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LIG넥스원, 우리·농협은행과 각각 금융협약 체결현대로템, 폴란드 2차 수출에 7조원 규모 공적금융 추진방산수출 컨트롤타워 신설… 李 대통령, 전략회의 정례화
  • ▲ 현대로템 K2 전차 ⓒ현대로템
    ▲ 현대로템 K2 전차 ⓒ현대로템
    K-방산이 은행권과 손잡고 본격적인 수출전에 나섰다. 최근 방산기업들은 대형 시중은행과 전략적 금융협약을 잇따라 체결했고 정부도 초대형 수주를 뒷받침할 정책금융을 대폭 확대하며 민관 연합 체계가 본격화 되는 모습이다.  

    16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LIG넥스원은 최근 NH농협은행과 3년간 총 1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 협약을 체결했다. 기술개발 자금, 설비투자, 수출 운영자금, 신용장 및 보증서 발급 등 방산 수출에 필요한 전방위 금융을 포괄한다.

    KAI(한국항공우주산업)는 최근 우리은행과 협약을 맺고, 전자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협력사 대출을 지원하는 '원비즈 e-MP' 시스템을 도입했다. 우리은행은 기술보증기금과 함께 약 30억원을 특별 출연해 총 1000억원 이상 규모의 보증 대출을 제공할 예정이다.

    K방산의 수출 물량이 불어나면서 정책금융으로만으로 지급보증이 어려워지자 시중은행을 통한 신용공여도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경우, 지난 1분기말 기준, 하나은행을 통해 1조2000억원 규모의 신용공여를 제공받았다. 같은기간 LIG넥스원은 신한은행에서 1조475억원의 신용공여액을 지급받았다. 
  • ▲ 한국항공우주 KF21(보라매) 전투기 ⓒ한국항공우주
    ▲ 한국항공우주 KF21(보라매) 전투기 ⓒ한국항공우주
    정부도 정책금융 기반 확충에 적극적이다. 지난해 2월 수출입은행의 법정 자본금을 15조원에서 25조원으로 증액하며 정책금융 지원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오는 2028년까지 방산, 원전, 인프라 등 전략 수주산업에 85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가장 최근 사례로는 이달 초 체결된 현대로템의 폴란드 K2전차 2차 수출(65억달러)에는 전체 계약액의 약 80%에 해당하는 7조원 규모의 공적 금융이 투입될 전망이다. 

    이번 금융 지원은 한국무역보험공사(무보)의 대출보증을 중심으로 수출입은행은 전체 지원의 20~30%를 보완적으로 참여하는 구조가 유력하다. 

    방산 수출이 사실상 정부 간(G2G) 경쟁으로 낮은 금리의 금융지원과 보증 제공은 수출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게 됐다. 

    정책 컨트롤타워 정비도 본격화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에서 방산을 '국가대표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며, 대통령 직속 방산수출 컨트롤타워 신설과 방산수출진흥전략회의 정례화를 지시했다. 현재 약 2% 수준인 한국의 세계 방산 수출 점유율을 향후 4~5%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신설될 컨트롤타워는 산업통상자원부, 국방부, 방위사업청, 외교부 등으로 나뉘어 운영되던 기존의 분절된 체계를 통합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수출 대상국에 대한 외교부터 계약 협상, 금융 보증, 기술 협력까지 정부가 일괄적으로 총괄하는 전략적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이제 방산 수출은 기술경쟁을 넘어 외교와 금융이 결합된 국가 간 총력전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정부와 금융권, 기업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시스템 없이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