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외화 RP 통해 유동성 공급…대상 증권·기관 확대금융위 “필요시 수십조원 규모 증안펀드·채안펀드 가동”금감원, 24시간 비상 대응체계…매일 점검 회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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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기습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로 국내 자본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금융·외환시장 안정화 조치를 적극 시행키로 했다.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장(2500.10)보다 36.10포인트(1.44%) 내린 2464.00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장 대비 49.34포인트(1.97%) 내린 2450.76으로 출발한 지수는 장중 2%대까지 낙폭을 키우기도 했지만, 일부 낙폭을 만회했다.이날 개인과 기관투자자는 각각 164억원, 3404억원을 순매수했지만, 외국인이 408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전날 기준 7거래일 만에 순매수에 나섰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다시 매도세로 돌아섰다.간밤 비상계엄 사태의 후폭풍으로 국내 증시가 폭락할 것이라는 우려보단 선방했다는 평이다. 특히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시장 안정화에 총력 대응을 공표한 점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4일 새벽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이 긴급회의를 열고 가능한 수단을 총동원해 금융시장을 안정시킬 것이라고 발표한 점에 주목했다”며 “국내 증시 개장 이후 단기적인 가격 변동성은 불가피했지만, 금융당국의 시장 안정화 조치가 적극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만큼 그 변동성 증폭의 지속력은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실제 한은은 이날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비상계엄 관련 혼란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외화 RP(환매조건부채권) 등으로 외화유동성을 공급하고 환율이 급변동할 경우 다양한 안정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한은은 “원화 유동성 공급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RP 매매 대상 증권과 대상 기관을 확대키로 했다”고 말했다. RP 매입은 국채, 정부보증채와 금통위가 정한 기타 유가증권이 매입 대상이며 이번 임시 금통위에서 산업금융채권, 중소기업금융채권, 수출입금융채권, 9개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특수채, 농업금융채권, 수산금융채권, 은행법에 따른 금융채까지 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RP 매매 대상 기관은 국내은행과 외은 지점 전체, 증권사와 선물회사 전체를 허용하기로 했다.한은은 필요시 전액 공급 방식의 RP 매입을 실시하고 채권시장과 관련해 국고채 단순 매입과 통화안정증권 환매도 충분한 규모로 실시한다. 한은은 “신용위험 관리를 위해 ‘자기발행채권 및 관계회사 발행채권’은 매매 대상 증권에서 제외하고 새로 추가된 대상 증권의 신용위험이 한은에 과도한 부담을 주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금융위는 이날 오전 8시 30분경 김병환 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장·금융 공공기관 등 유관기관장·금융협회장 등과 ‘금융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했다. 김 위원장은 “증시는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 등 시장안정 조치가 언제든 즉시 가동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채권·자금시장은 총 40조원 규모의 채권시장안정펀드와 회사채·CP 매입 프로그램을 최대한 가동해 안정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이어 그는 “이어 “금융회사의 외환 건전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증권금융을 통한 외화유동성 공급 등을 통해 환율 상승에 따른 마진콜 위험 등에도 대응해 나가겠다”며 “각 기관은 각자 영역에서 미리 준비된 대응계획에 따라 철저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금감원도 이복현 원장 주재로 모든 임원이 참석한 ‘확대 금융 상황 점검 회의’를 열어 비상계엄 이후 금융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금감원은 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될 때까지 24시간 비상 대응체계를 가동해 매일 금융 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하고, 이상징후 탐지 시 관계기관과 공조해 필요한 모든 안정 조치 실행키로 했으며 외은 지점 등 해외 투자자들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우량한 대외건전성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소통한다.또한 금융권 외화 조달 여건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금융사별 외화유동성 변동 추이를 밀착 점검할 계획이며 기업 금융 애로 상담센터를 운영해 필요시 대출 만기 연장, 상환유예 등 신속 지원 프로그램 등을 통해 지원한다.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규모는 우려보단 크지 않았으며 지수가 급락할 경우에도 11월 중순과 마찬가지로 국내 자금의 매수세가 증시를 지지할 것”이라면서 “외국인 자금이탈 확대 가능성은 정치 리스크가 얼마나 빠르게 수습되느냐에 달려 있으며 어떤 방향이든 간에 빠르게 계엄령이 해제된 것과 마찬가지로 빠르게 수습되느냐의 여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 연구원은 “경제의 돌파구가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증시는 정치적 변화, 통화·재정정책의 확장에서 기회를 찾을 것”이라며 “수습이 되면, 증시는 안정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