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사회연구원, 19∼49세 가임 연령대 성인 인식조사 결과 발표결혼 준비에 '평균 4억원 필요' 인식… 주택 자금이 2.5억원
  • ▲ 서울 시내의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 모습. ⓒ뉴시스
    ▲ 서울 시내의 한 산후조리원 신생아실 모습. ⓒ뉴시스
    가임 연령대 성인의 절반 이상이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과 20대, 일자리가 불안정한 비정규직 등에서 '무자녀' 선택 비율이 두드러졌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저출산·고령사회에 대한 국민인식 조사 결과: 결혼, 출산, 세대 가치관을 중심으로'를 주제로 제36회 인구포럼을 열고 이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보사연은 전국의 만 19~79세 남녀 4000명을 대상으로 저출산·고령사회 대응 국민인식 및 가치관 조사를 시행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만 19~49세 가임 연령 남녀 2500명의 답변을 분석해 공개했다.

    출산 관련 인식을 조사한 결과 자녀의 필요성에 대해 '없어도 무관하다'는 답변이 전체의 52.6%로 과반이었다.

    이어 "있는 게 없는 것보다 낫다'(30.2%), '꼭 있어야 한다'(10.3%), '모르겠다'(6.9%) 순이었다.

    여성이거나 20대, 소득이 낮을 때 자녀에 대해 소극적인 편이었다.

    여성의 63.5%, 19~25세의 54.6%, 26~29세의 57.2%가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했다. 월평균 근로소득이 300만원 미만일 때도 이러한 경향이 짙었다.

    월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응답자의 59.5%, 100~200만원 미만일 때 54.8%, 200~300만원 미만일 때 55.6%가 자녀가 없어도 무관하다고 답했다.

    이상적인 자녀 수는 평균 1.33명으로 나타났다. 무자녀(0명)를 선호하는 경우는 30.1%에 달했다. 자녀 1명 선호는 14.4%, 2명은 49.1%, 3명 이상은 6.4%였다.

    배우자가 있는 응답자의 69.3%는 추가 출산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나 또는 배우자의 나이가 많아서'가 20.5%로 1위였다. 2위와 3위는 각각 '자녀를 키우는 데 양육비가 너무 높아서'(18.2%), '경제적 사정이 어려워서'(16.0%)로 나타났다.

    결혼에 대한 인식 조사에서는 '반드시 해야 한다'(4.7%), '하는 편이 좋다'(29.3%) 등 긍정적인 답변이 34.0%로 나타났다. 49.3%는 결혼에 중립적이었으며, 14.8%는 '하지 않는 것이 낫다'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결혼을 위해 필요한 조건을 4점 만점으로 묻자 '만족할 만한 일자리'가 3.41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주택 비용 마련'(3.36점), '결혼 후에도 일 또는 학업을 그대로 할 수 있는 환경'(3.31점), '결혼 예식비 마련'(2.78점) 등이었다.

    응답자들이 인식하는 평균 결혼 준비 자금은 총 3억3996만원으로 조사됐다. 이 중 주택 마련 자금이 2억5517만원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담당한 김은정 부연구위원은 여성, 저소득, 20∼30대 청년층, 도시 지역 거주자일수록 결혼과 출산에 대해 더 부정적으로 인식했다"며 "결혼, 출산에 대한 인식 변화 노력이 중요하고 맞춤형 접근이 필요하다"고 해석했다.

    이어 "일자리, 주거비, 양육비 등 경제적 이유가 결혼 및 출산 의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며 "좋은 일자리 창출과 주거비 안정화, 사교육비 등 양육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다양한 부처와의 협업과 민관 협력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