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갑작스레 신용거래 동향 발표하고 빚투주의보 발령신용거래융자 잔고 10월 24.3조서 11월 26조원 급증韓 증시 곳곳 위험신호, 금융위 "변동성 확대 대비 필요"
  • ▲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밋업'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지난달 1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산업은행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밋업'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뉴시스
    금융위원회가 최근 증시 활황으로 신용대출과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는 상황과 관련해, 투자자들에게 감당 가능한 범위 내에서 신중하게 투자해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위는 17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신용대출·신용거래융자 동향 및 리스크 관리 현황' 자료를 발표하고 "'빚투'의 경우 투자자 본인이 감내 가능한 범위에서 엄격한 리스크 관리가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은 금융위원회의 일관되고 확고한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보도자료는 예정에 없던 것으로 이재명 정부의 '오천피(코스피 5000)' 구호 아래 당국자들이 오히려 투기 심리를 자극했다는 비판이 거센 가운데 나왔다.
       
    앞서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4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빚을 내 주식 투자할래' 하는 빚투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진행자의 말에 "그동안은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본다"고 답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후 이억원 금융위원장 역시 "신용대출이 위협될 정도는 아니다"라는 안이한 발언을 내놓았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조차 "국내 주가가 버블을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증시 부양론에 힘을 실었다.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오천피' 구호에 매몰되기보다 빚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최근 AI 버블론, 원화 가치 폭락, 미국 기준금리 인하 후퇴론 등 위험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코스피는 외국인의 변덕에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천수답' 장세를 보였고, 지난 14일에는 3.8% 추락하며 '검은 금요일'을 연출했다. 이는 누적된 지뢰가 터진 것이란 지적이다. 일본 키옥시아의 실적 부진은 AI발 반도체 수요가 부풀려졌다는 경고로 해석됐고, 외국인들은 '사천피' 돌파 이후 꾸준히 차익 실현에 나섰다.

    금융위에 따르면 최근 증시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0월 4주 24조3000억원에서 10월 5주 25조1000억원, 11월 1주 25조8000억원, 11월 2주에는 26조원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이달 7일에는 26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다만 전체 시가총액도 같은 기간 더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신용융자잔고의 시총 대비 비중은 2023년 0.77%, 2024년 0.72%, 2025년 0.7%로 점차 낮아졌다. 최근 주간 기준으로도 0.67%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신용잔고 절대 규모가 지난 2020~2025년 사이 18조8000억원에서 올해 약 26조원 수준까지 크게 늘어난 만큼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

    금융위는 현재 증권사별 신용공여 총량을 자기자본의 100% 이내로 제한하고 신용거래융자 시 보증금율을 최소 40% 이상, 담보비율을 140% 이상 유지하도록 하는 규제를 적용 중이다. 

    또 고객의 연령·투자성향·보유자산이나 종목의 변동성 등을 반영해 종목별·고객별 한도와 담보유지비율을 차등 적용하는 등 위험도가 높은 구간에서는 관리 기준을 더욱 엄격히 하고 있다. 변동성이 큰 종목의 경우 담보유지비율을 160%까지 상향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