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發 관세 폭탄, 수출 직격탄 … 연간 성장률 1.5% 밑돌 전망소비자물가 안정세, 고용·경상수지 둔화 … 성장률 전망치 내달 수정 美 통화정책 '이중 압박', 연준도 딜레마 … 중앙은행 대응 시험대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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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미국이 동시에 경제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낼 수 있으며, 연간 성장률이 기존 전망치(1.5%)를 밑돌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국내 정세와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에 원·달러 환율이 크게 출렁이는 등 외환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내수와 수출 모두 위축된 결과다.동시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위험에 가까워졌다"고 경고했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오는 5월 중 구체적인 경제성장률 전망에 따라 금리인하 사이클 변동 여부 등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국내경제 1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 … 수출·내수 동반 부진한국은행은 17일 국내외 경제상황 평가를 통해 올해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대형 산불과 건설현장 공사 중단, 반도체 수요 이연 등 일시적 악재가 겹치며 내수와 수출 모두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특히 미국의 관세 조치가 수출에 직격탄이 될 전망이다. 미국은 4월 초 한국을 포함한 무역적자국에 최대 50%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대미 수출뿐만 아니라 대중국 중간재 수출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한은은 “관세 인상은 무역뿐 아니라 금융시장, 기업 투자, 고용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물가 측면에서는 상대적 안정세가 이어지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는 2% 내외, 근원물가는 1%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높아진 환율은 상방 압력이지만 국제유가 하락과 경기 둔화가 이를 상쇄해 연간 물가 상승률은 당초 전망치(1.9%) 수준에 부합할 것으로 전망된다.다만 고용과 경상수지에서는 둔화 조짐이 감지된다. 1분기 취업자 수는 15만5000명 증가했으나 정부의 일자리 정책 효과에 불과하고, 건설업·제조업 부진은 계속되고 있다. 경상수지도 상품수지 악화와 운송수지 둔화로 연간 흑자 규모가 축소될 전망이다.한은은 “성장률은 무역협상, 추가경정예산, 경제심리 회복 속도 등에 달려 있다”며 5월 중 구체적인 수정 전망치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올해 성장률을 1.1~1.4% 수준으로 내다봤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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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월 “美, 스태그플레이션 근접…관세가 물가·성장 동시에 압박”파월 연준 의장은 16일(현지 시간) 시카고 경제클럽 연설에서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안한 대규모 관세 정책이 물가를 자극하면서도 경기를 둔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그는 “기업들이 관세 회피를 위해 수입을 앞당기는 움직임이 단기적으로 공급망 왜곡과 소비자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고 했다.그러면서 “금리를 유지하면 경기 둔화, 인하하면 물가 상승 우려”라며 “이중 압박 상황 속에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당장 금리 조정 계획은 없지만 지표 변화에 따른 정책 수정 가능성을 열어뒀다.파월의 발언 이후 뉴욕증시는 크게 출렁였다. S&P 500은 2.2%, 나스닥은 3.1% 하락하는 등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한국은 성장률 하향과 수출 둔화, 미국은 고물가와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양국 중앙은행 모두 복합 위기 대응이라는 과제에 직면했다.전문가들은 성장과 물가 사이 균형을 맞추는 중앙은행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봤다.이창용 총재는 “성장 하방 위험은 명확히 존재하지만 현재는 정책 방향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금리인하 기조는 유지하되 동결은 신중한 선택”이라며 “오는 5월 경제전망 발표 시 대내외 여건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추가 인하 여부와 시기를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