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서비스 품질 개선 및 고도화 목적으로 추진이해관계자 반발 극심 … "단순 운영조정이 아니라 '영업권 통제'"배민 제주 도입 지연, "현장 의견 청취"
  • ▲ '배민 로드러너 도입저지 공동투쟁' 포스터ⓒ라이더유니온,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협회
    ▲ '배민 로드러너 도입저지 공동투쟁' 포스터ⓒ라이더유니온,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협회
    배달의민족이 도입 중인 라이더 배차 시스템 '로드러너'를 놓고 이해관계자들의 반발이 점차 거세지는 모양새다. 라이더, 점주, 노조 모두 반대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배민의 대처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는 25일 오후 3시 배민 본사 앞에서 '배민 로드러너 도입저지 공동투쟁'이 열릴 예정이다. 

    주최 측은 배달기사 노동조합인 라이더유니온,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협회다.

    이번 집회 취지는 '로드러너 저지'다. 

    로드러너는 배민의 모회사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개발한 배달 운영 시스템으로, 기존 배민커넥트 앱 기반의 자유배차 방식에서 벗어나 시프트(근무시간 예약) 기반 배차, 등급·거리 제한 등을 포함하는 새로운 운영 체계다.

    라이더 본인이 원하는 시간에 앱에 접속한 후, 들어오는 배달 요청을 수락 또는 거부할지 선택해 수락한 배달 요청을 완료하는 방식이다. 라이더 수급과 업무수행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던 당시에도  로드러너를 국내 도입했다 철수한 바 있다.  

    배민은 4월1일부터 화성, 동탄 등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로드러너 앱을 시범운영해왔다. 배달서비스 품질 개선과 고도화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올 하반기에는 제주와 경남 진주시를 대상으로 도입, 내년 수도권까지 확대 운영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본격적인 반발 여론이 확산되기 시작한 시기는 10월이다. 배민 입점 점주와 라이더 업계는 물론 회사 노동조합까지 반대 입장을 내기 시작했다.
  • ▲ 김범석 우아한 형제들 대표가 10월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에 대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안경을 만지고 있다.ⓒ연합뉴스
    ▲ 김범석 우아한 형제들 대표가 10월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정거래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에 대한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안경을 만지고 있다.ⓒ연합뉴스
    이들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하는 부분은 '배달 가능거리 제한'이다.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획 시범 지역을 모니터링한 결과 매일 라이더에 '거리 제한' 현상이 발생했다는 것.

    일정 반경 밖의 음식점은 소비자 주문화면에 등장하지 않게 되는데, 이로 인해 점주는 매장 노출이 줄고 라이더는 배달 건수가 감소해 모두 손해를 보게된다는 지적이다.

    배민을 이용 중인 한 점주는 "거리제한은 단순 운영조정이 아니라 '영업권 통제'"라며 "가게는 원래 자신이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의 장사를 스스로 정할 수 있어야 하는데, 플랫폼이 일방적으로 거리제한을 걸 경우 가게는 자기 손님을 스스로 선택할 권리조차 없어진다"고 꼬집었다.

    "가게는 매출이 감소하고, 소비자 가격은 상승하게 되며, 플랫폼만 이득을 보는 구조"라고도 했다. 

    로드러너 도입을 본사 딜리버리히어로의 투자금 회수 포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실제 요기요는 로드러너 도입 당시 매년 1000억원 이상의 로열티를 딜리버리히어로에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쿠팡이츠 등의 추격이 거세지자 딜리버리히어로가 로드러너 도입 등 시스템 변화를 통해 수수료 규모를 본격적으로 늘리려는 것이 아니냐"며 "이익을 극대화한 후 한국 시장에서 빠져나가려는 엑시트로도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해관계자들은 집회를 이어가 강력한 입법, 공정위의 판단을 이끌어내겠다는 입장이다. 

    앞서 10월31일에도 라이더유니온지부 등은 배민 본사 앞에서 '로드러너 강제도입 즉각폐기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로드러너 관련 반발이 심해지자 국정감사에서도 배민의 대응에 대한 질의가 나온 바 있다.

    10월14일 정무위원회 국감에서 한창민 사회민주당 의원은 김범석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에게 "로드러너 때문에 파트너, 라이더, 고객들 불편이 불편과 피해가 폭증하고 있다"며 "문제가 있으면 도입 전 철회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철회에 대한 질의에는 답하지 않았다. 다만 "개선해야 할 부분은 개선하겠다"고 했다.

    배민에 따르면 당초 10월로 예상했던 로드러너 제주 도입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각종 반발과 우려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이유로 보인다. 

    배민 관계자는 "로드러너는 현재 전세계 70개 이상의 시장에서 80만 명 이상의 라이더가 사용하고 있으며, 다양한 국가에서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라이더 수익 증대와 고객 서비스 수준 향상을 실현한 글로벌 실적도 보유하고 있다"며 "당사는 배달 품질을 더 효율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안을 테스트하고 있으며, 로드러너 또한 그 일환으로 국내 일부 지역에서 시범 운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로드러너 도입 관련해서는 간담회 인터뷰, 설문조사 등을 통해서 라이더 및 라이더 노조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현장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