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선포 여파에 외국인 매도 폭탄…전날 순매수서 돌아서코스피·코스닥 하락…널뛰는 원·달러 환율경기둔화 악재에 정치 불안감까지 가중…"수급 불안 확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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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날 국내 주식을 모처럼 대량 매수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간밤 비상계엄 선포 여파로 다시 '셀 코리아'에 나섰다. 그간 국내 경기둔화 가능성에 엔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까지 겹쳐 외국인의 자금 이탈이 지속돼온 가운데 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불안감이 가중되면서 코스피 수급 불안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44% 하락한 2464.00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전장 대비 49.34포인트(1.97%) 내린 2450.76으로 출발해 단숨에 2500선을 내줬다. 개장 직후 낙폭을 1% 이내로 줄였다가 다시 하락폭을 키웠고, 장 중 한때 2% 넘게 밀려 2440선마저 위협받았다.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4092억원어치 순매도하며 증시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은 3341억원, 기관은 234억원 순매수했다.  

    코스닥은 전날 대비 1.98% 하락한 677.15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서 오전까지 매수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은 155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개인과 5억원 순매도, 기관은 170억원 매수 우위를 보였다.

    전날 한국 증시에서 7거래일 만에 순매수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다시 '팔자'로 돌아선 모습이다. 

    지난 3일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8월16일(1조2054억원) 이후 석 달 반 만에 최대 규모인 5395억원의 강한 순매수를 보인 바 있다. 

    비상계엄이 6시간 만에 해제되며 사태가 일단락됐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거취를 둘러싼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되자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간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1440원을 뚫었던 원·달러 환율은 1418.1원에 개장한 뒤 1410.1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430원을 돌파한 건 지난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증시에서 매도하면 환율 상승 요인이 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관세 부과 이슈와 달러 초강세 현상, 국내 경기 둔화 신호와 엔케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까지 겹치면서 외국인들의 수급 불안은 하반기 내내 지속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7월부터 11월까지 5개월간 코스피 시장에서 18조996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올해 성장률을 2.2%로 하향 조정하며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 29일 코스피에서만 7482억원어치 순매도에 나섰다. 

    증권가에선 그간 외국인의 수급 불안이 지속된 가운데 정치 불안이라는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외국인 투자자 이탈이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치 불확실성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에 불리하게 작용한 가운데 금융당국에서 긴급 대책을 발표하면서 코스피 낙폭은 제한된 모습"이라며 "당분가 원화 약세 기조가 지속될 것이란 경계감에 해외 자금이 국내 증시에서 이탈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도 "외국인의 자금 이탈 확대 가능성은 정치 리스크가 얼마나 빠르게 수습되느냐에 달려 있다"면서 "어떤 방향이든 계엄령이 빨리 해제된 것과 마찬가지로 빠르게 수습되느냐 여부가 중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