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환율 우려에 기준금리 연 3.0%로 동결한은 비둘기파적 동결… 내달 금리 인하 기대감“금통위원 6명 모두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 열어둬”“계엄 영향에 지난해 4분기 성장률 0.2% 밑돌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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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이날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했다. ⓒ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의 다음 금리 인하 시기에 시장 관심이 주목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고환율, 물가 등 상황을 고려해 새해 첫 기준금리를 연 3.0%로 동결하면서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 속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가 추가 금리 인하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시사하면서 다음달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1400원 후반대에 형성돼 있는 고환율이 여전히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비둘기파적 동결… 2월 인하 기대감 높아져한국은행 금통위는 지난 16일 새해 첫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수준인 3.0%로 동결했다.금통위는 지난해 10월 4년 5개월 만에 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11월에도 금리를 0.25%포인트 내리며 2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그러나 이날 3연속 금리 인하를 피하고 동결을 선택했다.이번 금리 동결은 국내 경기침체 우려보다 고환율로 인한 외환 및 금융시장 불안이 더 크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경기 방어 차원의 금리 인하 요구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고환율 기조가 이어지면서 추가 금리 인하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그러나 시장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높다는 점에서 한은이 내달에는 추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4분기 계엄 사태 영향으로 경제성장률이 0.2%를 밑돌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한은이 전망한 4분기 성장률 추정치는 0.4%다.이 총재의 발언을 보면 다음 금리 인하 시점은 내달 2월로 점쳐진다. 이 총재는 금통위 회의 직후 가진 기자 간담회에서 "성장 하방 위험이 커져 금리 인하 필요성이 커졌다"며 “그동안 금리를 두 번 인하했고 (이날 동결했지만) 금리 인하 사이클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정치적인 갈등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게 되면 미국 통화정책의 영향에서 좀 더 독립적으로 금리 인하기를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트럼프 정부가 시작하게 되면 불확실성도 어느 정도 많이 가라앉을 것”이라고 말했다.총재를 제외한 6명의 금통위원도 모두 3개월 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음 한은의 통방회의는 2월 25일이다.◇고환율, 여전히 금리 인하 발목다만 비상계엄 및 탄핵 여파로 인한 고환율이 여전히 금리 인하의 발목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이 확정된 이후 미 물가·시장금리 상승 기대 등 영향으로 치솟았다.같은 달 중순에는 1410원선을 돌파했고 12월 3일 계엄 선포 후에는 상승폭이 확대되면서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148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이 총재도 계엄 사태로 실제 원·달러 환율이 30원가량 더 올랐다고 밝혔다.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를 자극하고, 소비자 물가까지 밀어 올린다. 지난해 12월 수입 물가는 전월 대비 2.4% 올랐고, 전년 동기 대비로는 7.0% 올랐다.이 총재는 “경기 상황만 보면 금리를 내리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정치적 변화가 환율에 크게 영향을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이번 한은 금리 동결 결정으로 전문가들은 추가 인하 시점을 2월로 전망하고 있다.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형 포워드 가이던스에서는 6명 모든 위원이 3개월 내 추가 인하 의견을 제시했다”며 “2월 인하에 대한 직접적인 힌트가 제공된 만큼 2월 추가 금리인하 전망을 유지한다"고 분석했다.안재균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월 실제 인하 여부는 정치 불확실성 완화 및 환율 하락 확인이 중요하다”며 “2월 금통위 전 정치 불확실성 완화, 환율 추가 안정 속 기준금리 25bp 인하 후 2분기 추경 편성 시점에 맞춘 추가 금리 인하를 전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