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나라가 이렇게 가선 안 돼" … 출마 시사이번주 초 사퇴 유력 … 보수 대권구도 요동 전망장관 사퇴시 각종 노동개혁 동력 약화될 우려 제기
  •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월20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안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2월20일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현안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종현 기자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통령 선거 출마 의사를 사실상 내비치면서 이르면 이번주 초 장관직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김 장관이 대선 출마를 이유로 장관직에서 사퇴하게 되면, 고용부가 추진 중인 각종 고용노동 정책이 연속성을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7일 관가 안팎에선 김 장관이 오는 8일 국무회의 직후 사의를 표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사실상 대선 출마 선언이 임박했음을 전했다. 고용부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일각에선 이미 대선 행보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장관은 지난 5일 서울 관악구 자택 인근에서 열린 '대선 출마 선언 촉구 기자회견'에 직접 참여해 "욕심은 없지만, 나라가 이렇게 가서는 안 된다"며 출마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보궐선거 출마자는 선거일 30일 전까지 공직을 사임해야 한다. 대선이 6월3일로 예정된 상황에서 김 장관의 사퇴 마지노선은 5월5일이다. 하지만 출마 준비와 보수진영 내 연대 전략 등을 고려할 때 더 이른 시점에 움직일 것이란 분석에 힘이 실린다.

    지난 4일 한국갤럽이 2025년 4월 첫째 주(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1001명)에게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4%로 가장 높았고 이어 김문수 고용부 장관이 9%로 나타났다.

    김 장관은 범보수진영 인사 중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이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5% △홍준표 대구시장 4% △오세훈 서울시장 2% 등이 뒤를 따랐다.

    김 장관이 보수진영 내 유력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장관직을 사퇴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에 따른 행정 공백 우려도 제기되는 모습이다. 특히, 고용부가 추진 중인 정년연장 논의, 노동시장 구조 개편, 청년고용대책 등 주요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장관 공백은 정책 추진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정년연장 논의는 고용노동부가 올해 가장 핵심적으로 밀어붙여온 정책이다. 김 장관은 단순 정년연장을 넘어 임금체계 개편을 연계한 '계속고용제' 도입을 제시해왔다.

    고용부는 지난해부터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와 협업해 정년연장·계속고용 관련 사회적 논의 구조를 마련해왔고, 올해 하반기에는 관련 법안 발의와 국회 논의를 예고하고 있다. 하지만 김 장관이 사퇴하게 될 경우 정책 리더십의 단절과 사회적 공감대 형성의 지연이 불가피할 수 있다.

    근로시간 유연화 역시 김 장관 재임 중 중점적으로 추진된 주요 개혁 과제다. 국내 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반도체 특별법의 핵심 쟁점인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조항을 둘러싸고 노사 간 치열한 대립구도가 형성되면서 주무부처인 고용부 수장 역할이 더 커졌다. 그러나 김 장관이 사퇴하면 이같은 과제들이 답보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밖에 현재 고용부가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플랫폼 노동자 보호, 청년고용 활성화 등은 모두 장기적 로드맵을 바탕으로 한 중장기 과제로 리더십의 연속성이 중요한 과업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김 장관 사퇴 여부와 무관하게) 사회적으로 필요한 정책은 이어나가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치권 변수와 별개로 맡은 바 책무를 다 하겠다는 것이 이곳 분위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