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대공 미사일·전시작전통제권 등 국산화 목소리대한항공-LIG넥스원, KAI-한화시스템 협력 체계플랫폼 개조·전자전 장비 역량 수주전 승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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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자전기 사업의 플랫폼으로 거론되고 있는 캐나다 봄바르디어 G6500 비즈니스 제트기 ⓒ봄바르디어
현대전에서 비싼 미사일을 쏘지 않고도 적의 전력을 무력화할 수 있는 전자전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에 우리 군은 가장 높은 위치에서 적 통신과 레이더를 마비시킬 수 있는 전자전기 개발에 착수해 국내 방산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23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총 1조7775억 원을 투입해 국내 첫 ‘전자전기’ 개발 사업에 착수했다.이번 사업에는 대한항공-LIG넥스원과 KAI-한화시스템이 협력해 수주전에 돌입할 예정으로, 기술력 중심의 양강 구도가 형성됐다.전자전기는 선제적으로 적의 방공망과 무선 지휘통제망을 마비·교란해 아군 전투기가 안전하게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임무를 맡는다.이 과정에서 재밍으로 불리는 레이더 방해나 전파 기만 장비 살포, 방공 미사일 발사 등 주변국의 위협신호를 수집·분석하고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을 수행하기도 한다.특히 이번 사업은 북한이 보유한 SA-5(사거리 약 260~300㎞) 등 장거리 지대공미사일 위협과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 변화하는 안보 환경 속에서 그 필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현재 우리 군은 자체 전자전기를 보유하지 않아, 미국의 그라울러 등 미군의 전자전기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이번 사업은 지난 15일 입찰공고를 시작으로, 23일 사업설명회와 제안요청서(RFP) 배부가 진행된다. 연내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사업 기간은 약 102개월로, 2034년까지 총 4대의 전자전기를 제작할 계획이다. Block-I에서 2대, 이어 Block-II에서 성능을 개량해 2대를 추가로 만들 예정이다. 이를 통해 우리 군은 독자적인 전자전 체계를 확보하게 된다.플랫폼은 캐나다 봄바르디어 G6500 비즈니스 제트기에 원격지원재머 방식의 첨단 전자전 장비 탑재가 유력하다.군이 전파 방해 가능거리(ROC)를 250㎞ 이상으로 요구하고 있어, 멀리서도 강력한 전자파를 송출할 수 있는 고출력 재밍 송신기와 정밀 신호처리 소프트웨어 등 첨단 기술력이 사업의 핵심이다.이번 경쟁은 높은 수준의 첨단 소프트웨어와 전자전 장비 개발 능력, 플랫폼 개조와 체계 통합 기술이 수주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대한항공은 40년 이상 군용기 개조·감항인증 노하우를, LIG넥스원은 47년이 넘는 전자기전 핵심 기술 개발 역량을 앞세운다.대한항공은 A-10, F-4, UH-60 등 6000여 건의 개조·창정비·성능 개량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이를 바탕으로 기본항공기 구매, 형상 설계, 임무장비 항공기 장착, 체계 통합 등 민용 비즈니스 제트기를 군용 전자전 임무항공기로 개조하기 위해 역량을 쏟을 예정이다.LIG넥스원은 고정익 내장형 초광대역 배열 송수신 기술, 실시간 광대역 다중위협 신호환경 모의기술, 전자주사식 레이더 대응 재밍기술 등 미래 전자기전 플랫폼에 적용해야 할 핵심기술을 바탕으로 고도화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LIG넥스원 관계자는 “KF-21 통합전자전장비, 차세대 함정용 전자전장비, 잠수함용 전자전장비, 신형 백두정찰기에 탑재될 전자정보 임무장비 개발 등을 수행하고 있다”라며 “항공기 구매 및 개조를 담당하는 대한항공과 한국형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KAI와 한화시스템은 양사가 갖고 있는 국산 항공기 플랫폼 통합 능력과 소프트웨어 기반 전자전 기술을 협력해 체계 개발 사업에 참여한다.KAI는 한국형 전투기 KF-21 개발 과정에서 AESA 레이더, 전자광학 표적추적장비, 전자전 장비, 각종 무장체계 등을 단일 플랫폼에 통합하고 실전 운용 환경에서 비행·사격 시험을 통해 역량을 입증했다.한화시스템은 전자기전의 핵심 요소로 꼽히는 동시다발적으로 전파 방해를 할 수 있는 재밍 신호 생성 기술을 갖췄다는 평가다.특히 국방과학연구소가 전자전기 사업 선행 과제로 추진한 ‘스마트 다중빔 고출력 송신장치’ 시제업체로 참여해 ‘디지털 기반 고출력 재밍 송신장치’를 성공적으로 개발 완료했다.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적의 휴대용 대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장비를 세계 6번째로 개발 성공했으며 아군의 생존성 향상을 위해 통합형 생존시스템 적용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전자전기는 전략자산으로 분류돼 방산 선진국들의 수출 규제가 뒤따르는 만큼, 국내 업체들의 기술 확보가 동남아, 중동 등 글로벌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어 이번 사업의 중요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