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임단협 교섭 결렬 … 내달 파업 준비 중정년연장·주4.5일제 등 협상 불가능 안건 요구한국GM도 불투명… 美 관세 위기 속 노조리스크 점증
-
- ▲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전경. ⓒ울산시
국내 완성차 업계가 잇달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을 마무리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 등 현대차그룹과 GM 한국사업장(이하 한국GM)은 여전히 협상 난항을 겪고 있다.특히 업계 '맏형' 격인 현대차가 교섭 결렬을 선언, 파업 기류가 확산하면서 교섭을 아직 못 끝낸 완성차 업체들은 긴장감이 더 고조되고 있다. 현대차 협상은 기아, 한국GM 등 아직 협상이 진행 중인 업체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 때문이다.18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와 KG 모빌리티(이하 KGM)는 무분규·조기 타결로 임금 협상을 타결했다. 르노코리아가 앞서 지난달 22일 국내 완성차 제조사 중 가장 먼저 올해 임금 협상을 타결했으며, KGM도 이달 초 임단협을 타결하면서 2010년 이후 16년 연속 무분규 타결에 성공했다.반면 현대차는 결렬 선언 후 쟁의 수순을 검토하는 단계에 돌입했다. 노사 간 기본급 인상, 성과급 지급, 정년 연장 등 핵심 사안을 두고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7년 만에 파업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실제 현대차 노조는 지난 13일 열린 17차 임단협 교섭에서 결렬을 선언, 즉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행위 조정을 신청했다. 조업 중지 결정이 내려지면 오는 25일 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으로, 전체 조합원의 절반이 찬성하면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게 된다.업계에서는 올해 현대차의 6년 연속 무분규 타결 기록이 깨질 수 있다고 조심스레 관측하고 있다. 노사 견해차가 여전히 큰 만큼 노조가 '내달 쟁의행위 돌입'을 골자로 한 협상 가이드라인을 정한 것으로 전해져서다.현대차 노조의 주요 요구안은 ▲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전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및 상여금 900% 지급 ▲정년 연장 ▲주 4.5일제 도입 ▲퇴직금 누진제 도입, 통상임금 위로금 지급(조합원당 약 2000만 원) 등이다.다만 최근 한미 관세 협상으로 15%의 자동차 관세율이 확정된 상황에서 이 같은 노조의 요구안은 회사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기존 25%에서 15%로 인하됐지만, 15% 관세는 여전히 기업에 상당한 부담을 주는 세율이다.특히 정년 연장과 주 4.5일제 근무 등은 사측으로서는 쉽게 결정하기 어려운 쟁점이다. 해당 요구안은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후보 공약이었던 만큼 정치적 현안과 연관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논의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현대차 측은 논의를 통해 노조와 최대한 합의점을 모색하겠다는 방침이다. 일각에선 작년에도 현대차 노조가 파업권을 확보했음에도 사측과 잠정 합의안을 마련한 만큼, 올해도 극적 합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도 나온다.기아 노사도 지난 12일 본교섭 1차 상견례를 시작으로 임단협에 돌입했지만, 노사 간 협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기아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과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주 4일제 도입, 정년 연장 등 현대차보다 더 큰 요구안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기아가 현대차 협상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한국GM은 부분파업 상태에서 재교섭을 앞두고 있다. 한국GM 노사는 5월 말 첫 교섭 이후 6~7월 협상에도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이날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소집하고 향후 교섭과 투쟁 계획에 대한 의견을 논의할 예정으로, 임단협 논의를 재개할지 주목된다.한국GM 노조는 회사가 지난 5월 발표한 9개 직영정비서비스센터 순차적 매각, 부평공장 유휴 부지 매각 등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길 바라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 격려금·성과급 상향, 국내 투자 확대를 요구하는 상황이다.완성차 업계에서는 순조로운 임단협 마무리가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전반이 대내외적으로 순탄치 않은 상황에서 노조 파업으로 경영 불안까지 더해질 경우 손실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실제 현대차·기아는 지난 4월부터 시행된 25% 미국 자동차 관세로 올해 2분기에만 총 1조6142억 원의 손실을 봤다. 전기차 시장도 악화하면서 현대차 울산 1공장 12라인은 올해 들어 여섯 번째 휴업에 돌입, 경영환경이 악화 국면으로 접어들었단 평가가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