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시혁 하이브 의장,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 고발당해BTS 완전체 복귀 호재에도 오너리스크 부각 … 소액주주 피해 우려BTS 컴백 시점도 지연 … "단기 실적 가시성 떨어져"
  • 금융당국이 엔터테인먼트사 하이브의 방시혁 의장을 상장 과정에서의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새 정부 들어 기업 총수에 대한 첫 제재가 될 전망인 가운데 잇단 오너리스크로 하이브 투자에 나섰던 개미 투자자들의 원성도 커지고 있다.

    17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 16일 제14차 정례회의에서 방 의장과 전 임원 A씨 등 3명에게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통보 조치했다. 검찰 고발은 금융당국이 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한 혐의가 있는 개인에게 내릴 수 있는 최고 수위 제재다.

    증선위는 방 의장과 전 임원들이 사모펀드 GP(업무집행사원, 운용사)의 출자자 지위를 이용해 성과보수 등의 명목으로 막대한 부당이득을 취득하는 등 부정거래 행위를 한 혐의가 있다고 판단했다.

    증선위에 따르면 방 의장 등은 하이브 상장 전인 2019년 VC(벤처캐피털) 등 기존 투자자들에게 IPO(기업공개)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속이고 하이브 임원들이 출자·설립한 PEF(사모펀드)가 설립한 SPC(특수목적법인)에 지분을 팔게 한 혐의를 받는다.

    금융당국은 방 의장의 말에 투자자들은 보유 지분을 SPC에 매각했지만 하이브가 이 시기 IPO 사전 절차인 지정감사 신청 등 기업공개 절차를 진행 중이었다고 판단하고 있다.

    상장 후 SPC는 보유 주식을 매각했고, 주주간 계약에 따라 하이브 최대주주는 매각 차익의 30%를 취득했다. 부당 이득금은 1900억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선 이번 사태가 외부 투자자와 내부 경영진 간 정보 비대칭을 악용해 사익을 취득한 전형적인 사례로 판단한다.

    이재명 정부가 주가 조작에 대해 엄벌 방침을 밝혀온 만큼 이번 사태가 정부의 자본 시장 질서 확립 의지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주가 조작 및 시세 조종 행위가 한 번이라도 적발될 경우 시장에서 영구 퇴출시키겠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공약한 바 있다.

    다만 방 의장은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재 대상엔 포함되지 않는다. 이번 사건이 2019~2020년 발생해 강화된 조치를 소급 적용할 수 없어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사회적 관심이 높은 이번 사건 관련 의혹들이 철저히 규명될 수 있도록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자본시장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투자자 신뢰를 보호하기 위해 최대주주 등의 부당한 사익편취 가능성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적발된 위법혐의에 대해서는 철저히 조사해 엄중 조치함으로써 자본시장 거래 질서 확립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오너리스크에 BTS 컴백 지연까지 … 하이브 투자자들 '당혹'

    또 다시 오너리스크가 불거지면서 하이브 투자에 나선 주주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방시혁 의장은 지난해에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유튜브 인플루언서 과즙세연과 동행한 일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엔터 기업은 방 의장 등 창업자가 경영 전략과 실적에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한 만큼 검찰이 사기적 부정거래 혐의로 방 의장 수사를 본격화하면 주가는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과거 타 엔터사들의 상황을 보면 오너리스크로 수장들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수만 전 총괄프로듀서는 지난 2023년 에스엠엔터 보유 지분 매각과 관련해 카카오 등과 대립하다가 회사를 떠났고, 양현석 총괄프로듀서 역시 보복·협박 사건으로 대표직에서 내려와 수년간 소송을 치른 바 있다.

    실제 하이브 주가는 최근 고전하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최근 8거래일간 하이브는 3.27% 하락한 반면 에스엠은 0.23%, JYP엔터는 2.52% 상승하는 등 엔터주 전반이 중국 한한령 해제 기대와 주요 아티스트 컴백 호재로 비교적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상반된다.

    한 개인투자자는 하이브 종목토론방에서 "이번 사태는 피해액도 워낙 크고 새 정부에서 본보기로 삼기에 딱 좋은 케이스라 봐줄 리 없다. 방시혁 의장이 사퇴하고 전문 경영진에게 운영을 맡겨야 한다"면서 "BTS를 보고 투자하는데 때마다 터지는 오너리스크로 인해 주가가 흔들려 속이 터진다"고 말했다.

    현 시점이 하이브 주요 아티스트인 BTS가 군 공백기를 마무리 짓고 완전체 컴백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아쉽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BTS의 컴백 일정도 지연되고 있다. 당초 BTS는 올해 4분기 중 신작 앨범을 출시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그룹 활동 시기가 내년 봄으로 미뤄진 상황이다. 활동 시점이 미뤄지면 회사 매출 발생 시점도 지연된다.

    박수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하이브의 단기 실적 가시성이 떨어진 상태여서 당분간 분기 실적이 주춤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