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도 포기한 공공택지 35만평…2만가구 공급 규모LH 직접시행 땐 미분양·재무악화 '이중 부담' 불가피160조 부채 2027년 219조…사업성 담보가 최대 과제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정부가 9·7대책을 통해 'LH 직접시행'을 통한 공공주택 공급방안을 내놓았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4년간 LH가 민간에 분양한 공공택지중 35만평 규모가 계약해지되며 민간사업자조차 외면한 택지에 공공이 직접 주택을 공급할 경우 사업성을 담보하기 어려워서다. 특히 대규모 미분양으로 이어질 경우 LH의 재정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LH가 직접시행을 통해 개발에 나설 경우 인허가절차를 단축해 공급속도를 높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공공택지부문에서 약 37만가구를 착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중 직접시행만으로 총 6만가구가 착공되도록 한단 방침이다.

    다만 시장에선 LH 직접시행이 자칫 주택의 질적저하와 LH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민간이 외면한 지역에 LH가 공급하면 미분양 발생 우려가 크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최근 4년간 LH가 분양한 공공택지중 2만가구이상을 공급할 수 있는 용지가 계약해지됐다. 건설사들이 납부한 계약금 수백억원을 못받더라도 끝내 사업을 포기한 것이다. 이는 사업을 강행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미분양 등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LH는 사업성이 떨어지는 이들 지역에 직접시행에 나설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미분양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2022년부터 올 7월까지 LH가 민간에 매각한 공공택지중 인천 영종, 파주 운정, 화성 동탄, 양주 회천 등 45개필지 116만3244㎡(약 35만평)에 대한 계약이 해지됐다. 총 해약금액은 4조3486억원에 달하며 해당택지를 통해 공급가능한 주택물량의 경우 2만1612가구로 추산된다. 

    해약규모는 △2022년 2개필지 2만1433㎡(383억원) △2023년 5개필지 14만7116㎡(3749억원) △2024년 25개필지 68만5109㎡(2조7052억원) △올해 13개필지 30만9586㎡(1조2303억원) 등이다. 미매각 공공택지규모는 2022년 102만7000㎡에서 지난해 133만6000㎡로 늘었다.
  •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아파트 공사현장. ⓒ뉴데일리DB
    이는 지난 정부때 고금리와 부동산금융(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조달 경색으로 시행사나 건설사가 사업을 포기하면서 일어난 것이다. 정부는 미매각 공공택지 판매촉진을 위해 지난해부터 △토지리턴제 △무이자 할부판매 △거치식 할부판매 제도 등 판매촉진 제도를 도입했다. 

    하지만 판매촉진 대상 공공택지 49개 중 현재까지 매각된 곳은 11개(22.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택지 분양대금이 연체된 사업장도 30곳에 달했다. 연체금액은 4130억원이다.

    일례로 △'남양주 양정역세권 S-03'은 2568억원 중 462억원이 12개월 △'성남 복정1 B1'은 1692억원 중 381억원이 6개월 △'인천 영종A16'은 1443억원 중 325억원이 17개월 연체됐다.

    민간이 사업성을 이유로 외면한 지역들로 미분양이 우려되는 배경이다. 여기에 부채만 160조원이 넘는 LH가 미분양이 발생할 경우 안정적으로 사업수행이 가능할지 의문도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을 보면 지난해 결산 기준 LH의 부채 총계는 160조1050억원이다. 자본 대비 부채비율도 217.7%에 달한다. LH '2025~2029년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따르면 올해 부채는 170조1817억원이 예상되고 내년에는 192조4593억원, 2027년 219조5311억원 등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LH의 재무 건전성과 사업추진 역량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또 다른 리스크로 돌아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민간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빠르게 공급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최근 직접시행이 드물었던 LH가 신속하게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며 "특히 택지분양을 중단하면 LH는 주요 수입을 민간참여사업을 통한 시행 이익에 의존해야 하는데 이 경우 선분양 수입 감소, 사업비 전액 부담 등으로 막대한 재정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 재정투입을 줄이려면 결국 공공주택의 분양가를 올릴 수밖에 없다"면서 "문제는 민간이 포기한 택지는 가뜩이나 미분양 우려가 큰 곳인데 여기에 분양가가 오르게 되면 부담은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후속 방안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수석위원도 "LH의 재정 부담이 커지고 활용 가능한 부지가 한정적인 만큼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에 전략적으로 공급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