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하순 대학가 학위수여식 한창 … 단국대·동국대 '가을'-성균관대 '여름' 학위수여식 열어적확한 표현으로 AI는 '2024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이라 답변 … 서울대도 '전기·후기'로 표현영어로 학위수여식은 'Commencement' 많이 써 … '개시'란 의미로 새로운 시작 나타내하반기 채용시즌 도래, 청년 취업난 심각 … '쉬었음' 청년 42.1만명, 대졸 이상 41.3% 달해李정부·민주당, 기업 내쫓고 청년 일자리 뺏는 '노란봉투법' '상법 개정안' 등 강행처리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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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국대 2025년 가을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이 학위모를 날리며 기뻐하고 있다.ⓒ단국대
2학기를 앞두고 이달 하순 들어 대학별로 학위수여식이 잇따라 열리고 있다.단국대학교는 지난 21일 죽전캠퍼스 혜당관 학생극장과 천안캠퍼스 학생회관 학생극장에서 각각 '2025년 가을 학위수여식'을 열었다. 이번 학위수여식에선 학사 1193명(죽전 734명·천안 459명), 석사 644명(죽전 493명·천안 151명), 박사 180명(죽전 135명·천안 45명) 등 총 2017명(죽전 1362명·천안 655명)이 학위를 받았다.학위수여식에선 공로상, 성적우수상, 범정학술논문상, 총장 표창, 글로벌 프론티어상, 단국봉사상, 자매대학상, 동창회장상 등 다양한 시상이 이어지며 졸업생의 성취를 축하했다. -
- ▲ 단국대 죽전캠퍼스에서 열린 2025년 가을 학위수여식 풍경.ⓒ단국대
안순철 총장은 "졸업생 여러분의 용기와 성취를 축하한다. 단국의 건학이념을 바탕으로 도전과 나눔을 실천하는 단국인으로 삶을 개척해 나가길 바란다"며 "모교는 언제나 여러분의 든든한 울타리이자 후원자가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고정용 총동창회장(㈜아이젠파마코리아 대표)은 "대학에서 쌓아온 노력과 경험이 앞으로 맞이할 기회를 잡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이라며 "26만 동문의 마음을 모아 여러분의 새로운 출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말했다. -
- ▲ 윤재웅 동국대 총장이 2025년 가을 학위수여식에서 성적우수자에게 시상하고 있다.ⓒ동국대
동국대학교도 지난 21일 서울캠퍼스 남산홀(본관 중강당)에서 2025년 가을 학위수여식을 거행했다. 학위수여 대상자는 학사 1008명, 석사 717명, 박사 121명 등 총 1846명이다. 성적우수자와 공로상 시상도 함께 이뤄졌다.이날 행사에는 윤재웅 총장을 비롯해 학교법인 동국대 이사장 돈관스님, 문선배 총동창회장, 송석구·윤성이 전 총장, 지정학 법인 사무처장, 정영식 기획부총장, 김용현 교무부총장, 강규영 연구부총장, 성정석 BMC부총장, 정각원장 제정스님 등 학교·법인과 산하학교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이날 행사는 윤 총장이 먼저 박사학위 수여자를 격려한 뒤 개식에 이어 명예박사 학위수여, 공로상 수여, 학위 수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윤 총장은 졸업식사에서 부처님의 가르침 '자리이타'를 강조하며 "자신과 이웃 모두를 이롭게 하는 삶을 기억하고, 배운 것을 바탕으로 사회에 기여하며 함께 성장하는 자세가 진정한 지성인의 모습"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후 동국의 이름으로 세상을 변화시키는 주인공이 되길 바라며, 동국대는 언제나 여러분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따뜻한 쉼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 이사장·건학위원장 공로상 수상자들과 이사장 돈관스님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동국대
이사장 돈관스님은 치사를 통해 "여러분은 치열한 학문의 여정 속에서도 불확실한 시대를 꿋꿋이 견디며 값진 성과를 이뤄냈다"면서 "복잡한 세상을 꿰뚫어 보는 지혜와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고 더불어 사는 자비, 성찰과 발전을 멈추지 않는 정진까지, 동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고스란히 담고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참된 동국인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문 동창회장은 "지금 이 순간부터는 여러분의 이야기로 세상을 밝히는 시간"이라며 "앞으로 여러분이 도전할 모든 것에 직관과 용기를 가지고 나아가길 35만 동문을 대표해 응원하겠다"고 말했다.이어 '모두가 함께하는 학위수여식'을 주제로, 김슬기(사회복지상담학과) 졸업생의 대표 연설에 이어 교통약자 이동지원 플랫폼 '고요한 택시'로 알려진 ㈜코액터스 송민표(컴퓨터공학전공 12학번) 대표가 동문 축사로 후배들을 격려해 의미를 더했다.동국대는 이번 가을 학위수여식에서 단과대학별로 학위수여식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팔정도, 학생회관 등 캠퍼스 곳곳에 백월(Back Wall)과 포토존, 포토부스, 마스코트 '아코' 벌룬 등 구조물을 설치해 분위기를 띄웠다. 야외 포토존은 오는 24일까지 운영한다. -
- ▲ 문묘 고유례.ⓒ성균관대
성균관대학교는 가을이 아닌 '여름 학위수여식'을 연다.
