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소비동향 특징과 시사점 연구' 보고서소비 부진, 중산층에 집중 … "이자부담 탓"저소득층은 정부 지원, 고소득층은 자산증대금융위기보다 코로나 전후 소비 회복 더뎌중산층 맞춤형 소비 촉진 등 대책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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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저소득층, 고소득층과 달리 중산층 소비는 여전히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은 정부 지원, 고소득층은 자산증대로 소비를 회복한 반면 중산층은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 상승으로 소비 여력이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대한상공회의소가 18일 발간한 ‘최근 소비동향 특징과 시사점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직전시점인 2019년을 기준(100)으로 가계소득분위별 실질 소비지출액(물가상승분 제외)을 분석한 결과 2020년부터 지속된 소비위축이 ‘허리계층’인 중산층(2·3분위)을 중심으로 장기화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반면 저소득층(1분위)의 경우 오히려 소비지출액이 증가하는 양상이 나타났으며, 고소득층(4·5분위) 역시 코로나 이후 3년까지는 소비지출액이 소폭 감소하였으나 2023년을 기점으로 회복추세를 보였다.하위 20%로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1분위 가구의 지난해 1분기 월평균 소득은 115만7000원이다. 중산층으로 분류하는 2분위는 270만6000원, 3분위는 426만9000원이며 고소득층에 해당하는 4분위는 621만6000원, 5분위는 1125만8000원을 기록 중이다.코로나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 중산층의 한계소비성향 감소폭도 두드러지게 컸다. 2분위의 한계소비성향(%)은 2019년 90.8에서 2024년(1~3분기) 81.8로 하락했으며, 3분위 역시 2019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소득증가에 따른 소비증가분은 한계소비성향이 60%라면 100만원 소득증가분 중 60만원을 소비에 사용함을 뜻한다.대한상의는 “저소득층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소비를 유지하고, 고소득층은 자산증가와 소득 회복으로 빠르게 소비를 정상화하고 있는 반면, 중산층의 소비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내수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구진경 산업연구원 서비스미래전략실장은 “2·3분위 한계소비성향 감소는 물가상승에 따른 실질구매력 저하와 함께 가계대출 증가에 따른 이자비용 상승 등에 의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중위소득 계층에서는 가계부채 증가와 이자비용 증가로 가처분소득이 줄어들면서 소비 여력이 급격히 하락한 상황으로, 소비 회복을 위해 중간계층 현금 흐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때보다 코로나19 이후 소비 감소폭이 더 크고, 회복 속도는 더욱 더디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금융위기 기간에는 가계의 월평균소비지출액 평균치(2008년~2009년)가 2007년 대비 2.51% 감소했고 2010년엔 2007년 수준을 회복했다. 반면 코로나 직후인 2020년 월평균소비지출액은 2019년 대비 2.82% 감소했으며 이후 3년이 지난 2022년까지도 소비 규모가 2019년 수준을 밑돌며 회복 속도가 상당히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김민석 대한상의 팀장은 “2008년에는 금융시장 불안과 실업 증가로 소득이 줄면서 소비가 급감했지만, 금융시장 안정화와 함께 빠르게 정상화됐다”면서 “반면 코로나 시기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소비위축이 관광·외식 등 특정 산업의 소비감소로 이어졌으며, 2023년 엔데믹 이후에도 고금리·고물가 소비패턴 변화로 인해 소비심리가 위축돼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최근 5년간 일부 비필수 소비재 및 가정 내 소비활동 품목의 소비 부진도 두드러졌다. 실제로 코로나 이후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소비변화를 품목별로 분석한 결과, 일부 품목들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의 소비지출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의류·신발, 기타상품·서비스(개인용품, 보험료 등) 부문의 경우 지속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식료품·비주류 음료, 가정용품·가사서비스와 같은 품목들도 야외활동이 제한되는 특수한 상황(팬데믹) 속에서 소비가 급증했다가 2022년 이후 대내외 경기요인과 가계부채 확대에 따른 소비위축으로 코로나 이전보다 더욱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정연승 단국대 교수는 “일부 품목의 소비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데, 특히 의류·신발은 2019년 대비 소비지출이 18% 감소하는 등 회복이 가장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품목들은 소비부진이 장기화할 경우 공급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소비 진작을 넘어 관련 산업의 수익성과 매출 제고를 위한 종합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편 보고서는 소비회복을 위한 단기과제로 중산층 맞춤형 소비촉진, 부채부담 완화, 자영업자 대책 등을 주장했다.상의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구조에서 최근의 글로벌 통상환경을 고려했을 때, 안정적인 내수 뒷받침이 중요하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외국인 근로자 유입 확대와 같은 내수 확대정책을 병행해 내수시장의 체질을 변화시켜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