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산 수가 기반 응급의료체계 유지 특별대책 가동의료공백 불가피 … 경증은 동네의원·한의원으로독감 등 감염병 '멀티데믹' 현실화 … 개인방역수칙 준수
-
- ▲ ⓒ뉴데일리DB
의정 갈등 국면에서 맞이하는 두 번째 명절인 설 연휴가 시작됐다. 독감을 비롯한 각종 호흡기 감염병이 유행하고 있는 데다가 의료공백 커져 대국민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그러나 정부를 중심으로 각 지자체, 의료단체 차원에서 응급-진료체계 풀가동 방침을 세운 상태여서 '과밀화 억제'가 가능하다면 안정적으로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26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2일부터 내달 5일까지 2주간 '설 명절 비상응급 대응기간'을 운영하며 응급의료체계 유지 특별대책을 시행 중이다.이 기간 일 평균 1만6815개소의 병의원이 문을 연다. 이는 작년 설 연휴 대비 361% 증가한 수치이며 작년 추석과 비교해 92% 가량 증가한 수치다.연휴기간 문 여는 의료기관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방안으로 연휴기간 공휴 가산을 기존 30%에서 20% 추가 지원하고 설 당일엔 보상을 더 강화해 60%를 추가 지원한다.전국 413개 응급의료기관에 대해선 기관별로 보건복지부·행정안전부 및 각 지자체 소속 담당관을 일대일로 지정해 집중 모니터링한다.독감 등 호흡기 환자를 분산하기 위해 발열클리닉도 기존 115개소에서 20개소 늘려 135개소를 지정했다. 호흡기질환 협력병원 197개소에서도 환자 진료가 이어진다.고위험 산모, 신생아 진료를 원활하게 가동하기 위해 산과·신생아 전원·이송 전담팀을 운영하고 별도의 종합상황판을 구축한다. 시·도별 NICU(신생아 중환자실) 확보 협조 요청 등 지원도 강화한다.경증 환자에 대처하기 위해 한의 의료기관도 총 1519곳(한의원 1466곳, 한방병원 53곳)가 휴일 진료에 참여한다. 지난 추석 연휴에도 약 900곳이 문을 열어 ▲근골격계 통증(39.5%) ▲염좌 관련(21.4%) ▲교통사고 관련(15.3%) ▲소화불량(8.1%) 등 환자를 진료했다.대한한의사협회는 "연휴기간 불필요하게 응급실을 찾는 환자가 적지 않다"며 "감기와 급체, 장염, 염좌, 복통, 열 등의 증상은 한의원이나 한방병원에 내원하면 효율적이다. 중증, 응급환자들로 복잡한 응급실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급한 환자 살리려면 과밀화 억제가 핵심무엇보다 설 연휴기간에 중증, 응급 환자가 대처가 중요하다. 명절 때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는 평소에 비해 2배 가량 많아진다. 문제는 가벼운 증상인데 상급종합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응급실을 찾아 병상 가동률을 높이는 현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이를 방어하는 '과밀화 억제'는 국민 스스로 인식하고 지켜줘야 할 덕목이다. 그래야만 생사를 오가는 환자를 살릴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경증은 상비약을 복용하거나 동네병원으로 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이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현재 의료공백이 장기화하면서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에서 보낸 전원 환자도 적기에 받지 못하는 실정으로 가벼운 증상의 환자가 응급실 자리를 차지하면 정작 급한 환자를 돌보기 어렵다.설 연휴 응급체계 풀가동 정책이 통하려면 수가 인상 등 조치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중증, 응급환자를 배려하는 문화를 형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기반으로 응급실 및 배후진료 의료진이 여유를 갖고 전방위적 대응이 가능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다수의 응급실 의사는 "이번 설 연휴 대책에서 가산 수가가 강조되고 있지만 정작 필요한 것은 과밀화 억제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라며 "응급체계 전달체계가 안정적으로 가동돼야만 화환자를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감염병 증가에 따른 응급환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혼란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라며 "설 연휴 대처용이 아니라 향후 이어질 의료 시스템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지금이라도 의료계에 도움을 요청하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 명절에 퍼지는 '멀티데믹' 대처법독감을 비롯한 각종 감염병이 유행 중으로 멀티데믹 우려가 커진다. 전방위적 응급체계 가동이 이뤄져도 의정 갈등 탓에 연휴기간 의료공백은 불가피하고 접근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각종 감염병에 대응하기 위한 기본 위생수칙 준수는 필수다.다수의 감염내과 전문의는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은 타인과 접촉할 때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고열이 동반되는 경우는 최대한 빨리 의료기관을 방문해 적절한 감별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특히 고령자나 고위험군의 경우는 독감에 걸려도 폐렴, 심근염 등 중증 이상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마스크 착용을 통해 전파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신상엽 KMI한국의학연구소 연구위원은 현재 유행 중인 감염병 정보를 공유하며 효율적 대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독감(인플루엔자)지난 2016년 이래 가장 높은 유행 수준을 보였던 독감은 학생들 방학과 맞물려 유행의 정점을 지났다. 하지만 4!5월까지는 일정 수준 이상의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에 국가 예방 접종 대상인 13세 이하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은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또한 증상 발생 후 최대한 빨리 치료제가 투여되어야 합병증 발생 및 타인 전파 위험을 낮출 수 있으므로 의심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적극적으로 의료기관에 방문하여 진료를 받아야 한다.코로나19최근 코로나19 입원환자가 매주 증가하고 있으며, 65세 이상 입원환자 비중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여름 유행으로 생긴 자연면역이 감소하고 학생들 방학이 끝나게 되면 본격적인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될 것으로 예측된다.국가 예방 접종 대상인 65세 이상 및 생후 6개월 이상 감염취약시설 입원·입소자 및 면역저하자는 지금이라도 백신 접종을 권장한다.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겨울철 들어 영유아(0~6세) 중심으로 RSV 감염증 입원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봄까지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며, 영유아와 노인이 고위험군을 기본적인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 준수가 중요하다.영유아의 경우 RSV 시즌(10월~3월)에 '시나지스', '베이포투스' 등 예방 항체를 사용할 수 있다. 60세 이상의 경우 RSV 백신 '아렉스비'가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상태로 올해 시판 예정이다.사람메타뉴모바이러스(hMPV) 감염증영유아 중심으로 hMPV 감염증 입원환자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확산 중이라는 보도가 있다. 봄까지 유행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며, 영유아와 노인이 고위험군이다.아직 상용화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기본적인 호흡기 감염병 예방수칙을 잘 지켜야 한다.노로바이러스 감염증노로바이러스는 겨울철 장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소화기 바이러스다. 굴, 조개, 얼음 등 오염된 물과 음식에 의한 전파가 흔하고 사람간 전파도 잘 일어난다.겨울철들어 환자가 급증하고 있으며 상용화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기 때문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자주 씻고 물과 음식을 잘 가열해서 먹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