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진 올해, 리스크관리‧내실 다지기 집중
  • ▲ 양종희(왼쪽부터) KB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각 사
    ▲ 양종희(왼쪽부터) KB금융 회장과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각 사
    주요 금융그룹 회장들이 2025년 을사년(乙巳年)을 맞아 경영 목표로 일제히 신뢰 회복과 내부통제 혁신, 그룹 내 협업을 꼽았다. 

    특히 올해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하며 무리한 외형 성장보다는 리스크 관리와 안전하고 건강한 성장에 방점을 두고 경영하겠단 방침이다. 

    2일 4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 회장은 지난해 비상계엄 사태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정성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내실 다지기와 리스크관리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신년사에서 “올해는 어느 때보다 예측하기 어려운 혼돈과 격변이 예상되는 상황으로 고객과 시장의 불안감을 상쇄시킬 수 있는 ‘견고한 신뢰와 안정감’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 등을 흔들림 없이 이행할 것이며, 고객이 안심하고 KB를 믿고 거래할 수 있도록 주주와 고객의 가치 제고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금융인은 개인 또는 회사의 이익이 아닌 고객의 신뢰를 최고 가치로 둬야 한다”고 강조하며 내년 경영 방향으로 내부통제 확립, 차별화된 고객 가치 창출, 금융을 통한 사회적 문제 해결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진 회장은 “지난해 내부통제에 역점을 두고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고객과 사회의 눈높이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올해는 보다 실질적인 내부통제 체계가 구동될 수 있도록 관리 감독, 평가, 모니터링 전반을 꼼꼼히 살피고 임직원 윤리의식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경기침체와 대내외 불확실성 증대 등 위기 극복을 위해 복잡한 전략이나 단기적 해결책보다는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요소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 회장은 “부족한 손님기반을 늘리고, 철저한 리스크관리와 엄격한 내부통제, 효율적인 비용집행으로 내실을 다져야 한다”면서 “당장의 성과에 집착하기보다는, 더디 가더라도 지속 가능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조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보다 중요하다”고 짚었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지난해 발생한 금융사고에 대해 송구함을 전하며 올해 비상경영체계를 선언했다. 

    임 회장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는 절박한 심정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로 신뢰 회복을 위한 발걸음을 내디뎌야 할 때"라며 ‘신뢰받는 우리금융, 내부통제 혁신‧핵심경쟁력 강화‧그룹도약기반 확보’를 경영 계획으로 수립했다. 

    임 회장은 “내부통제 혁신안을 철저히 마련하고 신속히 이행해 모든 영업과 업무 과정에서 내부통제가 효율적으로 녹아들어 원활히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면서 “개인의 윤리의식 제고와 실천의지, 윤리적 기업문화를 올바르게 정착하자”고 당부했다. 

    지주 회장들은 지난해 발표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의 성실한 이행과 그룹과 이종업종 간 긴밀한 협업을 한목소리로 당부했다. 

    함영주 회장은 “그룹 전체의 계열사간 시너지를 확대함으로써 비은행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속 가능한 성과를 창출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당장 손해가 불가피하더라도 내가 먼저 손을 내밀어 서로 힘을 모을 때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양종희 회장은 “빅테크, 플랫폼 기업은 경쟁자가 아니라 새로운 길을 함께 만들어가는 파트너”라며 “다른 기업의 플랫폼, 서비스와 결합할 때 파급력과 성공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고 성과도 커진다”고 했다. 

    임종룡 회장은 “지난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통해 밝힌 주주, 시장과의 약속도 정교한 자본 적정성과 유동성 관리를 통해 반드시 이행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