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진화대에 예산회계·청사시설관리 등 투입 현장인력 감소에… 산불현장에 단둘이 출동도 사전 인지하고도 강행… 안전·전문성 내팽개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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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공중진화대 파견 통보안 ⓒ제보자 제공
산림청 공중진화대가 본연의 현장 업무 대신 행정업무까지 떠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에 최근 대규모 인력유출로 직무교육과 훈련, 현장투입마저 소홀해지는 구조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23일 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산림청은 산림항공본부 소속 공중진화대원들에게 예산회계, 청사시설관리, 공사감독, 사이버보안업무 등 행정업무를 떠넘긴 것으로 드러났다.앞서 산림항공본부는 청원경찰법에 명시되지 않은 행정업무를 청원경찰에게 맡겼으나, 2023년 해당 문제가 부각되며 해당 업무에 공중진화대원들을 투입했다. 대체 인력 배정이 아닌 현장대원에게 업무 분장을 맡기며 본래의 직무교육과 훈련이 소홀해지는 구조적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산림청 소속 공중진화대원 A씨는 "본부에서는 행정인력이 부족하니 기관홍보 업무, 산업 안전보건 업무, 시설 업무까지 공중진화대에 떠넘기고 있다"며 "조종사는 조종만 해야 하고 정비사는 정비만 해야 하니 공중진화대보고 잡일을 하라는 식"이라고 말했다.여기에 지방청과 지원팀으로 파견이 지속되며 현장 인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주말과 공휴일에도 격주로 비상근무를 해야 하지만, 일부 관리소는 인력 부족으로 인해 단 2~3명이 산불현장에 출동해야 하는 사례까지 나온다는 게 현장대원의 전언이다.더욱이 파견된 대원들이 과도한 행정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연간 92시간의 직무교육 훈련을 이수하라는 지시를 받고 있다는 것도 지적 사항이다. 결국 행정업무와 훈련을 병행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워 형식적이고 실적 쌓기에 그치는 교육이 대부분이다. -
- ▲ 산림청 항공지원팀 사무분장 조정 방안 및 계획 ⓒ제보자 제공
특히 현장대원의 행정업무 투입과 근무부서 조정으로 항공지원 업무 공백과 현장 업무 추진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산림청이 사전에 인지했던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은 가중될 전망이다.이에 최근 발생한 故이영도 대원의 순직과 산림청의 안일한 행정처리가 무관하지 않으며, 예견된 '인재(人災)' 사망이라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결국 산림청의 업무 분장을 비롯한 시스템이 대원들의 전문성을 저하시킬 뿐 아니라 임무 수행 중 안전을 위협하는 중요한 요인으로도 작용해 왔다는 것이다.A씨는 "현장에서 충분한 경험치를 쌓고 행정업무에 투입된다면 모르겠지만, 경험치가 적은 젊은 대원들은 스스로 불안해하고 있다"며 "행정 업무에 투입되더라도 경력단절이 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훈련과 능력유지를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공중진화대원 B씨는 "공중진화대는 산림항공과 소속인데, 산림항공과는 헬기조종에만 집중하는 구조라 공중진화대를 위한 발전방향과 안전대책을 수립해봤자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공중진화대원의 안전대책이 나오기란 결코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이영주 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현장대원이 행정 업무를 병행하면서 피로가 누적될 경우 현장 업무에서 체력적으로 한계에 부딪힐 수 있다"며 "산림청이 현장 업무를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조직과 능력들을 갖추기 위해서 필요한 부분들을 갖춰 나가고, 현장 목소리를 한 번 더 확인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
- ▲ 진천산림항공관리소 근무부서 조정 검토보고안 ⓒ제보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