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정부 상호관세로 수출·내수기업 모두 '전전긍긍'오너 3세 연이은 승진 등 전진배치 … 세대교체 속도CJ제일제당 등 제당업체 담합 의혹으로 얼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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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품업계는 올 한 해 상호관세와 고환율 등 외부 환경 변화에 촉각을 기울였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오너 3세들은 각각 승진과 주요 보직을 맡으며 경영 전반에 등장하며 세대교체의 신호를 알렸다.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 식품가 주요 이슈를 꼽아봤다.

    ◇ 미국 상호관세 부과에 촉각 기울인 식품업계

    올해는 특히 미국 트럼프 대통령 정부의 상호관세 여부에 촉각을 기울인 한 해였다. 올해 4월 트럼프 정부는 한국에서 생산돼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제품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미국 기업의 차별을 해소한다는 명목으로 시작된 상호관세에 기업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관세로 인해 미국 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식품산업의 경우 특히나 타 국가 제품과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가격 인상은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다행히 한국과 미국의 관세가 10월 말 15%로 최종 타결되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관세 확정이 되기 전까지 이에 따른 추가 부담과 경영전략 수정 우려가 있었던 만큼,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비로소 마련된 것이었다.

    처음 트럼프 대통령의 상호관세 언급부터 최종 타결까지 약 9개월간 식품업계는 미국발 상호관세 우려에 긴장을 늦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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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C그룹 시화공장 사망 사고 발생

    올해 5월 SPC삼립 시화공장에서는 근로자가 새벽 근무 중 스파이럴 냉각 컨베이어 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7월 직접 시화공장에 찾아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김범수 SC삼립 대표이사 등을 강하게 질책했다.

    이 대통령이 방문한 이후 SPC그룹은 공장 가동 시간을 24시간에서 20시간으로 줄이고, 50%를 차지하는 2조 2교대를 2027년까지 20%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8시간 초과 야근 폐지를 위해 전반적인 생산 구조를 완전히 바꿔 장시간 근무로 인한 피로 누적과 집중력 저하, 사고 위험을 차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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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계엄 정국에 식품업계 가격 인상 릴레이

    지난해 12월 발생한 계엄부터 올해 6월 대선에 이르기까지 정국이 혼란한 틈을 타 식품업계는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오뚜기는 세 차례 각각 다른 채널에서 대표 제품 진라면을 포함한 가격을 올렸으며, 빙그레도 3월 아이스크림·커피 가격 인상 이후 5월 요플레 등 발효유 제품 출고가를 인상했다.

    농심도 신라면과 새우깡 제품을 3월 7.2% 올렸고, 팔도도 4월 팔도비빔면 등 면류 가격을 6% 올렸다.

    업계에서는 계엄으로 촉발된 환율 상승과 원부자재 가격 증가 등 인상 요인을 억누르지 못해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입장이지만 ‘기회’를 노렸다는 평이 다수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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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대교체 속도 내는 식품업계, ‘오너 3세’ 전면 배치

    올해는 오너 일가의 세대교체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먼저 SPC그룹은 연말 임원인사에서 허영인 회장의 장남인 허진수 파리크라상 사장이 부회장으로, 차남인 허희수 비알코리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상무는 전무로 승진했다. 2019년 부장으로 입사한 그는 1년만에 이사, 3년 만에 상무로 승진한 데 이어 전무에 오르며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됐다.

    농심 역시 신동원 회장의 장남인 신상열 미래사업실장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오뚜기 역시 함영준 회장의 장남인 함윤식 부장을 마케팅실로 발령내 브랜드 전략 수립과 글로벌 사업 실무를 맡겼다.

    이재현 CJ그룹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미래기획실장은 6년 만에 지주사로 복귀해 미래 먹거리 컨트롤 타워를 지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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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명 대통령 ‘라면 2000원’ 발언에 업계 발칵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6월 열린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 회의에서 “최근 물가가 엄청나게 많이 올랐다”, “라면 한 개 2000원 한다는데 진짜인가”라고 말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식품업계는 계엄부터 대통령 탄핵과 조기재선 등 국정 공백이 길어진 틈을 타 제품 가격을 연이어 인상했다.