성균관대는 오는 25일 오전 11시 서울 인문사회과학캠퍼스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에서 2025년 여름 학위수여식을 거행한다.이번 학위수여식은 '예로부터 나라의 인재는 성균에 모여 왔으니, 그대 머묾이 우연이겠는가'라는 구호로 진행한다. 성균관대와의 필연적인 인연을 가슴에 품고 인의예지의 기본을 갖춘 나라의 인재로서 내딛는 첫걸음을 축하하는 행사로 꾸려진다.이날 학사 1497명, 석사 1274명, 박사 301명 등 총 3072명이 학위를 받는다.본식에 앞서 총장을 비롯한 교무위원들은 성균관을 찾아 3072명의 졸업을 알리는 고유례(告由禮)를 지낸다. 고유례는 학교의 입학·졸업·건물신축 등 큰 행사가 있을 때 공자의 사당을 찾아 이를 고하는 의식이다. 올해는 대성전 보수로 비천당에서 진행한다.또한 교육과학기술부 장관과 울산대 총장, 포항공과대 총장을 역임한 울산공업학원 김도연 이사장이 축사를 통해 졸업생에게 삶을 대하는 태도와 인생철학을 전할 예정이다.아울러 다양한 구성원의 축하메시지를 담은 졸업 기념 영상을 제작하고, 졸업생들의 포부를 공유하며 응원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
- ▲ 지난해 8월 29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제78회 후기 학위수여식에서 졸업생들이 학사모를 던지고 있다.ⓒ뉴시스
이즈음 학위수여식을 '코스모스 졸업식'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국화과 한해살이풀인 코스모스는 6~10월에 흰색·분홍색·자주색 따위의 꽃을 피운다. 우리에겐 가을의 전령으로 잘 알려져 있다.그렇다고 여름 학위수여식이 틀린 표현이라고 하기엔 모호한 구석도 없잖다. 시기상 8월에 열리는 행사다 보니 생경하게 들리긴 해도 계절 구분상 '여름'이 맞기도 하다. 연세대의 경우 아예 '8월 학위수여식'이라는 표현을 쓴다.그럼, 요즘 대세인 인공지능(AI)은 이를 어떻게 정리할까? AI에게 어떤 표현이 적확한지 물었다. 답변은 여름 학위수여식보다는 가을 학위수여식이 가을 학위수여식보다는 '후기 학위수여식'이 더 정확하고 올바른 표현이라고 했다. 보통 2월에 열리는 전기 학위수여식과 8월에 열리는 후기 학위수여식으로 나뉘며, 여름 학위수여식은 후기 학위수여식을 지칭하는 표현이라는 설명이다. 가령, 서울대학교는 '봄 학위수여식'이나 가을 학위수여식이란 표현 대신 '전기 또는 후기 학위수여식'이란 표현을 쓴다.참고로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경우 5월 말쯤 열리는 전기 학위수여식(Commencement)과 전기 학위수여식 이후 진행하는 후기 학위수여식(Convocation)이 있다. Commencement는 하버드대 전체의 공식적인 졸업식으로, 학부, 대학원 졸업생 등 모든 학위 수여자가 참여한다. Convocation은 중간 학기 졸업식이나 전기 학위수여식 이후 단과대학 또는 학과별로 진행하는 학위수여식을 의미한다.
