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컨소, 가덕도 공항 설계 보완 거부 84개월 → 108개월 공사기간 연장 요청국토부 "일정 지연 최소화 방안 마련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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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산 강서구 가덕도 대항전망대. ⓒ뉴시스
정부가 부산 가덕도 신공항 건설 공사의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건설 컨소시엄과의 수의계약 절차를 중단하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8일 밝혔다.이날 현대건설이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 공사 기간을 기존보다 24개월(2년) 늘린 108개월(9년)로 잡은 기본설계안을 보완하지 않겠다는 의견을 국토교통부에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앞서 국토부는 지난달 28일 현대건설이 낸 108개월 기본설계안에 대해 보완을 요구하고, 입찰공고에 제시된 공사기간인 84개월(7년) 보다 2년 더 늘어난 데 대해 구체적 사유를 제출하도록 했다.그러나 현대건설은 기존 기본설계안을 유지하겠다는 의견을 제출, 국토부의 보완 요구를 수용하지 않았다.동시에 현대건설에서는 연약지반의 안정화 기간 추가에 17개월, 공사 순서조정에 7개월 등 총 24개월의 추가 공사기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함께 제시했다.국토부는 현대건설이 기본설계를 보완하지 않아 국가계약법령에 따라 수의계약 체결이 어려워진 만큼 현재 진행 중인 수의계약을 중단하는 절차에 착수한다는 입장을 내놨다.업계 안팎에선 예견된 수순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총 사업비 15조4000억원에 달하는 이 대형 프로젝트는 정치적 명분과 지역 표심을 앞세운 대표적인 '선심성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으로 꼽혀왔다.가덕도 신공항은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부권 신공항 추진' 공약에서 시작되어, 박근혜 정부 시절 경제성 등의 문제로 무산됐지만 문재인 정부에서 특별법 제정과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로 부활한 바 있다.국토부는 현대건설의 기본설계와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을 토대로 안전성과 품질을 확보하되 일정 지연을 최소화할 수 있는 사업 정상화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한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국토부·공단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기본설계에 대한 기술적 타당성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13일에는 전문가 자문회의를 발족해 TF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적정 공기 등에 대한 추가 검토에 나선다.이후 국토부는 재입찰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이 기존 공고대로 공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만큼 현대 컨소시엄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는 박탈되고 재입찰이 결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재입찰이 확정되면 입찰공고, 현장설명회, 기본설계 등 추가 절차를 거쳐야 해 수개월 지체될 전망이다. 정부는 재입찰을 하게 되더라도 2029년 조기 개항과 2031년 12월 준공이라는 대원칙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