    이후 업계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실제 2000원이 넘는 라면은 일부 프리미엄 제품으로 전체의 10% 수준에 그치는 만큼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 

    또 고환율과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가격 인상을 ‘기업의 폭리’라로 지목하고 가격 통제를 암시하는 것은 옳지 않음에도 서민 먹거리라는 이유로 항상 라면만을 언급하는 것도 부담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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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설탕값 담합 의혹

    CJ제일제당, 삼양사, 대한제당 등 국내 주요 제당 3사가 2021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설탕 가격 변동 여부와 폭, 시기 등을 사전에 협의하는 방식으로 담합을 벌인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총 3조2715억원 규모의 담합으로, 삼양사 전 대표이사와 CJ제일제당 한국식품총괄 임원은 물론 임직원과 법인까지 모두 기소됐다.

    검찰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담합으로 인한 설탕 가격 상승률은 59.7%에 이른다. 같은 기간 소비자 물가는 14.2%, 식료품 및 비주류 음료 물가는 22.9%에 그쳐 설탕 상승 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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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원그룹 HMM 인수 재도전

    동원그룹이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옛 현대상선) 인수 재도전에 나선다. 동원그룹 창업주인 김재철 명예회장이 각별한 관심을 보였던 만큼 그룹 차원에서도 공을 들일 전망이다.

    김 명예회장은 지난 2023년 9월 HMM에 대해 “꿈의 정점”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그러나 동원그룹은 당시 인수전에서 2000억원 차이로 우선협상대상자를 하립그룹에 내줘야했다. 이후 하림그룹이 채권단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매각이 결렬되면서 다시 한 번 동원그룹에 기회가 찾아오게 됐다.

    동원그룹은 2017년 동부익스프레스 인수 이후 부산항 신항에 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을 열었따. HMM까지 품게될 경우 육상과 항만을 이어 해상까지 물류를 연결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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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데헌’이 집어삼킨 식품가

    넷플릭스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연중 최고의 인기를 구사하면서 다양한 협업이 이어졌다.

    6월 공개된 케데헌은 불과 3개월만인 9월 누적 시청수 3억회를 넘기며 넷플릭스 영화·쇼 부문 콘텐츠 1위를 기록했다. 대표곡인 골든은 빌보드 핫100차트에 24주 연속 진입하고 있으며 83억회의 스트리밍을 기록하고 있다.

    식품업계는 케데헌 수요에 맞춰 다양한 협업을 이어갔다. 농심은 영화 속 컵라면을 구현한 신라면 햄버거컵, 신라면 슈퍼스타컵, 신라면 스파이시퀸컵 등의 한정 판매를 시작했다. 신라면과 새우깡, 신라면 툼바 소스 패키지에 헌트릭스와 사자보이즈, 호랑이 '더피' 등 캐릭터를 적용한 한정판을 선보이기도 했다. 

    파리바게뜨는 소다팝 케이크와 골든 버터번 등 케데헌 세계관을 접목한 제품 라인업을 선보였으며, 이밖에도 편의점·호텔·테마파크 등 유통 전 부문에서 다양한 협업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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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홈플러스 사태에 식품업계 납품 중단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구조적 경영난에 빠지면서 입점업체들이 납품을 중단하는 등 사태가 확산되고 있다.

    최근 제주개발공사는 홈플러스에 삼다수 납품을 일시 중단했다. SPC삼립은 호빵 등 제품 공급을 중단했으며, 삼양식품도 라면류 납품을 중단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앞서 8월부터 공급을 전면 중단했으며, 동서식품도 납품량을 줄였다.

    앞서 오뚜기와 서울우유협동조합, 롯데칠성음료 등은 유동성 문제가 불거진 올해 초 홈플러스 납품을 중단했다가 재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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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양식품 업계 최초 9억불 수출탑 수상

     삼양식품이 식품업계 최초로 ‘9억불 수출탑’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7억불 수출탑’ 수상 이후 1년 만이다.

    삼양식품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62회 무역의날 기념식에서 9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수출탑은 수출 증대에 기여한 기업에 주는 상으로, 올해 수출탑 기업은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1년간 수출 실적을 기준으로 선정했다.

    삼양식품의 수출탑 수상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지난 2017년 1억불, 2018년 2억불, 2021년 3억불, 2022년 4억불, 지난해 7억불 수출탑을 받았고, 올해 9억불 수출탑을 수상했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삼양식품의 수출 실적은 9억7000만달러(약 1조4234억원)다. 같은 기간 삼양 브랜드는 2400만달러(약 352억원)의 수출 실적을 기록해 ‘브랜드탑’을 받았다.