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물류서비스법 개정안 국회 통과하며 속도CJ대한통운, 로봇개 스팟 활용해 2차례 테스트롯데글로벌로지스, 로봇 상용화 위해 3단계 실증
  • ▲ CJ대한통운이 로봇개 스팟을 활용해 라스트마일 실증을 진행했다. ⓒCJ대한통운
    ▲ CJ대한통운이 로봇개 스팟을 활용해 라스트마일 실증을 진행했다. ⓒCJ대한통운
    미래산업의 핵심으로 꼽히는 로봇 기술이 물류업 전반에 도입되고 있다. 이제는 로봇이 택배배송의 마지막 단계인 라스트마일까지 책임지며 로봇을 활용한 미래형 물류서비스 구축에 속도가 붙고 있다.

    17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라스트마일 로봇 배송 시장은 2023년 약 9억 달러(약 1조2100억원)에서 2030년 약 42억 달러(약 5조66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22.7%에 이른다.

    통상 라스트마일 단계는 배송 과정 중 인력이 가장 많이 투입되고 전체 물류비용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이 과정에 배송로봇을 활용하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어 글로벌 기업을 비롯한 여러 물류회사의 투자가 끊이지 않고 있다.

    더불어 국토교통부가 지난 7일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하며 이달 17일부터 택배서비스사업과 소화물배송대행사업의 운송수단에 화물차와 이륜자동차 외에 드론과 로봇이 추가됐다. 

    업계는 로봇 배송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며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물류기업들은 일찍이 로봇전문기업과 손잡고 로봇배송의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한 실증사업에 착수했다. 기존 물류업계에서 단순 상품분류에 그치던 로봇의 활용도가 배송까지 범위를 넓힌 것이다.

    가장 먼저 실전 투입 준비를 마친 로봇은 CJ대한통운의 로봇개 ‘스팟(SPOT)’이다. CJ대한통운은 기아, 현대건설, 로봇 전문 스타트업 디하이브와 손잡고 보스턴 다이나믹스의 로봇개 스팟을 택배현장에 활용했다. 기아가 실증 사업을 총괄하고 작년 4월까지 두 차례 실증을 마쳤다.

    스팟은 최대 14kg의 짐을 실을 수 있으며 1초에 1.6m를 전진해 고객의 문 앞에 정확히 상품을 배송한다. 택배기사가 스팟의 등에 있는 적재함에 물건을 올려주면 스팟은 지상으로 연결된 계단을 네 개의 발로 내려온다.

    스팟은 로보파일럿 플랫폼 기능을 통해 각종 장애물을 피할 수 있고 빌딩 내 계단 등 복잡한 경로도 문제없이 이동한다. 택배차량이 이동할 때는 화물칸에 마련된 충전기에서 충전할 수 있으며 60분 충전 시 100분 정도 활용할 수 있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물류센터에서 이뤄지는 분류∙피킹에서 나아가 최종 배송 단계까지 로봇이 투입되며 물류 전 단계에 걸쳐 첨단 기술을 접목할 예정이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도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도 자율주행로봇 전문기업 로보티즈와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서 주관하는 ‘규제혁신 로봇 실증 사업’ 2단계 사업을 진행하며 로봇 배송 상용화를 준비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실증한 택배 로봇 ‘개미’는 작년 10월 2단계 실증을 마쳤다.

    실증에 투입한 4세대 실외 자율주행 로봇 개미는 높이 73cm에 네 개의 바퀴로 작동하며 로봇 팔이 있어 스스로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 층간 이동을 할 수 있다. 적재함에 물건을 올리는 방식의 스팟과 달리 개폐 방식의 택배함이 별도로 장착돼 있어 상품 분실 위험을 줄였다.

    자율주행 배송로봇 개미는 아파트와 인프라 연계를 통해 스스로 공동현관문을 통과하고 엘리베이터를 자동으로 호출 후 탑승할 수 있다. 또한 엘리베이터에 탑승 공간이 없으면 원격 조치를 통해 다음 엘리베이터에 탑승한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지난 14일 로봇 물류자동화 전문 기업 필드로와 협약을 체결하고 로봇 및 물류자동화 사업 모델을 설계하고, 테스트베드를 운영하는 3차 실증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로봇 배송 상용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직 양사의 로봇 배송 도입 규모와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다. 로봇이 현장에 투입된다면 업무강도가 높은 택배 기사의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배송 난이도가 높은 구역에 로봇을 투입해 배송의 효율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택배업계 관계자는 “로봇이 라스트마일에 투입되면 업무 효율 뿐만 아니라 높은 인건비와 투입되는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상용화를 통해 택배 산업 전반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자율 주행 로봇이 이동 중 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와 로봇의 법적 지위를 놓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로봇의 발전 속도에 비해 관련 법과 제도에 허점이 많다고 지적하며 법적 개선과 재발 방지 대책에 신경 써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