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4종 차량 시승디자인, 성능 면에서 현대차 버금세단·해치백·SUV… 종류별 매력 톡톡'아토3' '씰', 3000만원대 출시 전망2억대 오프로드 특화 SUV도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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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BYD(비야디)가 내년 초 한국 승용차 시장에 진출한다.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을 깨고 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지난 19일 BYD는 중국 선전시 홍저우 국제 요트타운에 S자·8자·가속·산길 험로 등으로 구성된 짐카나와 트랙을 마련, 한국 기자들에게 차량 4종에 대해 시승 기회를 제공했다.왕조 시리즈의 소형 SUV ‘아토3(ATTO3)’를 비롯해 해양 시리즈의 중형 세단 ‘씰(SEAL)’, 팡청바오 브랜드의 중형 SUV ‘바오5(Bao5)’, 양왕 브랜드의 오프로드 특화 SUV ‘U8’ 등 1000만원대 차부터 2억원에 이르는 차까지 다양한 차종이 준비됐다.차량과 시승코스에 대해 간략한 설명을 들은 후 내년 초 한국에 출시될 가능성이 큰 아토3를 가장 먼저 시승했다. 아토3는 전장 4455mm, 전폭 1875mm, 전고 1615mm, 휠베이스 2720mm로 기아 셀토스와 비슷한 사이즈였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510km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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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외관의 아토3를 탑승하니 다소 낯선 실내 디자인이 눈에 들어왔다. 문 하단에 모두 현악기를 연상케 하는 주황색 줄 3개가 있는데, 튕겨보지 않고 지나가기 어려웠다. 젊은 층을 겨냥한 헬스클럽 이미지를 차입했다고 하는데, 호불호가 갈릴 듯 했다.아토3의 주행 성능엔 이질감이 없었다. 소형 전기 SUV임에도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이 7.3초로 우수한 가속력을 갖췄다. 전기차 특성답게 급가속에 무리 없었고, 급격한 회전에도 쏠림이 적었다.이후 역시 한국 출시가 유력한 씰을 시승했다. 씰은 전장 4800mm, 전폭 1875mm, 전고 1460mm, 휠베이스 2920mm로 현대차 쏘나타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아토3와 비교해 더욱 날렵하게 빠진 외관이 눈길을 끌었다. 씰의 최대 주행거리는 650km.내부엔 탑재된 큼직한 디스플레이는 가로와 세로로 편의에 따라 바꿔 사용할 수 있다. 씰은 3.8초의 제로백으로 빠른 속도감을 경험할 수 있었다. 비가 내려 바닥에 물이 흥건한 편이었지만 급회전 구간에서도 큰 쏠림 없이 부드러운 주행감을 자랑했다. 이날 정해진 코스에서 주행을 잠깐 한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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씰에는 BYD의 CTB(Cell-to-Body) 기술이 최초로 적용됐다. CTB는 블레이드 배터리를 차체와 완전히 통합, 강력한 샌드위치 구조를 형성한다. CTB로 인해 공간 활용성도 향상, 차체 높이는 유지되면서도 차량 하부 높이는 10mm 낮아져 주행시 더욱 안정감을 느낄 수 있었다.다음으로 BYD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양왕의 U8을 타고 급경사, 산길 험로 재현 구간을 체험했다. 오프로드 특화 SUV답게 4개의 모터가 독립적으로 구동, 역동적이면서도 안정감 있게 앞으로 돌진했다.U8은 무려 1200마력을 자랑하며, 제로백은 3.6초에 불과하다고 한다. 각 휠의 정밀한 토크 벡터링은 타이어가 터져도 안정성을 보장하며, 폭우와 같은 극한의 상황에서 최대 30분 동안 물에 떠 있을 수 있다는 특징도 보유했다.이어 중형 SUV이자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차량인 바오5를 타봤다. 바오5는 U8 축소 버전의 외관에 강력한 오프로드 성능을 갖춰 급경사와 험로를 손쉽게 통과했다. 체구가 상대적으로 작은 시승자로서 U8보단 바오5가 다루기 쉽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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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각의 매력을 지닌 이들 차량의 가격이 궁금했다. 아토3는 2300만~2800만원대, 씰은 3000만원 중반에 중국에서 판매 중이며 U8의 경우 프리미엄 모델답게 1억5000만~2억원에 달한다고 한다. 바오5는 중국에서 4000만~5000만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이들 차량이 한국에 출시되면 관세와 딜러 비용 등이 붙어 20~30% 정도 더 높은 가격이 책정될 수 있다.아토3가 2000만원대에 판매된다면 사회 초년생의 첫차로 손색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씰이 출시된다면 현대차 아이오닉6와의 경쟁이 예상되는데, 역시 경쟁력 있는 가격 책정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날 시승은 하지 못했으나 한국 출시가 유력한 ‘돌핀(Dolphin)’의 경우 중국에서 1000만원 후반대에 판매 중이다.시승 후 이들 차량이 한국에 들어온다면 분명히 ‘메기 역할’을 할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시장의 예상대로 BYD가 저가의 대중화 전략을 펼지, 반대로 고가의 고급화 전략을 택할지 미지수지만 다양한 차종으로 소비자 선택지를 넓힌다는 측면에서 긍정적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BYD는 우선 소비자들이 좋아할 만한 모델부터 선보이고, 이후 차량 모델에 제한을 두지 않고 매년 새로운 모델을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한국 내 승용차 판매 및 서비스를 위한 지역별 네트워크 구축과 함께 인력 채용, 차량 인증 등 준비에 한창이다.류쉐량(LIU XUELIANG)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는 “첫해는 판매 목표를 설정하지 않겠다”면서 “BYD의 최상위 제품과 기술로 소비자에게 더 많은 친환경차 체험 기회를 제공해 소비자 선택지를 넓히고, 한국 시장을 세계적으로 앞선 전기차 시장으로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