모 결제로 이뤄지는데, 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돼있지 않아 소비자의 불편함을 초래하고 애플페이 서비스가 대중화되지 못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애플페이 도입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결제 단말기와 애플페이 서비스 확산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특히 애플과 티머니가 제휴 계약을 위한 막바지 논의를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아이폰 사용자의 숙원인 애플페이의 교통요금 결제 또한 해소될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 교수는 "애플페이 지원 카드사가 하나 둘 늘어나고 지금까지 수수료 무료 정책을 택했던 삼성페이가 유료화로 전환하면 애플페이 수요는 더 증가할 것으로 본다"라며 "가맹점 수수료 규제로 카드사의 신용판매 손실이 누적된 상황이기 때문에 카드사가 애플·삼성페이 모두 지원할 유인은 줄어들 수 있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