조금 더 들어가면 '2025년 (여름)가을 학위수여식'과 '2024학년도 후기 학위수여식' 등 따져볼 게 또 있지만, 사실 여름이든 가을이든, 전기든 후기든 부르는 이름이야 아무려면 어떤가. 졸업을 축하하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는다. -
- ▲ 구직자들.ⓒ연합뉴스
영단어 Commencement의 사전적 의미에는 '시작, 개시'의 뜻이 있다. 졸업은 곧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학을 졸업한 청년들의 현실은 그리 녹록잖다. 몇 해 전 수습기자를 채용할 때 하버드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지원자를 비롯해 이름만 대면 알만한 해외 유명 대학 졸업자가 적잖이 끼어있어서 학력·스펙 인플레이션을 체감한 적 있었다. 대학을 나와도 좁디좁은 취업문을 통과해야만 하는 게 요즘 청년들의 '시작'인 셈이다.
청년 취업난은 심각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활동을 하지 않고 '쉬었음'으로 분류된 청년(15~29세)은 42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대졸 이상 학력자는 17만4000명으로 전체의 41.3%에 달했다. 이는 코로나19 여파로 기업이 채용을 중단했던 2020년(41.1%)을 넘어선 역대 최대치다. 청년 인구는 2019년 906만 명에서 지난해 815만 명으로 91만 명 줄었지만, 취업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밝힌 지난달 구인배수(구직자 1명당 일자리 수)는 0.40으로 1999년 이후 2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자리 1개를 두고 2.5명의 구직자가 경쟁하는 셈이다.정부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8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청년 고용률이 15개월 연속 하락하고 청년 경제활동 참가율은 4년 만에 다시 40%대로 떨어졌다"면서 청년 취업 대책을 강하게 주문했다. 그러면서 "(19일부터) 대통령실에 청년담당관 2명이 첫 출근을 한다. 이들은 이재명 정부의 청년정책 수립과 제도 개선에 참여하며 청년과의 소통 업무도 맡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 경제6단체장 등이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노조법 개정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러나 대통령실의 설명과 달리 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행보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은 오는 24일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25일 2차 상법 개정안 등 재계와 경제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법안들을 강행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야당인 국민의힘은 우리 기업을 해외로 내쫓고 일자리를 뺏는 '불법파업 조장법', '경영 마비법'이라며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통해 반경제 악법에 대응한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의 절대다수 의석 앞에선 사실상 무용지물이다.더 심각한 것은 대통령실의 무지한 안일함이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지난 20일 기자간담회에서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우려의 상당 부분은 과장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일(주요 기업이 해외로 이전할 것이라는 우려)은 일어날 것 같지 않다. 만약 (산업계가 우려하는) 그런 상황이 되면 (법을) 다시 고치면 된다"고 말했다. 소 잃고 나서 외양간 고치면 된다는 식의 망언이 아닐 수 없다. 해외로 이전한 기업이 법을 고치면 다시 국내로 유턴할 거라는 착각에 빠져있는 셈이다.지난 12일 청년단체 노동개혁청년행동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대 5명 중 4명이 노란봉투법 폐기나 수정을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 7, 8일 이틀간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20대의 81.3%가 투자와 일자리 감소를 우려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국회는 더는 소수 강성 노조의 청구서에 휘둘려 대한민국의 미래를 파탄 내는 입법 폭주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율 하락세가 뚜렷하다. 취임 후 줄곧 60%대를 유지하던 것이 지난 18일 여론조사 결과에선 51.1%까지 떨어졌다. 40·50세대에선 주식양도소득세 부과 기준을 두고, 20·30세대에선 '조국 사면'을 둘러싼 불공정 이슈가 주된 원인으로 분석된다. 오는 9월에 하반기 채용 시즌이 본격화하면 청년 취업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지지율 하락 속에, 입으로는 경제성장을 말하면서 손으로는 기업의 발목을 잡고 숨통을 조이는 이재명 정부와 여당의 이중적 행태에 변화가 올지 두고 볼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