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정상화' 시동 걸릴까 … 하마평 무성강청희·양성일·김선민·신현영 등 다수 거론 공공의대보다 먼저 풀어야 할 숙제 국민 건강권 직결된 영역으로 관심 집중
  • ▲ 정은경 정 질병관리청장,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데일리DB
    ▲ 정은경 정 질병관리청장,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뉴데일리DB
    이재명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직면한 보건의료 과제는 '의정 갈등 봉합'이다. 전공의 사태 장기화, 간호법 시행 갈등, 공공의대 논란까지 이어지는 의료 현안 속에서 차기 보건복지부 장관 인선은 단순한 국정 운영 이상의 상징성을 지닌다. 다양한 인물이 하마평에 거론되면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 '실무·신뢰형' 정은경 유력 … 감염병 리더십에서 의료계 대화창구로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인물은 정은경 전 질병관리청장이다. 의사 출신으로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장과 초대 질병관리청장을 지낸 정 전 청장은 팬데믹 시기 K방역의 영웅으로 평가받으며 국민적 호감을 얻었으며 의료계에서도 '대화가 가능한 리더'로 평가된다.

    의료계 관계자는 "정은경 전 청장의 경우는 신뢰도가 높은 측면이 있고, 사태 봉합에 대화가 가능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의정 갈등을 중재하고 신뢰 회복을 이끌 인물로서는 가장 적합한 카드라는 점에서 여권 내부와 관가에서도 '가능성 1순위'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 전 청장의 한계도 제기된다. 복지부에서 공직생활을 시작했지만 업무 범위가 제한적이어서 전 영역을 아우르기 어렵기 때문이다. 의사 출신 타이틀은 직역 갈등 상황까지 커버하기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특히 정 전 청장이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던 때 "정권 교체시 대학으로 다시 돌아가겠다"라는 뜻을 밝힌 바 있어 장관직 제안을 수용할지 미지수다. 
      
    ▲ 전현희, 직역 갈등까지 커버 가능한 '정무형 해법론자'

    또 다른 유력 주자인 전현희 민주당 최고위원은 치과의사 출신의 법조인이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활동 경험을 갖춘 인물이다. 우선순위에서 밀린 모양새이지만 애초에 정 전 청장보다 먼저 하마평에 오르내렸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복지부 장관으로 거론된 바 있다. 
     
    의료계와의 소통 가능성은 물론 의사-한의사(엑스레이), 간호사(간호법), 약사(성분명처방) 등으로 복잡하게 얽힌 직역 갈등에 정무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의료계 인사는 "전 최고위원은 정 전 청장과 마찬가지로 대화가 가능한 인물이면서도, 보다 넓은 정책 추진 능력을 갖고 있다"며 "직역 간 균열에 대한 실질적 대책을 설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정 전 청장이 안정형 중재자라면 전 최고위원은 다층적 갈등을 조율할 수 있는 정치형 전략가라는 점에서 두 사람은 보완적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 강청희·양성일·김선민·신현영 등 다수 물망

    의정 갈등 해법의 실무 축을 담당했던 강청희 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장의 역할도 주목된다. 강 위원장은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 등 보건의료 요직을 두루 거치며 의사단체와 복지부, 건보 당국 사이의 정책 흐름을 모두 경험한 보기 드문 인물이다.

    현재는 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장을 맡아 여당 내 보건의료 정책 실무를 총괄하고 있으며, 전공의 문제를 포함한 의정 갈등 국면에서 출구전략 설계의 핵심 브레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실질적 조정·협상은 강청희 위원장이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며 "정무 감각과 정책 설계 능력을 두루 갖췄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복지부 장관이 아니라 추후 건보공단 이사장 등 요직에 발탁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직 국회의원 중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 역시 복지부 장관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는 복지부 산하기관인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원장 출신으로 건강보험 정책 영역에서 최고 전문가로 분류된다. 정 전 청장과 같은 서울의대 출신 의사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인 서울성모병원 가정의학과 신현영 교수도 집중적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고령화 시대에 대응할 정책 설계에 탁월한 안목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복지부 1차관을 역임한 양성일 고려대 보건대학원 특임교수도 지속적으로 거론되는 인물이다. 그 역시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대응을 지휘했다. 이번 대선에서 보건·복지 정책 분야 전반에 관여하는 등 역할을 수행했다. 

    ▲ 김윤 의원 발탁 가능성? 의료계 '관계 파탄' … 홍승권 이사장도 우려 요인

    김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기용 가능성에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다. 김 교수는 의대증원의 사실상 설계자로 불린다. 이에 따라 의료계 일각에서는 "김윤 의원이 복지부에 들어오면 의정 관계는 끝장"이라는 표현까지 나온다.

    실제 의정 사태와 관련 현 복지부 장·차관 책임론이 불거지고 있지만, 그 중심축에 김윤 의원이 있다는 것이 의료계 시각으로 장관 기용시 지금보다 더 큰 갈등 구조에 휘말릴 수 있다는 평가다. 
      
    홍승권 록향의료재단 이사장은 대선 과정에서 정책 설계에 참여했으며 경력상 공공의료 분야에서 두각을 보인 인물이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 조민씨가 근무했던 신천연합병원을 운영 중으로 의료계 일각에서 비판적 시선을 받고 있다. 특히 이재명표 공공의대, 공공병원 확충에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여 시급한 '의료정상화'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의견이다. 

    지금까지 거론된 다수의 인물은 복지부 장관 한 자리에 경합을 벌이는 구도가 아니라 보건의료 요직에 앉을 가능성이 크다. 또 보건부 독립이 추진되지 않을 상황으로 복지, 연금 대책 전문가 등 하마평 외 인물이 기용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