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엔비디아·브로드컴, 18A 성능 평가 등 테스트"AMD·아마존·MS 등도 검토 … 매출 증가·신뢰도 제고트럼프 '자국 우선주의' 내세워 인텔 경쟁력 회복 지원TSMC, 美 145兆 신규 투자 … 삼성 격차 벌리기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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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비디아와 브로드컴, AMD 등 글로벌 빅테크들이 인텔의 차세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공정을 테스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대만 TSMC와 격차를 줄여야하는 가운데 인텔 추격까지 더해지며 2나노미터(㎚·1㎚=10억분의 1m) 수율과 고객사 확보가 더욱 시급해졌다는 평가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로이터는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인텔의 최신 1.8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테스트하고 있다고 3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테스트는 제조 계약을 체결할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것으로, 완전한 칩 설계가 아닌 고급 인공지능(AI) 프로세서와 기타 복잡한 칩 생산 등 공정의 가동과 성능 평가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언제부터 진행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으면 향후 수개월 간 지속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제조 테스트 후 인텔이 사업을 따낼 것이라는 보장은 없지만 글로벌 빅테크들의 인텔에 대한 기술 신뢰도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인텔은 앞서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과 1.8 나노에서 칩을 생산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으며, 어드밴스드 마이크로 디바이시스(AMD) 또한 인텔의 18A 제조 공정이 자사의 필요에 적합한지 평가 중이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빅테크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에 눈치를 보고 있는 만큼 실제 계약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내 반도체 생산 확대를 적극 강조하며 인텔의 경쟁력 회복에 힘을 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인텔 파운드리 활용은 반도체 관세 면제 등 다양한 이점을 가져다줄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만약 인텔이 엔비디아나 브로드컴 등 글로벌 빅테크들을 고객사로 유치하는 경우 매출 증가와 기술 신뢰도 제고로 인한 추가 고객사 확보 등 효과가 기대된다. 침체에 빠진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인텔은 경영난을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구조조정과 감원, 브로드컴과 TSMC로의 분리매각 등이 거론되고 있다. 

    18A는 인텔이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을 선언하며 야심 차게 추진한 공정이다. 현재 5나노 이하 파운드리 양산은 TSMC와 삼성전자만 가능한데, 인텔의 1.8나노는 두 회사가 양산 중인 3나노보다 앞선 공정으로 평가 받는다. 인텔은 지난해 말부터 1.8나노 공정을 통한 반도체 대량 생산을 예고하며 삼성전자를 넘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와 겨루겠다고 예고해왔다. 

    TSMC와의 격차를 벌려야 하는 삼성전자 파운드리는 후발주자인 인텔의 추격에 갈 길이 바빠지게 됐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파운드리 시장점유율은 TSMC 64.9%로 전분기 대비 2.6%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같은기간 삼성전자는 11.5%에서 9.3%로 2.2%p 하락했다. 2분기 50.8%p였던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3분기 55.6%p까지 늘어난 상태다.

    차세대 선단공정으로 격전지로 평가받는 2나노에서도 TSMC가 기술력이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서는 TSMC의 2나노 수율이 60% 수준으로 보고 있으며, 올해 하반기 중 대량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TSMC는 미국에 1000억달러(한화 약 145조9000억원) 투자를 공식화하며 삼성전자와의 격차 벌리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웨이저가 TSMC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한 후 애리조나주에 5개 제조시설을 건설하기위해 최소 100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집계된 TSMC의 미국 투자 금액은 총 1650억달러다. 

    업계 관계자는  “인텔의 18A 공정은 양산에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지만, 이미 글로벌 빅테크들과 협력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는 점은 인텔 기술력에 대한 신뢰를 반영하는 긍정적 신호다”며 “결국 삼성전자가 수율을 어디까지 끌어올리느냐에 따라 TSMC로부터 이탈한 고객사 등을 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