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캐즘 속 하이브리드차 판매 급증연비·인프라 강점… 내수 밀고 수출 끌고11월 누적 수출액 648억 달러 '역대 최고'
  • ▲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현대차
    ▲ 디 올 뉴 팰리세이드. ⓒ현대차
    올해 자동차 수출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기차 판매가 캐즘(일시적 수요 부진)에 따라 부진했던 반면 하이브리드차(HEV)가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며 자동차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35만2307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 28만3365대와 비교해 24.3%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연간 판매량(30만9164대)도 이미 뛰어넘었다.

    같은 기간 전기차는 13만9067대 판매에 그쳐 전년 동기 14만9939대 대비 7.2% 줄었다. 올해 보조금 지급이 사실상 마감된 만큼 12월 실적을 고려해도 전기차는 지난해 연간 판매량(16만2593대)에 못 미칠 전망이다.

    내연기관 차량은 디젤에 이어 가솔린도 입지가 줄고 있고, 전기차는 화재 우려와 충전 등 인프라 부족에 따른 불편, 보조금 삭감 등에 따라 판매가 주춤한 사이 하이브리드차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차는 동급 전기차와 비교해 가격이 합리적인 데다 우수한 연비, 편리한 연료 충전 환경 등이 강점”이라며 “완성차 업체들도 하이브리드 모델의 신차 출시 위주로 전략을 짜면서 하이브리드차가 대세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실제 올해 가장 많이 팔린 승용차인 기아 쏘렌토는 전체 판매량 8만5710대 가운데 하이브리드 모델 비중이 71.2%(6만1079대)를 차지했다. 현대차 싼타페 역시 7만912대 중 71.4%(5만947대)가 하이브리드 모델로, 하이브리드차가 현대차·기아의 내수 판매를 주도했다.

    르노코리아는 하이브리드를 앞세운 그랑 콜레오스 신차 효과로 올해 11월까지 내수 판매가 60.1% 늘었다. 그랑 콜레오스는 출고 54일(영업일 기준)만에 1만5912대가 팔렸는데, 하이브리드 비중이 96%에 달했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차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마일드 하이브리드(MHEV)를 포함한 올해 1~11월 수입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12만7848대로 전체 수입차 판매량(23만9764대)의 53.3%에 달했다.

    하이브리드차 인기에 힘입어 올해 자동차 수출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자동차 수출액은 648억 달러(약 93조658억원)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던 지난해보다 0.4% 증가했다.

    차 수출 증가는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가 견인 중이다. 11월 하이브리드차 수출은 1년 전보다 55.6%가 증가한 10억3000만 달러로, 4개월 연속 수출액이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지엠(+9.1%)과 KGM(+219.3%), 르노코리아(+197.5%) 등 중형 3사의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하이브리드차 인기는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르노는 그랑콜레오스 이후 새 하이브리드 모델을 개발 중이고, KGM도 상반기 토레스를 시작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도 2026년쯤 첫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을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