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주일 새 24.5원 뛰어… 지난주 주요국 통화 중 가장 약세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당시도 변동성 발생비상계엄 때 급락했던 가상자산 시장… 탄핵안 부결에는 ‘조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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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계엄 사태 이후 탄핵정국이 본격화되는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환율이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과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정국 당시에도 원·달러 환율이 올랐었다.

    지난 7일 국회의 표결을 통해 대통령 탄핵이 부결됐지만 탄핵 정국이 장기화되면서 당분간 금융 시장의 단기적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한 주간 24.5원 뛰어… 상승폭 11개월 만에 가장 커

    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지난 한 주간 24.5원(주간거래 종가 기준) 뛰었다. 지난주 상승폭은 지난 1월 15∼19일 25.5원 이후 약 11개월 만에 가장 컸다. 

    환율은 지난달 29일 1394.7원에서 지난 6일 1419.2원으로 오르며 1400원이 고착화되는 모습이다.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국면 등 국내 정치적 불안이 계속되면서 환율에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원·달러 환율은 1443.85까지 치솟으며 2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후 국회의 계엄 해제안이 수용되고 윤 대통령이 계엄 해제를 발표하면서 다소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윤 대통령 탄핵안을 발의하면서 정국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환율 변동성이 다시 확대됐다. 결국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은 지난 7일 국회 본회의에서 폐기됐다.

    앞서 두 차례의 탄핵은 환율 시장에 큰 불안 요소로 작용됐다. 지난 2004년 3월 故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 환율은 50원 가까이 널뛰었다. 2016년 12월 박 전 대통령 탄핵안 발의부터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이르는 3개월 동안 원·달러 1100원대 초반에서 1200원대 이상으로 100원 가까운 변동 폭을 보였다.

    다만 전문가들은 과거 노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중장기적인 경제 지표에 미치는 미미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전 대통령들의 탄핵 결의 당시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들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이메일 서한을 보냈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데이터를 보면 중장기 영향이 크게 없을 수 있다. 단기적 영향이 이번보다 작았고, 장기적인 영향은 거의 없었다"고 평가했다.

    다만 단기적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원·달러 환율이 1450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최재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 정치 불확실성이 당분간 확대될 여지가 있다"며 "정치 불확실성이 높아지거나 장기화될 경우, 경제정책 불확실성도 높아지고 이는 경기와 금융시장에 대체로 부정적인 영향을 유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대차증권은 내년 상반기 달러·원 환율 범위를 1370~1450원으로 제시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겹쳐 내년 상반기 경기 하방 압력과 환율 상승 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당분간 환율 변동성은 확대될 것으로 본다”며 “정부와 금융당국이 유동성 공급 등 시장 안정 조치를 이미 취해 놓은 상황이지만 단기적 변동성은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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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엄사태’ 때 출렁였던 가상자산… 탄핵안에는 ‘잠잠’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크게 출렁였던 가상자산 시장은 전날 윤 대통령 탄핵 소추안 무산에 큰 변동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퇴장으로 부결 가능성이 커졌을 당시에는 일시적으로 상승전환됐지만 이후 다시 소폭 하락하며 보합권에 머무르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계엄 선포 당시 투자 심리가 악화하며 국내 거래소 가상자산 시장이 혼란에 빠졌었다. 암호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은 계엄령 선포 직후인 오후 10시50분께 국내 주요 거래소에서 8800만원선까지 떨어지며 30%가량 폭락했다.

    당시 국내 거래소와 해외 코인 거래 가격 차이를 의미하는 ‘김치 프리미엄’이 -32%에 달했다. 비상계엄 해제 선언 후 20분 만에 다시 원래 수준까지 회복했다. 비상계엄 사태는 비트코인 외에도 국내 투자자 비중이 높은 리플,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알트코인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들 모두 이날 일제히 두 자릿수 낙폭을 기록했다.

    그러나 이번 탄핵 소추안의결 때는 큰 충격 없이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김치 프리미엄 수치도 변동성 없이 유지되고 있다.

    거래소 관계자는 “비트코인은 비상계엄 선포 때 빠르게 떨어지고, 이후 빠른 속도로 회복되며 큰 변동성을 보인바 있다”며 “다만 가상자산 시장 자체가 해외 시장이 주도하고 있어 국내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