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탓 돌리기 그만 … 진정성 있는 사과가 먼저 '초과 사망' 등 실태 파악 … 중환자·응급실 상황 점검블랙리스트 오명에도 현장에 남은 젊은 의사 지원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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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은 의료대란 속 공포의 1년을 버텼으나 누구에게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지 못했다. 여전히 해결책은 없기에 죽음을 담보로 잡힌 희생양으로 남았다. 이들을 향한 배려가 있어야 의정갈등 해소도 가능할 것이다. 우선순위가 무엇인지 돌이켜봐야 할 때다.2024년 2월 19일을 기점으로 전공의들은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하며 수련현장을 떠났고 의료공백이 발생했다. 병원을 지탱하는 기둥이 빠졌고 궁여지책으로 남은 인력이 돌아가며 버텼지만 역부족이었다.몇 달이면 끝날 줄 알았던 악몽은 계속됐고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고 '초과 사망'이 늘어났다. 이 사태가 아니었으면 죽지 않아도 됐을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는 의미다. 셈법에 따라 다르지만 3000명에서 1만명 정도로 추산된다.응급실은 배후진료가 불가능했고 암 치료는 밀렸다. 작년에 암을 판정받은 많은 환자는 병원을 찾지 못해 난민 신세가 됐다. 연명치료 중단 동의서를 종용받았고 이내 호스피스 병동이나 요양병원으로 쫓겨났다. 그러다 죽음에 이르렀다.지난해 부친을 잃은 한 보호자는 "식도암 판정이 났는데도 대학병원 치료가 계속 밀리다가 어느 순간 요양병원으로 떠밀렸고 사망하셨다. 기본적인 감염병 검사도 하지 않아 알고 보니 코로나19에도 감염된 상태임을 나중에 알았다. 제발 이러한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길 바란다"고 호소했다.서글픈 환자의 삶은 누구도 위로해주지 않았다. 정부는 정책 추진에만 함몰됐고 젊은 의사는 미래 의료의 암울함을, 의대교수는 번 아웃을 호소하고 있을 뿐이다. 생명보다 중요한 가치가 난립하는 상황에서 약자의 눈물은 외면받아야 했다.◆ 진정성 있는 사과부터 … 환자 피해 파악하고 재발방지책 마련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장은 19일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의료계와 정부 모두 환자에게 무릎을 꿇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것이 우선이다. 환자를 불안감에 빠트린 책임은 의정 모두에게 있다. 태도 변화 없이 탓만 돌린다면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이어 "의료인력 수급추계위원회보다 먼저 '환자피해조사기구'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얼마나 희생됐는지를 파악해야만 방관을 멈추게 될 것"이라며 "정부와 국회가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지금도 발생 중이며 누구에게나 언제든 찾아올 수 있는 의료대란 피해에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중증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고통받는 일들이 수면 위로 올라와야만 개선책이 만들어진다는 주장이다.의료인력 추계위 등 논의가 평행선을 그리고 2026년 정원에 타협점을 찾지 못하면 더 심각한 의료 파업의 시대가 올 것이라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집단 이탈의 공포가 환자들에게 학습된 탓이다. 추후 의료정책 설계과정에서 동일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김 회장은 "사태의 심각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중환자, 응급실 공백을 막기 위한 법적 정비나 법제화를 추진해야 한다. 그리고 집단 이탈을 방어할 재발방지법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환자피해조사기구와 재발방지법을 근간으로 제2의 의료대란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정비를 하자는 제안이다.◆ 현장에 남은 젊은 참의사 "감사"지난 1년간 현장을 지킨 젊은 의사들의 사명감에 대해서 환자단체 차원에서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중증질환연합회는 "블랙리스트 등 오명에도 환자를 지키려 현장에 남은 젊은 참의사들에게 온 마음을 다해 감사드린다. 이러한 분들 덕분에 어려운 시기에도 살아남는 환자가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집단 내 따돌림을 각오하면서도 현장에 남은 전공의들은 향한 정책적 지원책 발동 역시 환자들의 강력한 요구"라며 "환자를 지키는 의사들이 더 인정받는 구조로의 생태계 변화를 원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